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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서상에 사는 친구는 반쯤 신선이 되어있었다

2011.08.24 14:35

김창현#70 Views:7626

바둑에는 끝내기란 것이 있다.나이 70 바라보면 인생 끝내기도 고려해야 한다.
천년만년 사는 것 아니다. 정든 친구들 집도 찾아가봐야 한다. 그가 외딴 바닷가에 살던
지리산 골짝에 살던. 서상 산골짝에 숨어사는 한 친구가 있다. 그를 찾아갈 셈이었다.
가는 길을 하동 섬진강변을 따라, 지리산 둘레길 따라 가는 길이다.
물 맑기는 섬진강이 최고요, 산 웅장하기론 지리산이 최고다.
음식은 하개장터 참게장집도 괜찮은 편.
 

 
재첩국은 8천원이요, 참게장정식은 1만 5천원이다. 두개씩 시켰다.
산채도 싱싱하고 깔끔하다. 노란 알이 꽉 찬 참게장은 먹고 남은 것이 아까워 싸달라니
지리산 아가씨가 참 싹싹하다. 두 집 것을 따로따로 친절하게 곱게 싸준다.
 

 
화개장터 약초시장 둘러보고 88고속도로 타고 서상으로 갔다. 오토바이 타고 나온 서상 사는 친구가 우선 물이
설악산처럼 깨끗한 부전계곡을 구경시켜준다. 그 다음에 거연정으로 안내해준다. 앞에 두 자는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거기 어떤 거사 글씨 현판이 걸려있다. 추사 글씨 좋아하는 김현거사는 좀 치졸한 점도 엿보이나 풍류가
넘치는 그 거사 친구 글씨도 맘에 든다.
 

 
안의 화림동 계곡 거연정 정자가 저멀리 보인다.
 

 
못 먹으면 지만 섭지. 안의라면 갈비찜 아닌가. 한 200년은 된듯한 한옥 오래된 대들보를 올려다보면서, 
그 아래서 먹는 안의 갈비찜과 복분자 막걸리가 환상이다. 마눌님들한테 점수 좀 땄다.
 

 
아침에 본 친구 집 앞 풍경이다. 천여평 텃밭 앞은 나락이 익은 들판이요, 그 아래 숲은 붉은 노송림이요,
그 앞에 마치 노적가리를 높게 쌓아놓은 동그란 案山은 우락산이요, 그 뒤 높은 산맥은 덕유산맥이다.
밤에는 우락산 아래 도로 가로등 불빛들이 진주목걸이는 두른듯했다. 산속의 풀벌레 소리가 오케스트라 연주하는
듯 했다. 서정민친구는 봄에 우는 새소리 여름에 우는 새소리 가을 겨울에 우는 새소리 다르고,
아침 저녁 우는 새소리가 다르다고 한다. 晴耕雨讀이라는데 날 맑으면 밭 갈고, 비오면 책 읽기 딱이다.
모처럼 만난 우리는 밤 12시까지 그 친구가 만든 칵테일 마셨다. 안주는 밭에서 얻어온 옥수수와 도마도.
보험회사 기획실장 출신이라 솜씨가 탁월했다. 맥주컵에 소주 반, 머루즙 오미자즙 약간, 얼음 몇개,
그리고 황토와 암반 뚫어 만든 지장수 샘물.
맥주컵으로 석잔 마셔도 향취만 좋고 취기는 오르지 않는다.

맑은 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싱싱한 야채. 이걸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는가?
그는 여기 와서 건강이 퍽 좋아졌다고 한다.
 

 
근처 경치는 대개 이런 식이다.
 

 
동네 근처 나무는 대개 이렇고
 

 
지리산은 이리봐도 푸르고 저리봐도 푸르고,이골짝 가도 절경이고,암 동네 가도 이런 굵은 정자나무다.
봉우리들은 비단 띠처럼 하얀 흰구름을 어깨에 멘 봉우리도 있고, 망사처럼 고운 안개로 산수화가 된
봉우리도 있다.

가지말라고 산이 뒤에서 날 꽉 붙잡는 바람에 서울 오기가 무척 힘들었다.
애인을 두고 온듯 맘은 거기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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