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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게 이야기

2008.06.26 03:24

유석희*72 Views:7793

제가 살면서 게는 여러 가지를 맛보았습니다.

특히 처가 좋아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와 호주에 가면 mud crab이라고 갯벌에 사는 게가 있는 데

chilly sauce로 중국식으로 요리한 것이 맛이 있습니다.

89년 싱가포르에 갔을 때 유명한 sea food restaurant에서

mud crab, drunken prawn, 그리고 싱가포르 누들로 마감한 적이 있습니다.

술은 tiger 맥주였지요.

 

몇년전 작년 가을.

시드니에서 "Regal"이라는 초호화 중국집에서

1kg에 호주 120불로 비싸게 주고 먹었습니다.

이 양이면 2인이 적당.

물론 호주 백포도주 아마도 Linderman chardoney를 곁들었을 겁니다.

 

플로리다의 stone crab은 집게 발만 떼어먹고

바다에 놓아주면 다시 재생이 된다고 하던데요.

뉴올리안즈에서 학회를 끝내고 차를 세내어 플로리다로 가다가

파나마 시티에서 먹은 적이 있습니다.

일인분이 30불 정도로 비쌌지요.

같이 간 일행은 메추리요리, venison(사슴고기)요리를 먹었고요.

 

알라스카의 king crab은

몸통은 별 볼일이 없고 다리가 맛이 그만.

"Turf & Surf"로 Veal과 다리 2개를 한 접시에 같이 요리를 해 놓은 것을

83년 뉴욕에서 친구가 초대하여 먹어 본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역시 게라면

우리 나라 영덕대게(일부는 후포가 좋다고도 하지요)가 제일 맛있어요.

제가 어릴 적 50년대 대구에서는

밤에 "대게 사시오(끼 사이소)" 하며 외치고 다녀 많이 사먹었고,

 

 후는 촌지로 가져 온 것(영덕의 20년이 넘는 내 환자),

아니면 서울의 전문점에서 먹었습니다.

(몇 군데 있으나 소개할 마음이 들지 않음;

왜냐하면 활어로 유지하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서 맛이 없음)

 

그러나 최근에는 1년에 한번 쯤은 강구(영덕의 외항)에 가서 먹고 오지요.

11월부터 잡을 수 있고 5월이면 금어기의 시작이지요.

그 전에 나오는 영덕대게는 대부분이 북한산?

여기에서는 1kg짜리 한마리에 10만원 전후.

 

먼저 게를 고른 후 쪄 나오기를 기다리면

큼지막한 홍게 한 두 마리를 써비스로 줍니다.

1kg 정도의 크기면 2인 정도는 먹을 수 있으나

"게보?"인 처 때문에 저야 조금 밖에 못 먹지요.

먹고 난 뒤 게장과 살을 조금 남겨 김과 참기름을 두른 후 비벼 먹습니다.

집에서 먹을 때는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면 환상적이지요.

 

여러분 빵게를 아시나요?

이것은 영덕대게의 암컷으로 크기가 작고 등딱지에 알이 가득합니다.

어릴 때 집에서 한상자 씩 사서 쪄 먹었는데,

이런 식으로 먹었기 때문에 영덕대게가 절멸하게 되었고.

지금은 잡으면 불법인데도

일본 어시장에 가면 한국산 빵게가 흔하다고 합디다.

 

대구 촌놈(실제는 서울생이고 보문동에 나의 생가가 몇 년전까지도 있었음)이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꽃게를 먹어 보았는데

지금은 먹을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역시 대게보다는 못하지요.

우리 집에서는 반드시 살아있는 것으로만 게장을 담고 요리를 해먹습니다.

 

몇 년전 남해에 사시는 할머니 한분을 돌보아 드렸더니

겨울철에 털게 20마리를 쪄서 보내어 우리 집 모녀가 먹고 남은

한 두마리 먹어 보았는데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참, 미국 볼티모어에서 게를 먹어 보고

게를 먹을 때 쓰는 집게와 뿌리는 양념을 사온 적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말에는 일본 북해도에 가서

북해도산 게를 실컨 먹고 왔습니다.

 

요즈음은 대게를 강구나 영해에 주문하여 택배로 부쳐 먹지요.

10만원 미리 송금하고 전화를 하면

다음 날 오전에 찐 게 먹을 만한 크기 6마리 정도를 보내줍니다.


7월 말 다시 휴가차 북해도에 갑니다.
게도 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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