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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올드린·콜린스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는 무사히 달 착륙선을 떼어냈다.
그는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이 달에서 임무를 끝내고 오기까지 28시간 내내 달 궤도를 돌았다.
사령선이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40분 동안은 모든 교신이 끊겼다.
 "나는 혼자다. 달 저편에 지구 30억하고도 두 명(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있지만 이쪽에 무엇이 있는지는 신(神)과 나만 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뼈저린 고독"이라고 일컫는 외로움을 맛봤다.

▶콜린스는 달 상공 110㎞까지 가고도 달을 밟지 못했다.
그는 아폴로 팀에 뽑혔을 때 달에 내리는 착륙선 조종을 맡았다.
그러다 한 서열 높은 사령선 조종사가 다른 팀으로 가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사령선 조종은 우주 비행 경험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운명의 엇갈림에 그는 "낙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진 채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장과 국무부 간부를 지냈다.

▶착륙선 조종사 올드린은 선장 암스트롱보다 18분 늦게 달에 발을 디뎠다.
그는 선장이 우주선에 남고 승무원이 외부 임무를 맡는 관례대로 자기가 먼저 내릴 거라고 기대했다
 첫 '문워커(moonwalker)'의 영광이 암스트롱에게 돌아가자 올드린은 상관에게 로비까지 했다.
그는 귀환 회견에서
 "둘째로 달에 내려 서운하냐"는 질문을 받자 웃으며 말했다.
"지구에 돌아와서는 내가 맨 먼저 내렸다. 다른 별에서 지구로 온 첫째 사람이 나다."

▶올드린은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에 걸려 약물치료를 받았다.
알코올중독으로 병원 신세도 졌다.
그러나 다 털고 일어나 전미우주협회 이사장을 지냈고 로켓 설계 회사와 비영리 재단을 세웠다.
책도 많이 쓰고 세계를 돌며 우주개발 강연을 해 왔다.
노벨상 수상자가 후보에 그친 사람보다 평균 2년 더 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카데미상을 받거나 메이저리그 명예의전당에 오른 사람이 그러지 못한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연구도 있다.

▶아폴로 11호 동갑내기 우주인 셋 중에 암스트롱이 가장 먼저 떠났다.
그는 교수와 기업 회장을 지낸 뒤 만년에 숨다시피 살았다.
정치권 구애를 뿌리쳤고 자기 사인이 거액에 팔리자 사인을 중단했다.
단골 이발사가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자 소송을 낼 만큼 꼬장꼬장했다
그는 말수 적고 겸손하게 살다 갔다.
몇 년 전 어느 대기업이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를 내고 '2등'의 예로 올드린을 들었다.
정작 올드린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삶과 운명이란 등수로 매길 일은 아닌 것 같다.


조선일보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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