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어머니 생각 2004년 10월 23일 토요일 대한내과학회 참석 후 그랜드 호텔을 나와 홍제전철역으로 낙엽이 구르는 길을 걷노라니, 항상 그렇듯이 어머니 생각이 또 다시 떠오른다. 그날 저녁 숙소에 돌아와서 평생 처음으로 생각나는 대로 시를 썼다. 회고컨대 광업진흥 사택 시절 내가 국민학교 2, 3학년이었던 어느 날 어머니는 낮잠을 주무시고 나는 어머니 옆에서 무얼 하고 있다가 별안간 어머니 얼굴을 보고 언젠가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에 나는 어찌할 줄 몰랐다. 어머니 안 계시면 나는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였다. 오랜 세월 후 정릉 집에서 대학 시절 중 어느 날 어머니가 감기 드신 채로 기침을 쿨룩하시면서 부엌에서 밥을 지으실 때 불현듯 어머니의 부엌일을 대신해서 밥 지을 아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 생각은 모두 다급한 마음으로 일어났고, 나는 마음속으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면서도 이 불초자는 어머니 대신 밥을 짓거나 반찬을 만들 줄도 몰랐다. 기껏해야 장마 때 물에 잠기던 작은 돌다리 건너편에 있었던 우물에서 물을 바께쓰로 길어오던 정도의 일 빼고는 별로 어머니를 도와 드린 일이 없었다. 기억에 떠오르는 어머니는 몸뻬 입고 왔다 갔다 하셨던 모습이다. 몸뻬 입으셨던 모습이 안쓰러워 보여도 돈 벌어 좋은 옷을 마련해 드리겠다는 생각조차 든 적도 없었던 무능력자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머니와 살았던 날이 너무나 소중하다. 현실이기에 너무나 귀중하다. 너무나 소중하기에 너무나 귀중하기에 꿈결과 같다. 글자 풀이 몸뻬(もんぺ): 외래 일본어로 한글 자전에 없으나 많이 들 입었다. 바께쓰(バケツ): 영어로 Bucket. 한 손으로 들 수 있도록 불초자 춘호가 올림니다. 어머니 다음에 몇 장 안되는 어머니 사진이다. 어머니 십세때 외가후문에서 외가 돌담 어머니와 네 누나 Kwan Ho Chung – January 12, 2015 |
2015.01.12 06:42
2015.01.12 06:52
2015.01.12 08:15
선배님
어머니 생각을 할 때면 제가 이 나이가 되었지만, 저의 어렸을 적, 십대, 혹은 이십대로 돌아갑니다.
다른 기억은 희미해져도, 어머니 기억만은 아직도 또렷합니다.
이 세상에 저를 제일 사랑해 주신 분은 말할것도 없이 저의 어머니였기 때문이지요.
어머니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받았을 때 이 세상이 텅 빈것같았습니다.
서울 정릉에서 오래동안 사셨는데, 그 후에 서울에 가면 누구룰 보러 가는 가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어머니를 기쁘시게 마음 편하시게 못 해드렸으니, 불효자임을 자인할 뿐입니다.
2015.01.12 08:29
2015.01.12 08:30
어머님 품속에서 자란 저희들이 커가면서 그 연령에 맞게 어머님을 따르며 쫓아다니며 응석도 부리고 --, 때로는 의식적으로 어머니를 도왔고 --.
이런 일들이 얼마나 어머님께서는 사랑스럽고 예쁘셨겠습니까. 모두 저희들이 효도를 하였던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과거에 좀 더 잘해야 했을 것을 -- 하며 아쉬워하는 것은, 우리 사람들이 보다 더 좋은 생활을 지향하는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 곳에 가시어 우리들을 내려다보시며 흐뭇해 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정관호 선생님 글에 그대로 공감하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추신: 제가 글을 올리는 사이 또 하나 코멘트 란에 글을 올리셨네요.
셋째 누님과 어머님께서의 대화가 재미있습니다.
귀에 거슬리면 따님께 한마디 꼭 하시는 꼼꼼하신 어머님이셨나봅니다.
저의 둘째 언니는 동경에 가서 여자 약학전문학교를 다녔는데 아버지가 일찍 시집을 보내셨습니다.
왜 그리 출가를 서둘르셨는지 큰 언니, 둘째 언니를 모두 이화전문, 동경에서 약학전문 (그 시절의 대학을 전문학교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을
중퇴 시키고 신랑감 찾아서 시집을 보내셨습니다.
글 올리신 끝에 이렇게 그리운 옛날로 돌아갑니다.
외가댁 사진과 가족사진 뵈오면서 어릴 때 추억으로 그때는 태평세대이었던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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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도 찾아 헤메는 그리운 어머니.
정관호 선생님, 어머님께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헤아립니다.
돌아가시고 나서 세월이 가두새 평생 간절한 생각의 어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