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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공(文正公) 조정암(趙靜菴) 선생 묘 앞에 다시 서서

                            조 중 행

용인군 수지면 상현리 深谷 깊은 마을 이었네.

저 앞 평장뜰엔 한 여름의 벼들이 녹색바다 물결이었고,

풍덕천의 물은 졸졸 흐르고 물고기도 펄떡 펄떡 뛰곤 하였다.

은(銀)빛 피라미 떼 햇빛에 한가로왔고

몸소 심으셨던 은행나무도 녹음 속에 너울 거렸다.

저 아래 심곡서원(深谷書院) 일조당(日照堂)* 내려 보시네

“하늘 과 사람은 근본됨이 하나이다.”

왕의 갈 길을 가르치셨다

도리의 정치를 펼치셨다.

인간의 갈 길을 실천하셨다.

비닐 쓰레기통,술집, 식당, 들쑥 날쑥 아파트촌 사이

저 아래 43 번 국도로 ,매연 뿜으며 트럭이 달린다

불효(不孝) 15 代 重行 再拜

2015년 1 월

*정암(靜菴) 선생의 절명시(絶命詩)에서 따온 심곡서원 안의 선비들의 강당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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