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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총총걸음

2012.02.19 11:20

김성심*57 Views:3266


총총걸음

                                                                 김성심


TV 채널을 돌리는 중 어느 화면이 휙 지나간다.
10 여명 집단의 걸어가는 뒷모습이다.
총총걸음으로 가장 뒤에서 어른들을 좇아가는 갈래머리의 10여세 소녀.
일행 중 아무도 누가 누구의 발걸음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
제각기 '구사일생'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서 걸음을 재촉하는 그들.
요즘 탈북자 얘기가 미디어에서 마음 아프게 하더니 그 모습을 화면에서 얼른 보았다.

아무리 한파가 몰아부치는 엄동설한에도 외출에서 돌아와 현관에 들어서면 나의 집은 따뜻하다.
하루 세끼, 입맛 없어 무엇을 먹을까 끼니를 끼적거려도 나의 집에는 먹을 것이 많다.
기나긴 밤을 자는둥 마는둥 뒤척거려도 발 뻗고 누을 수 있는 포근한 잠자리가 있다.
장농에는 미쳐 찾아 입을 수도 없이 나의 옷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탓하랴.
이제나 저제나 하고 사형수가 돌이킬 수 없는 법정 판결로 감방에서 끌려나갈 시각을 기다리는 것,
제뜻대로 아니고 남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어떤 혹독한 처지에 놓여 있는 어느 집단의 갈림길의 초조함.
동물들에게도 그러한 일은 있으면 안 되는 것.
2차대전무렵 Auschuwitz 수용소의 참혹한 일들이 더 이상 먼 일도 남의 일도 아니다.
우리는 당장 행복하다. 그러나 불행하다. 만인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기에 말이다.
세계인구가 아무리 많다해도 한 사람이라도 옆에서 신음하면 그 신음소리에 나 홀로 행복할 수 없다.

세계는 하나, 서로 배려해야 한다. 양보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조금씩이라도.
남에게 해를 안 끼치고 스스로 몸가짐을 잘 가져야 하는 소극적인 삶은 이미 구세대의 사고이다.
이제는 그렇게 안이할 수도 없이 주위 상황이 급박해졌다. 적극적으로 주위에 힘을 보태어야 한다.
비록 몸이 말을 안들어도 올곧은 소리 함에도 주위 눈치 보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들은 우선 행복하다.
" -----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故 具常 시인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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