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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영희의 흙장난

2010.04.15 11:37

김영희*69미대 Views:6838



영희의 흙장난                                                                          


누군가 부르는 소리 있어 방문을 연다.

검은 구름과 지질지질 내리는 3월 말의 비.
문을 여니 추운바람이 가슴속까지 져며온다.

아!
아직 봄이 아니 구나.
꽃샘 추위는 뼈속까지 스며 드는듯하다.
오하이오의 겨울은 이렇다.
삼일간의 폭설이 언제였나?
4월 2일 2010. 금요일.
기록을 갱신 하는 더위는 83 F!.
40년의 기록을 깨는 수치 란다.

온갖 꽃들이 시간을 다투어 정신없이 피어 나는것 같다.
갑자기 더워지니 제 정신들이 아닌가 보다.
가만이 새싻을 들여다 보니 함박웃음이 절로 난다.
작년에 피었던 꽃들이 여기 저기서 머리를 들고 있다.
씨를 온 사방에 뿌렸던 컬럼바인(Columbine)과
양귀비, 불루 살비아,
지천으로 나오는 쪽두리꽃(Cat’s whisker),
꽈리, 나팔꽃, 갓, 상추, 감자, 이름도 모르는 노란꽃,
또 다른 이름 모르는 다년초들이 …

와우!

가을 바람에 뱅글뱅글 돌다 떨어진 단풍씨에서 나온 새생명이
두개의 잎을 달고 있다.

 

컬럼바인은 참 우아한 꽃이다.





동그란 다섯 꽃잎을 둘러 싸고 있는 대롱은
가늘어 지면서우아 하게 말려 있다.
그를 싸고 있는 하트 모양의 다섯꽃잎.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름다운 꽃이다.
같은 이름의 학교에서 총기사건이 난후
옆집 부인은 색색이 그꽃을 심었단다.

자연은 경이 그리고 기다림.
올 여름 정원의 풍경을 머리속으로 그리며
머리숙여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잘자라라 !
아가들아.

2년전 극성으로 피었던 핫 핑크의 줄무니 나팔꽃.
작년에는 안피었다.
돌연변이 였나?
매일 아침 해가 뜨면 오늘은 어떤 새 디자인으로 나오나 하고
사진기를 들고 아침마다 기다려도 실망의 연속이었다.
작년에 피었던 하얀 나팔꽃 씨를 올 해는 꼭 피어야 된다 하며 뿌린다.

머리두개가 붙은 백일홍.
흰바탕에 분홍에 둥근 페턴을 갖은 페추니아.
“모든 신기한 놈들 다 나와야 돼!” 되 뇌이며 흙을 다독인다.
“너 안나오면 재미없어” 물을 주며 공갈도 해본다.

집 앞쪽으로 주홍, 빨강색 양귀비, 주홍색 Black Berry Iris 씨를 뿌리고,
다년초 노랑색 Yarrow 씨도 뿌린다.
작년 보다 더 좋은 정원 그림을 상상 해본다.

40대 중반의 아이오아주에서 이사온 부부는 딸 하나를 십년만에 낳고,
부부가 전문직로 일한다.
그 딸 아이가 6살때 나의 이웃으로 이사를 했다.
그 친정 어머니가 방문을 하셨다.
우연케 그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자기딸은 화초가 엄지와 검지를 비틀며 이렇케 나오는줄안단다.
즉 꽃집에서 사다 심으면 되는줄 알고,
씨에서 나올때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상상도 못 할거라고 하신다.
나도 도시에서 자라, 정원 가꾸기는 봄이면 모종을 사다 심는 것이 고작이었다.
 
모종 사다 심은 백일홍의 키는 35cm 정도로 자라므로
화단의 앞쪽으로 심었었다.
이년전에 백일홍 씨를 뿌렸었 었다.
제일 앞에 심은 씨가 생각지도 않케 3배정도가 자랐다.
“아니 이리 키가 큰줄 알았으면 뒤에 심을 걸….
이미 모종하기에는 늦었네”.
키순서가 엉망 이라도 화초의 색이 다른것들과 어울려서 아주 보기 좋았다.
여름 동안 친구들과 차를 마시면서 색색의 백일홍을 보며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나눈다.

한친구는 “어려서 이것을 붙잡고 노래를 많아 불렀어요”.
우리 모두 두고온 고향을 그리며 이야기속으로 빠져든다.
봄이면 친구들과 같이 쪽두리꽃 과
Blueboy (Provence 지방에서 자라는 푸른 색의 꽃),
나팔꽃, 이름도 모르는 아리아리한 파란꽃, 노란꽃의 모종과 씨를나누고,
여름이면 서로 얼마나 자랐나를 물으면서 차나 점심을 나눈다.
나누는 즐거움은 만나서 대화하고, 서로의 존재를 만끽하는 데 있다.
 
우리는 아주 작은 씨에서 나온 꽃들이 여름 내내 자라는것을 본다.
 
아주 작은 곳에서 부터 최대한의 재미를 본다.
아주 작은것에 대하여 수 없는 이야기을 한다.

자연은 때로는 노력 보다도 그 대가가 적을 수도 있고,
사슴과 들 짐승과의 싸움은 계속 되나,
뜻하지 않은 결과로 노력의 결과를 얻으면 감사 하게 된다.

적은 대가 에도 힘들여 전력을 다하는
농부들에게 저절로 머리가 숙여 진다.


Art & Text By  김 영희,  Webpage by K.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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