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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詩] 우리의 피부

2010.07.17 15:25

서윤석*68 Views:8754




    우리의 피부
     
                       서윤석


    피부가 벗겨 지려면
    옷을 벗고
    옷을 벗으면
    피부를 벗긴다
     
    진흙을 온 몸에 바르면
    옷도 벗겨지고
    피부도 벗긴다
     
    옷을 벗은 피부에서
    노란 베타다인이
    물로 씻겨지고
    피부가 층층이 열리면
    조직에는 모두
    같은 피가 흐르고
    우리는 색갈을 외면해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환자가 산다
     
    대머리인지 흰 머리인지
    검은 머리인지 노랑 머리인지
    무슨 머리인지는 몰라도
    뛰는 동맥엔
    항상 사람의 피가 흘러야 산다
     
    목숨을 맡은 의사는
    피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빈혈로 쓰러져 가는 환자의 혈관에
    무색의 피를 수혈하면 산다
     
    옷을 벗고
    피부를 벗고
    머리를 깍고
    모자를 벗고
    아픈 미음을 크게 열고
    닫힌 생각을 넓게 열고
    서로 나누면
    사람들이 산다

              월간지 " 시문학 2010년 3월호" 에 실린 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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