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
풍경은 선사시대 유적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티베트 발리 한국 일본 중국 등지의 사찰의 처마나 탑에 흔히 매달려 있다. 풍경의 형태는 대개 세 종류가 있다. 가장 원시적인 것은, 금속, 유리, 도자기, 조가비를 줄에 꿰어놓아 바람이 불 때 마다 소리 나게 만든 것이다. 두번째는 탑신에 수백 수천개의 작은 종을 매달아 놓은 것이다. 세번째는 현재 우리가 사찰 처마끝에서 볼 수 있는, 종 안에 추를 달아놓은 것이다. 19세기 이후에 서양에도 널리 전파되어 사용되었다고 한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문우들 모임 때문에 인사동에 갔다가 풍경(風磬) 하나를 사왔다. 종의 크기는 작은 컵만 하지만, 구리로 만들어 듬직했다. 구리줄에 매단 붕어 모양도 앙징스러웠다. 몸체엔 무심한 선으로 비늘도 새겨져 있었다. 동그랗게 붕어 눈알도 새겨져 있었다. 꼬리 모습도 보기 좋았다. 바람이 불면 붕어가 이리저리 헤엄치면서 소리가 나도록 된 것이다. 나는 이 풍경을 서재 앞 매화나무에 매달아놓았다. 매화나무는 20년 전에 분재로 키우던 것이다. 땅 위로 나지막하게 굽어 용틀임 하고있다. 가지에 간혹 참새가 앉아 할일없이 노래하다 가곤 한다. '수간 모옥을 벽계수 앏픠 두고 송죽 울울리에 풍월주인 되어셔라.' 정극인은 <상춘곡>에서 이렇게 읊었다. 도심 속이라 푸른 물 흐르는 벽계수는 없다. 그러나 뜰에 매화나무는 있다. 매화 가지에 작은 풍경 하나 달려 있다. 풍경은 세월이 가면 파란 녹이 |
2012.02.15 19:12
2012.02.15 19:24
2012.02.15 19:42
2012.02.15 20:16
절의 풍경소리는 사람마다 그리고 시시각각 다르게 들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풍경이 바람결, 그리고 처마 끝에 매달린 기계적 여건에도 그때마다 소리가 다르겠지만, 듣는 사람의 상황도 항상 같지 않을 것이므로이지요.
사람이 목소리를 내어 제아무리 머리와 마음에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표현한들 그윽한 풍경소리에 미쳐 따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풍경 소리가 알리는 가장 절정의 것을 마음 속깊이 담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속에서의 잡다한 소리를 멀리할 수 있는, 한적한 자연 속의 풍경소리가 때로 그리워집니다.
총선을 앞둔 우리나라, 유권자와 출마자가 조용히 풍경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가장 핵심적인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2.02.15 21:10
Ji-ri-san
Do-sa
Ga-da.
Enjoy serene life
In the middle of the city.
By the way,
What do you think of
The State of the Country?
2012.02.16 00:32
2012.02.16 01:31
"풍경"하니, 오랫동안 생각치도 않었던, 성불사의 밤을 연상 시킵니다. 절간의 풍경소리가 그리워 집니다.
지금 다시 돌아보면 <성불사의 밤> 가곡의 가사도 참 잘 써진 글(詩)이라는것을 새삼 느낍니다.
1960년 (의예과) 겨울 2월에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에서 달이 무척이나 밝었던 하룻밤을 보냈을때
절간 마당에서 들었던 풍경소리의 기억이 나는군요. 왜 아직도 잊혀지지 않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