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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봄비는 오는데

2010.03.13 11:19

이한중*65 Views:7209





봄비는 오는데 - 이한중



      봄비는 오는데,
      밤새도록 꿈길에서,
      귓가에서,
      조록 조록, 은은하게,
      하루종일, 푸근한 봄바람과 함께,
      저 처마 끝에서,
      조록 조록, 은은하게,
      봄비는 오는데.
       
      달력에 의하면
      아직 봄은 아니건만
      분명코,
      봄비는  어제밤,
      오늘 하루종일
      오고 또 오는구나.
       
      지난 겨울 내내
      이 지구촌 그 수많은 곳곳에서
      그 수많은 인간들의 처참한 외침들,
      그 수많은 내환자들의 고통의 신음들,
      그 수많은 착한 인간들의
      가슴에서 흘러 나오는 기도들에 못이겨
      분명코
      우리를 사랑하는 그분,
      창조주의 너그러운 사랑을 보여주랴
      봄비는 일찍 오나보다.
      저 흩으러진 눈덩이들
      푸석 푸석 녹아버리듯,
      우리들 가슴에 응어리진
      그 수많은 아픈것들 녹혀보라고
      봄비는 일찍 오나보다.
       
      조용한 토요일 저녁,
      온세상은 고스란히 봄비에 흠뻑젖어
      차분하게 안정되어 잠들것 같구나.
      오늘 하루라도
      이 지구촌은 지진도 없고,
      자살 폭팔도 없고,
      서로 총쏘는 잡음도 없이,
      배고파서 우는 애들의 울음소리없이,
      평화롭게 잠들것 같구나.
       
      오, 나는 묵묵히 기도해본다.
      이 지구촌의 인간들이여,
      이 이른 봄비, 그분 사랑의 손길,
      느껴보라.
      저 나무들, 저 동물들, 저 바위들과같이
      흠뻑 젖어보라.
      이웃을 사랑하고 적을 사랑할수있는
      그 사랑에 흠뻑 젖어보라.
       
      지구촌이여,
      이 하루밤이라도
      평화롭게 잠들어 달라고,
      나는 묵묵히 기도해본다.


Poem by Hahn Joong Lee, Webpage by Suk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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