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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ndon에서 하루

2009.10.11 02:02

유석희*72 Views:8388


















London에서 하루

저의 두 번째 London 방문이야기이 입니다.
벌써 십년도 더 지난 일.
Scotland Glasgow에서 유럽신장학회가 끝이 나고 토요일 오후 London으로 돌아왔다. 월요일 영국을 떠나니까 일요일 하루는 London 관광 예정이었는데.
공항에 나와 있어야 할 가이드가 보이질 않는다. 무려 한 시간도 넘어 도착한 가이드.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 관광버스 안에서 자기소개를 섹스피어 공부하러 온 유학생이라 하며 마치 우리는 돈이 많아 놀러온 관광객 취급을 하며 안내를 시작한다.

저는 이런 꼴을 두고 보지 못하지요.
가이드한테 늦게 온 것을 사과하라고 다그쳐 “겨우 늦어서 죄송합니다.” 란 말을 듣고 호텔로 들어가기 전 런던에서 제일 형편없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빨리 빨리 소리를 들으며 허겁지겁 식사를 마쳤다.
내용인즉 김치찌개가 돼지비계가 약간 뜨고 김치 몇 조각이 전부인 식사,
나중 병원 외래에 온 런던 교민에게 물어보니 정식 영업전에 단체 손님을 소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고 평판이 나빠 영업이 잘 안되니까 단체손님을 받는다고 한다.

식사 후 호텔에 돌아와 가이드가 내일의 일정을 10명의 일행들에게 설명한다.
제가 선언을 했지요. 가이드 하는 꼴을 보니까 별로라서 저는 혼자서 놀겠다고.
그러면서 지난 번 가이드 투어를 생각하여 아마 일정은 London의 초기 건축물인
The Wall을 보고 런던탑 구경, 버스타고 멋없는 다리를 지나가면서
이곳이 명화 “애수”의 비비안 리가 나오던 곳,
그리고 역시 버스에서 Westminster사원과 Big Ben을 보게 될 것이다.
맛없는 한식을 먹고 British Museum을 한 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는,
이때가 가이드 휴식시간, “여러분들만을 위하여 특별히 일요일에 면세점을 한군데 열었으니 운운” 하면서 면세점에 데리고 간다. 저녁 마찬가지로 한식당일 것이고.

저는 일행이 출발하고 난 뒤 하이드파크 앞에 있는 호텔을 슬슬 걸어서 나와 현지 여행사에 들러 Leeds Castle 오후 반나절 투어를 예약하고 Covent Garden을 갔다.
여기는 Charles Dickens의 소설 "A Tales of Two Cities"의 영국 London 배경이며 파리는 생제르맹 거리던가.
최근 뮤지컬과 영화로 나 온 쥴리 앤드류스가 주연한 “My Fair Lady”로 유명한 곳.
옛날 시장터인 지금은 휴일 날 亂場이 열려 구경할 만하며
오밀조밀 수공예품도 팔고 여러 performance 도 열리지요.
딸을 주려고 계란껍질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과 지금도 나의 집 식당 방에 
걸려있는 열쇠고리 거는 나무로 만든 공예품을 하나 씩 샀다.

다시 자리를 옮겨 Soho 뒷골목에 있는 중국집에서 딤섬으로 Ale을 마셔가며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는 관광버스를 탔다.
가이드는 전형적인 영국의 중년여성, 쾌활한 표정과 부드러운 말씨. 동양인으로는 일본인 부부와 나.
알아듣기 쉽게 역사적인 사실을 곁들고 왕과 대신의 역할을 바꾸어 가며 하는 유창한 설명은 마치 한편의 monodrama를 보는 기분이다.

이 성은 영국에 있는 다른 군사적 요새인 fortress와 달리 Canterbury 평원에 지어진 왕족의 주거용 성, 따라서 넓고 아름다운 정원과 근사한 성은 볼 만하다. 일본인 부부가 나에게 일본인인줄 알고 말을 건다.
“스미마셍, 와따시노 니혼고가 스코시 와까리 마시다. 간고꾸진데스.“로 정말 짧은 일본말로 대답한다.
버스를 내리면서 이 부부가 가이드에게 팁을 주는데 손바닥에 돈을 가지고는 악수를 하면서 자연스레 전해주는 것을 보고 한 수 배웠다.

다시 돌아와 호텔의 아담한 식당에서 혼자 Individual rib of virgin lamb과 demi size의 적포도주를 곁들여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데 일행들이 피곤해서 축 늘어져 나를 찾아 왔다. “형님 말이 맞아요. 그대로 했어요.
더구나 British Museum에서는 집합장소를 서로가 착각하여 1시간여를 찾아 헤매었지요.”
그 후 일행만을 위하여 특별히 문을 연 면세점에서 1,700파운드짜리 Aquascutum 코트를 반값에 할인하여 850파운드나 주고, 그때 시세로 약 200만원정도, 일행 중 4명이 사고 겁이 나서는 나에게 의견을 묻는다.
내가 물어 보았지요. “너희 들 겨울철에 코트 입고 다니느냐고?
나는 차 뒷자리에 바바리코트를 두고 추울 때만 한번 씩 걸치는데.”
“할 수 없지 반품도 안 될 것이고. 대신 처의 선물을 비싼 걸로 사가서 때우는 수밖에”

내가 동네 구경을 나서니 우르르 나를 따라 나온다. Wine bar나 Pub에서 한잔 사겠다니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다고 사양을 한다.
들른 슈퍼마켓에서 민트 초콜릿이 좋아 보여 5파운드씩 주고 3통을,
다른 사람들은 한통씩을 샀는데 공항 면세점에 들리니까 한통에 무려 15파운드이다.
일행들은 나를 따라 살 것을 하며 뒤늦게 후회를 한다.

지금도 그때 학회참석과 여행을 같이 하였던 사람들을 만나면 London 이야기를 하며 웃는다.
그 후배는 겨울에 그 비싼 코트를 잘 입고 있을까? 입을 때마다 내 생각이 나겠지.

저는 그 후에도 영국을 두번 더 다녀왔습니다.
갈때마다 소호에서 뮤지컬을 보아서 "오페라의 유령과 레 미제라블"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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