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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여름은 또 가고,

2010.09.26 13:14

이한중*65 Views:7661




여름은 또 가고 / 이한중



      여름은 또 가고,
      지구는 저 태양을 한번 더 돌고,
      저 태양은 저 은하수 도는 궤도에서
      한 발자국 더 걸어 보는데,
      그래서 천년 만년은
      하루 이틀 같이 지나가는가보다.

      썰렁한 가을바람
      아침 저녁으로 이 가슴에 스며들면
      지난 여름날들의 한가지 한가지 일들이
      그 얼굴들, 익숙하고 보고팠던,
      그 얼굴들 하나 하나와
      이 썰렁한 머리속을
      저 바람과 같이 스쳐가는구나.

      오늘 9월 26일, 일요일,
      나와 나의 아내 석주는 예전과 같이
      이웃 성당 오정미사에 나가고,
      성심껒 기도 했더랍니다.
      이 세상이 원하는 일들
      수십, 수백가지 골고루 같이 생각해서
      많은 교우들과 기도하고,
      아프고 병든 사람들,
      타계한 사람들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 했더랍니다.
      그러고 나니,
      무거웠던 마음,
      다시한번 홀가분 해졌더랍니다.

      피조물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들,
      왜 그렇게도 복잡다단 해야만 되는지,
      오직 그분만이 알 일이겠읍니다.
      어느새 늙어버린 이 피조물,
      그래도 그분의 사랑으로
      하루하루 할일들 찾아가니,
      오직 감사감사 하도다.
      이 조그만 가슴,
      오직 그분의 사랑으로 가득하도다.

      하루종일토록
      나는 성스런 마음으로 채워지고,
      저 태양, 저 단풍져가는 앞뜰 뒷뜰의 나무들,
      저 잡초들, 저 시들어진 꽃들, 저 바람소리,
      저 새소리, 저 레이디오에서 나오는
      클래시컬 음악들, 저기 지나가는 차들 그리고
      그안에서 운전하는 인간들,
      저 먼 하늘에 떠나가는 구름짱들,
      저 모두가 저렇게도 아름답고,
      성스럽고, 신기할수 있을까?
      내가 이세상 떠나는날에 나는
      분명코 그들을 기억하리니 !

      나는 생각해본다.
      나는 그분께 다시한번 감사해본다.
      나는 그분이 준 축복들 하나하나
      기억해보고 또 감사해본다.
      여름은 또 가고,
      나는 이같이 이자리에 서서,
      잠간 머믈러 둘러본다.
      어느새
      그분의 무한한 사랑에 도취되어
      그 성스러운 사랑의 꽃들을 피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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