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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 망향(望鄕) ..... 노천명

2005.06.24 22:37

물안개 Views:7579



















 

      • 망향(望鄕) ..... 노천명

        언제든 가리라.
        마지막엔 돌아가리라.
        목화꽃이 고운 내 고향으로

        아이들이 하눌타리 따는 길머리론
        학림사 가는 달구지가 조을며 지나가고

        등잔 심지를 돋우며 돋우며
        딸에게 편지 쓰는 어머니도 있었다.

        둥굴레 산에 올라 무릇을 캐고
        활나물 장구채 범부채를 뜯던 소녀들은
        말끝마다 꽈 소리를 찾고

        개암쌀을 까며 소년들은
        금방망이 놓고 간 도깨비 얘길 즐겼다.

        목사가 없는 교회당
        회당지기 전도사가 강도상을 치며 설교하던
        촌 그 마을이 문득 그리워
        아라비아서 온 반마(斑馬)처럼
        향수에 잠기는 날이 있다.

        언제든 가리 나중엔
        고향 가 살다 죽으리
        모밀꽃이 하이얗게 피는 촌
        조밥과 수수엿이 맛있는 고을
        나뭇짐에 함박꽃을 꺾어오던 총각들
        서울 구경이 소원이더니
        차를 타보지 못한 채 마을을 지키겠네.

        꿈이면 보는 낯익은 동리
        우거진 덤불에서
        찔레순을 꺾다 나면 꿈이었다.


Music: Carol Kidd - When I Dream
Painting from the Internet, Webpage by S. Steven Kim - June 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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