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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하와이 여행

2011.11.13 11:33

김창현#70 Views:5509

하와이 여행


‘미국아!내 간다. 너 좀 보자.’

인천공항을 떠날 때 속으로 이렇게 뇌었다.


200년 역사가 미국이요, 4천년 역사가 우리다.

나는 미국 철학은 프래그마티즘의 제임스, 인스트루멘탈리즘의 죤 듀이 밖에 모르고,
문학은 헤밍웨이와 월리엄 포크너 정도. 그리고 ‘하오의 결투’의 케리쿠퍼,
‘누구에게 줄까요?’의 셔리맥레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잉그릿드버그만 기억한다.
마천루와 코카콜라와 햄버거에 덮힌 미국 문화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은자(隱者)에겐
별로 가치없다.


나리다 공항에서 화와이 가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갈아타니,  남색 양장에 화려한 금발,
파란 구슬같은 눈동자 스츠워데스는 인형처럼 이쁘고, 7시간 동안 태평양 건너가는 한국
여행객에게 싹싹하게 커피 맥주 와인 서버해주는 근로정신 하나 갸륵하다.


화와이에 비행기가 착륙한 시간은 햇볕 싱그러운 아침 7시.

‘알로하!’

오하우 공항에 내리니 가무잡잡한 미녀가 하이비스커스꽃 머리에 꽃고 향기로운
미소 풍기며 닥아와 목걸이 걸어준다.

하와이 첫인상은 천경자 화백의 그림값 올려준 열대의 꽃과  여인에서 시작된다.

노란 풀룸메니아 화관(花冠) 아래 다정한 여인의 눈빛과 귓가에 꽃은 커다란
하이비스커스꽃과 요염한 입술 인상적이다. 꽃은 여인 때문에 아름답고 여인은
꽃 때문에 아름답다.

화와이 풍습은 여자가 미혼일 경우 꽃을 오른쪽 귓가에, 기혼은 왼쪽에 꽂는단다.   

하이비스커스꽃은 무궁화나 부용화와 비슷하다.
무궁화 학명이 ‘하이비스커스 시리아규스’다.


공항 넓은 부지는 푸른 잔디와 상록의 나무들로 덮혀있다. 풀룸메리아 나무는 우리나라
감나무마냥 크지만 나무가 온통 노랑 혹은 분홍 백색 꽃이고,
하이비스커스는 키는 작고 꽃이 크다.
비 온 뒤 무지개가 쉬어간다는 Rainbow shower tree는 잎이 아카시아 비슷하며
빨강 노랑 보라 분홍빛 꽃 피고, golden tree는 잎 없는 나무 전체에 노란 황금빛 꽃 매달려 있다.

심비디움 캬툴레아 덴드로비움같은 서양난초와 부칸베리아 아프리카튜립 등이 ‘여기가 꽃의
천국이요’ 한다.


공항에서 와이키키해변으로 가는 길 산 속에는 거대한 벤얀나무 우거진 밀림 속에 낮은 나무 담장 둘러친 하얀 목조주택 아름답다. 해변은 야자수 그늘에 기화요초 피어있는 정원과
하얀 집이 보인다.

가이드 말로는 화와이는 땅이나 기후가 사철 온화해 한국서 고추를 가져다 심었더니
겨울이 없어  나무처럼 자라서, 머리 위로 손을 뻗쳐 고추를 딴다고 하며, 상치도 배추처럼
크게 자란다고 한다.

2200종 식물이 서식하는데, 그 중 반에 해당하는 1천여종은 인도 아프리카 뉴질랜드
 미본토에서 수입한 것이라 한다.


하와이는 파도타기 할 수 있는 바닷가집이 가장 비싸단다. 이런 집은 거실에서 유리를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면, 헤엄치는 물고기가 보이고,18K 금 수도꼭지가 달렸는데, 가격이 50억에서
 100억원 정도란다. 이 카할라 고급주택가는 일본인 소유가 많고, 우리 교민은 성공하면
10억에서 20억 정도하는 산꼭대기 전망처에 산다고 한다.

미국의 지상낙원 이곳 화와이 경제는 엉뚱하게 일본인들이 다 장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호놀룰루 시내에 들어오자,시내 한복판에 운하를 만들어 놓았다. 그 참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운하 양쪽의  골프장엔 가슴털 내놓은 반바지 차림 백인들이 썬글라스 쓴 여자들과 야자수
아래서 골프채 휘두르고, 물 속에는 거기가 시내 한복판인데, 청춘남녀들이 카누를 타고 간다.


와이키키의 명동에 해당하는 칼라카우아 거리는 상가와 호텔이 많고,구찌 샤넬 루치니 카시오
등 세계적 브랜드가 많지만, 뭘 하나 값 물어보고 나와서, 나는 밖에서 아이쇼핑만 했다.
하나만 샀다간 여비가 다 떨어질 판이었기 때문이다.


해변길의 품룸메리아 가로수는 푸른 파도 전망하는 벤치 위에 노란 꽃을 떨구고 있었다.
벤얀나무는 Walking tree라는 이름 그대로 수많은 줄기를 내리며 땅을 덮으며 퍼져나가
퍽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관광객은 이런 거는 보지않고 공원 잔뒤밭에
모여 앉아서 고스톱만 치다가 간다고 한다.


이곳 자동차 범버에는 모두 오색 무지개를 그려놓고 있었다. 하루 한번 열대성 소나기 지나가고 무지개 뜨는 하와이의 상징이었다. 하와이는 무지개섬이었다.
화산으로 태평양 물결 위에 솟은 환상적 낙원 이었다.

미국민 60%가 미국내 제1휴양지로 꼽는 이곳 특징은 꽃과 청결함 이었다.
길에 담배꽁초 하나 없는 것은 밤 2시에 자동차가 물과 에어샤워로 청소하기 때문이란다.

호텔 쇼핑센터는 풀륨메니아 하이비스커스와 레인보샤워트리 묘목을 비닐 포장으로 팔고있다.
이걸 아예 통째로 사서 제주도에 심었으면 싶었다. 꽃은 관광자원이자 돈이라는 걸
하와이 와서 절실히 느꼈다.


황혼에 24불짜리 알로하 샤스 사입고 선글라스 반바지 차림으로 아내와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었다. 바람은 시원한데 거리는 서핑보드 든 비키니 여인들이요, 파도 위는 서핑하는 젊은이들이다.
심지어 네댓살 꼬맹이들까지 서핑보드 들고 다닌다. 서핑 열기가 대단하다. 1년에 한번 서핑대회가  열리는데, 여기서 1등하면 평생이 보장된단다.


그래서 가만히 혼자 속으로 속초를 여기에 비교해 보았다. 속초는 와이키키보다 물도 맑고,
파도타기할 파도도 높고, 하와이 보다 백사장도 많다. 와이키키는 모래를 캘리포니아서 싣고와서 쏟아놓은 것인데, 속초는 모래도 자연산이요, 덤으로 영랑 청초 두 호수에 설악산에 스키장까지있다.

그런데 하와이는 년간 7백만 관광객 오고, 속초는 2백만이 온다. 하와이는 골프장이 72개 있고,
속초는 고성군에 요즘 새로 골프장을 하나 더 세우지만, 한화 대명 알프스 강릉비행장 골프장까지 다 합해도 네 개 밖에 없다.
국력의 차이일 것이다.


이튿날은 호노룰루 외곽에 나갔는데, 꾸미지않은 하와이 땅은 전부 황량한 화산암이다.
곁에 태백 준봉들을 끼고 화진포부터 부산 해운대까지 천리길 내리닫이 청송백사(靑松白沙)
어울린 우리나라 동해안은 여기 비하면 큰형님 뻘이다.

‘불루 하와이’ 촬영한 후 살았다는 엘비스프레슬리 별장은 탈렌트 이 모(某)의 별장이 있는
변산반도 줄포보다 별로 였고, 조망이 아름답다고 데려간 마카푸우 전망대는 제주도
일출봉에  못미친다.

마카푸란 곳에서 유리를 통해 수심 30미터 아래 연산호와 열대어와 바다거북 보여주는데,
서귀포 잠수함 투어 자리돔 뱅애돔 구경과 오십보백보요, 중국인 모자처럼 생겼다고 데려간
모콜리섬은 그 아까운 시간에 뭐 보여줄게 없어 이런 델 데려오나 싶다.

스탠드바 장착된 길다란 리무진 타고 찾아간 ‘하나우마만(灣)’은 사람 무서워않는 물고기가
팔뚝만한 큰 것이 물이 무릅 정도 얕은 산호초 사이로 오가지만, 산호 모래밭에 청옥 물 비치는
우도보다 못하다. 우도 해수욕장은 배 타고 가면 옆에 떼지어 돌고래가 따라오지 않는가?


하와이 해변에서 하나 깨달은 것은 한국 여성이 참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미국 중년 여성 대부분이 스텐레스 강철 아닌 프라스틱 변기는 앉으면 짜개져 버린다는
100 킬로 넘는 거구이고, 피부는 거북이 등가죽처럼 꺼칠꺼칠하다. 반면 한국 중년 여성은
어찌  몸매들 그리 늘씬하고 피부가 청초하던가?


하와이서 잔 마지막 밤에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하와이는 한국보다 못하다.

용머리 해안 파도 앞에서 해녀가 금방 따올린 전복 해삼 맛을 음미해보라.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생선 맛 하나로 우리나라와 하와이 비교는 끝났다. 조물주는 한국에 분명히 갖은 신경을 더
쓰셨다.

  

몇 개 역사의 아이러니가 보였다. 관광이라며 보여주는 진주만은 그 곳을 지옥같은 폐허를
만들었던 일본인이 되려 다 차지하고 있고, 관광코스로 데려간 칼라카우아 왕이 세운 이울라니
궁전의 거대한 야자수와 벤얀나무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원주민을 볼 수 없었다.

하와이를 통일한 카메하메하 대왕 동상은 무심한 관광객 기념사진 찍는 장소였다.

원주민 말로 ‘와이’는 물이요, ‘키키’는 분출이라는 뜻이란다.

그래 비운의 마지막 여왕 ‘카메하메아’가 작곡한 ‘알로하오에’란 노래가 나그네 가슴 속에
파도처럼 서글피 부딪쳐 왔을 뿐이다.

피지 통가 사모아 타이티 뉴질랜드 등 폴리네시안 원주민 문화를 재현해놓은 폴리네시안 민속촌도 그랬다. 가보니, 넓은 땅에 수많은 열대수목을 심고, 호수를 만들어 카누를 띄우고, 야자잎으로  지붕을 만든 많은 가옥이 있지만, 이걸 원주민이 무슨 돈으로 세웠겠는가?

원주민은 하이비스커스꽃 귓가에 꽂고 돈 받고 웃으며 관광객과 기념사진 찍는 풍물이었고, 부족마다 다르게 붉고 푸른 물들인 잎으로 몸매 가리고 카누 타고 춤추며 나타난 관광객 눈요기감 이었다.


꽃처럼 향기로운 미소를 물에 떨구던 매혹적 불루넷 여인들과 야자수에 맨발로 오르내리는 건장한 폴리네시안 남성은 다 백인들의 고용인에 불과했다. 수입 중 몇 푼이나 그들에게 돌아가겠는가?
낙원은 사라졌고 그들의 춤과 노래는 슬펐다.


덩달아 거기 사는 한인도 서글프다. 재미사업가라고 우리는 그들을 부른다. 그러나 그들은 거기서 뭘하고 사는가? 한국 관광객 상대하는 기념품점 비디오점 식당 가이드 하고 산다.
대부분 여기 한인들은 평생 빌빌(Bill bill)거리다 죽는다고 한다. 집도 자동차도 bill이고,
출산도 bill이고, 부부 두 사람이 죽어서 묻힐 무덤도 미리 선불로 800불 정도 bill이라는 이야기다.

은퇴한 여배우 조미령씨도 거기 산다했다. 그러나 그도 교민 관광객을 상대하는 초라한 기념품점을 하고 있었다.

하와이 여행 끝날 때 단 하나 마음에 위로가 된 것이 있었다.
호놀루루 앞 바다의 야경과 음악과 샴페인과 식사를 즐기는 유람선에서 였다. 그 호화 선박을 빌려 운영하는 사람이 뜻밖에도
한국의 한 여장부라고 하였다. 그 많은 정장의 백인 신사 숙녀들이 그녀의 손님이었다.
같은 동포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 여인이 뭔가 모를 깊은 감동을 주었다. 샌프란시스코로
날라가는 비행기 속에서 그것만은 참 기특하고 가슴 뿌듯하다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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