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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2009.10.07 04:28

유석희*72 Views:7429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진수무향(眞水無香)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물 가운데서도 참으로 깨끗하고 맑은 물은 일체 잡스러운 내음을 풍기지 않는 법'
 이라는 뜻이지요.




그 글귀에서 한자씩 따서 진향(眞香)이라 예명을 지은 기생(妓生)이 있었으니,
본명은 김영한(英韓)입니다.
그 녀는 우리와 동시대를 얼마전까지 살었고, 죽기전 1,000억대가 넘을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위치했던 그가 소유했던 요정 ‘대원각’ 을 ‘길상사’ 절터로 기증하여 세인들에게 회자되었으며,
그의 유해는 유언대로 화장되어 한겨울 눈이 하얗게 쌓인 길상사 마당에 뿌려져 날려보내며
생을 마감한 사람입니다.

또 妓生 眞香이는,
한국 현대시사(詩史)의 전설적 詩人이 된 ‘백석’을 지독히 사랑했던 기녀로
그 사랑 이야기는 문단뿐아니라 세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짧은 사랑후 이별하게된 백석(白石)과는 해방후에 같은 하늘 아래서 살면서도,
북에 있는 그를 사무치게 그리워만 할뿐, 남북분단이라는 비극에 파묻혀,
영영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 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알기쉽게 한편의 시로 축약(縮約)하여 표현 해낸 시인이 있으니,
`내가 사랑하는 바다 성산포’라는 詩로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이생진’ 시인의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란 詩입니다.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죽자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 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천억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있어 '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서 문학 할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데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

- 이생진


 



함흥 기생 眞香은 24살때,
25세인 시인 靑年敎師 백석(白石)을, 어느 연회 자리에서 만납니다.
번개가 섬광(閃光)을 치듯, 찰나적인 그 만남은, 서로
식을줄 모르는 사랑의  불만 붙은채, 그리움만 남기고, 평생 재회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세월만 흐르게 되는 비극적인 사랑인 運命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첫 만남에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때 까지 이별은 없을것’ 이라는 백석의 약속은,
바로 즉시  그의 집안의 완강한 반대로 오래가지 못합니다.
당시 장래가 촉망되던 엘리트 시인 ‘백석’의 집안에서는 당연히 그의 부모가 기생과의 만남을 극력 반대하며 서둘러 다른 규수와 강제 결혼을 시킵니다.

백석은 고민 끝에 결혼식날 초혼밤. 신혼방을 빠져 나와 한양에 있는 영한에게 달려와 함께 만주로 달아 나자고 설득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백석을 사랑하는 영한은, ‘백석의 장래'를 위하여는 자신이 사라져 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랑하기에 헤어져야 한다”는 신파조 이야기처럼, 따라나서지 못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아 ! 애석하다 ! 그것을 끝으로 그 녀는 숨 넘길 때까지 백석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만 쌓아 갔을뿐,
이승에서는 영영 만나지 못합니다.






영한과 이별후, 그때 심정을 후일에 백석은,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라는,
현대시사에도 길이 족적으로 남을 명시로 써서 표현합니다.


 
<글 : 문나무>


Reflections Of Love/ Hilary Sta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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