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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RE] 노벨문학상과 정치

2012.10.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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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과 정치 / 박해현

1958년 소련 작가 파스테르나크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의 소설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을 고뇌하는 지식인의 눈으로 그렸지만 혁명의 잔혹함도 고발한 탓에 소련에선 출판되지도 못했다.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반동(反動) 부르주아 문학상이 사회주의 혁명을 조롱한 풍자 작가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정부 압력을 받은 파스테르나크는 수상을 사양한다는 편지를 스웨덴 한림원에 보내고 2년 뒤 세상을 떴다. 상은 89년에야 아들이 대신 받았다.

▶노벨문학상은 현실 참여에 나선 작가에게 자주 돌아가곤 했다. 70년엔 소련 작가동맹에서 반소(反蘇) 작가로 찍혀 제명된 솔제니친이 노벨상을 받았다. 71년엔 20년 넘게 망명 중이던 칠레 시인 네루다가 수상했다. 82년엔 콜롬비아 망명 작가 마르케스가 받았다. 쿠바 사회주의 혁명을 지지해 조국을 떠난 마르케스는 카스트로의 오랜 친구다. 그는 쿠바 인권 탄압에 항의하는 남미 문인들의 서명운동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94년 수상한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와 99년 수상자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는 시민운동에 뛰어들어 현실 발언이 잦기로 유명했다. 2009년엔 루마니아 독재 정권을 고발한 작가 헤르타 뮐러, 2010년엔 남미 우파 논객으로 꼽히는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노벨상을 받았다. 요사는 쿠바 정권을 찬양하는 마르케스를 가리켜 "카스트로의 궁정(宮廷) 작가"라고 공격한 적도 있다.

▶중국 작가협회 부주석 모옌(莫言)이 올해 노벨상을 받자 '어용 작가' 시비가 일어났다. 중국 반체제 인사들은 모옌이 2010년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감옥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 일부러 발언을 피했다고 비난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1942년 "문학은 공산혁명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옌안문예좌담'을 발표했다. 올해로 좌담 70주년을 맞아 중국 작가협회가 마오 발언록을 손으로 베끼는 운동을 이끌었고 모옌도 적극 동참했다고 한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서구의 중국 문학 전문가들이 모옌의 수상을 반긴다고 전했다. "모옌은 그가 본 현실의 가혹함을 마술적 이야기로 쓸 줄 안다"고 했다. 검열을 의식하면서 좋은 소설을 영리하게 쓴다는 얘기다. "정부에 도전하는 중국 작가들만 좋은 작가라고 할 순 없다"는 지적도 있다. 모옌이 2009년에 낸 소설 '개구리'는 중국 정부의 강제 낙태 정책을 비판하고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세태 변화를 풍자한 걸작이다. 모옌 소설을 한 줄도 읽지 않은 채 모옌을 둘러싼 소문에만 귀를 기울이면 곤란하다. 문학은 문학의 눈으로 먼저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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