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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박경리(朴景利, 1927- )

1926년 10월 28일 경상 남도 충무에서 출생했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했으나, 한국 전쟁중 부군이 납북된 후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1955년과 그 이듬해에 걸쳐 <현대 문학>에 단편 <계산>과 <흑흑백백>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장한 이래 <전도>, <불신 시대>, <암흑 시대>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1957년 부정과 악에 강렬한 고발 의식을 보여 준 <불신 시대>를 발표하여 제3회 현대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여류 작가로서의 기반을 굳건히 하였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대체로 한국 전쟁 때 남편을 잃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거나 딸 하나를 데리고 사는 전쟁 미망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아들 작품에서는 전쟁 미망인들의 삶, 또는 그들의 눈을 통해 사회 현실의 훼손된 국면들을 예리하게 파헤쳤다.

1959년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독한 여인의 심적 방황을 그린 장편 소설 <표류도>를 발표하여 제3회 내성 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장편 소설의 집필에 주력하였다. 이후 <내마음은 호수>, <은하>, <푸른 은하> 등의 신문 연재 소설을 발표하는 한편, 1962년에는 전작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발표하였다. <김약국의 딸들>은 이전의 전쟁 미망인을 즐겨 등장시킨 자전적 사건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선을 확보하였고, 공간적 배경도 전쟁터가 아닌 통영으로 바뀌었으며, 제재와 기법면에서 다양한 변모를 보인 전환기적 작품이다. 1964년에는 한국 전쟁이라는 민족사의 비극을 생활인으로서의 시각과 전쟁을 수행하는 이데올로기의 시각을 통해 예리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을 담은 전작 장편 <시장과 전장>을 간행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에 제2회 한국 여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어 <가을에 온 여인>, <늪지대>, <타인들>, <환상의 시기>등을 연재하였다.

1969년 이후부터는 대하 장면 <토지>에 몰두하고 있다. 하동의 대지주 최 참판네 일가를 중심으로 한말에서부터 식민지 시대를 거쳐 조국 광복에 이르는 민족사의 변천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광대한 스케일과 한국 근대사의 전개에 관한 작가의 독특한 시각은 우리 소설사에서 매우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72년에는 <토지> 제1부로 제7회 월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토지의 작가의식

"토지"에 나타난 작가의식의 요체는 곧 민주주의와 한이다. 우선 작자의 민족주의는 전통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문화민족의 관점을 드러낸다. 곧 봉건 조선의 와해와 더불어 진행된 식민지 자본주의화의 과정에서 작자는 봉건 조선의 사회 경제적 붕괴를 인정하지만, 봉건 조선의 선비와 그 시대 백성을 대표하는 농민들이 간직하고 있던 정신주의적 세계와 윤리적 보수성에 대한 애정을 보여줌으로써 전통 지향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전통적 정신 세계에 대한 작자의 애착은 민족주의와 연결된다. 가령 '토지'의 민족주의는 정신문화의 위엄을 간직하고 있던 우리 민족이 결국은 생명을 무시하고 생명성이 거세된 물질문명의 위력에 의한 일본 민족에게 핍박을 당하는 상황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출발하는 문화사적 시각을 드러낸다. 민족의 문화적 고유성에 집착하는 이른바 문화 민족의 개념은 관념적이고도 신비한 민족 정신에 대한 호소로 다소 복고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을 띈다. (중략)

한은 흔히 '토지'의 기본주제로 언급된다. 그런데 작자에게 있어 한의 문제는 정서적인 차원의 것을 넘어선 형이상학의 문제이다. 한이란 다시 말해 인간 조건의 근원적인 부조리에 대한 질문이며, '토지'의 비중 있는 인물들은 대체로 이러한 문제와 대면하게 됨에 따라 것은 작품의 주요한 주제가 된다.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물음으로서의 한은 극히 개인적 실존에 관한 것일 수도 있으나, '토지'에서 나타나는 변화하는 사회 역사적 상황에 놓인 한 인간의 존재 조건에 대한 물음은, 인간과 사회 역사의 운명을 좀더 극적으로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 (출처: 양문규, '<토지>에 나타난 작가 의식')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작품의 공간과 시점상의 특징

이 소설의 서두는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평사리 마을을 무대로 진행된다. 평사리는 지리적으로 외지와 단절되어 있을 뿐 아니라 최 참판 댁을 중심으로 한 이 마을의 삶의 질서 역시 봉건적이고 폐쇄적이다. 철성, 윤보 등이 외부 세계와 평사리를 드나드는 인물들이지만 그들 또한 마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중략)

도입부는 전지적 시점으로, 장편 소설이 의례 그렇듯이 소설 공간을 총괄하는 화자의 시선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시점의 주체는 전능한 신처럼 비인격적이고 초연한 존재는 아니다. 즉 '있을 것이다', '있을지도 모른다' 등의 추측하는 듯한 말투는 냉엄한 전지성 대신에 따뜻한 인격적 요소를 느끼게 해 준다. 이런 추측하는 말투에 의한 화자의 인격성은 평사리를 무대로 한 이 소설의 초반부에 계속 이어진다. 그러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 화자의 독특한 어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추측과 확신을 포함한 화자의 어조는 그가 마치 평사리 마을의 일원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화자는 가능한 한 과거형의 단정적 어조를 피함으로써, 그가 평사리 외부의 초월적 존재가 아니라, 마을을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인물인 듯이 여겨지게 한다. 다시 말해, 추측의 어조는 화자를 이야기 세계 내부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자의 전능성은 그가 이야기 세계 외부에 위치함으로써 얻어진다. 전지적 작가가 일인칭 화자와는 달리 인격적 요소를 상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화자는 마을을 잘 아는 전능한 존재이지만 그의 전능성은 이야기 세계 외부의 초월적 위치에서 얻어진 것이 아니다. 화자는 오히려 마을 내부의 사람들과 친밀성을 거듭 유지함으로써 전지성을 얻은 듯한 존재로 나타난다. 또한 그것이 가능한 것은 이 마을이 오래도록 외부와 차단되어 왔으며 내부적으로만 깊은 유대를 지니기 때문일 거이다. 따라서 전능성을 지닌 채 이야기 세계 내부에 존재하는 화자의 독특한 위치는 그와 마을 간의 끈끈한 유대와, 더 나아가 마을 사람들 상호간의 유대를 의미한다. 화자와 마을, 그리고 마을 사람들 간의 이런 제휴 관계는 평사리가 폐쇄된 공동체적 원환(圓環)의 세계임을 암시한다. (출처 : 나병철, '<토지>의 시점 연구')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토지>의 문학사적 성과와 가치

박경리의 장편소설 <토지>는 무려 25년에 걸쳐서 줄곧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탄생한 것으로, 그 규모와 문학적 성취로 보아서 우리 소설사 또는 문학사에 커다란 획을 긋고 있다. 이 작품은, 구한말에서 일제 말기에 이르는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조명하는 방대한 작품으로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계보는 4대를 다루고 있으며, 이들의 개인적인 고통과 민족애, 가정사 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역사적인 소설이다. 또한 문벌과 재물로 백년 넘게 평사리를 군림한 대지주요 양반계급인 최참판댁의 몰락과 전이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가족사소설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토지>는 그 근원적인 성격에 있어서 역사적인 상상력에 의해서 그려지고 극화된 역사의 상상적인 초상이다. 그렇기 때 문에 역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비전이나 숙고가 짙게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표제의 <토지>는 단순한 땅 이나 흙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항속적인 성격을 가지면서 생성의 수용력과 창조력을 가진 생의 원천과 자궁으로서 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역사 그 자체를 표상하며, 인간이란 그 역사의 밭에 뿌려지는 씨앗과 같은 것이라는 농경적인 상상력이 근거되어 있는 것이다. 밭과 씨앗의 기본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 농경이듯 이 역사는 그 역사의 밭에 뿌려진 인간의 생성과 소멸 , 지속과 변화의 거듭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 박경리가 광대한 <토지>의 역사적인 무대 위에 역사를 움직였던 역사적인 실제 인물들을 등장시키지 않고 오히려 숨은 역사를 대리하는, 그 역사 속에서 살아간 이름은 있으되 역사적으로는 무명상태인 허구의 인물들을 주역으로서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은 역사의 민중성에 대한 그의 신뢰와 인지의 면모를 드러내주는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또한 <토지 >는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진실을 기록한 점에서 가치를 지니고 잇는데, 그것은 한민족이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획득한 역사적 진실이면서 인류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진실이다. 이밖에도 <토지>가 언어 예술로서 사투리와 속담, 격언 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한국어가 지닌 미적 특질을 한껏 살리고 있음을 비롯하여 <토지>가 보여주는 장엄한 우주, 생명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 문학적 실험을 이끌어온 작가적 치열성 등은 높이 살 만하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토지 줄거리

[토지]는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문을 연다. 박경리의 장편대하소설. 표지.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윤씨부인(최치수의 모친)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후에 동학 접주가 되어 처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김환(일명 구천이)을 잉태한다.

그후 김환은 최씨 가문으로 잠입하여 하인이 되지만, 최치수의 아내인 별당아씨와 사랑에 빠져 둘은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최씨 가문의 재산을 탐낸 귀녀와 몰락 양반 김평산의 음모로 최치수는 교살당하고 음모를 꾸민 두 사람은 윤씨부인에게 발각되어 사형당한다.

최씨 집안의 외가 쪽 먼 친척인 조준구는 윤씨부인이 마을을 휩쓴 콜레라(호열자)로 죽자 최씨 집안의 재산을 강탈하려고 한다. 그는 한편으로 최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인 최치수의 외동딸 서희를 몰아내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면서 일본인들의 힘을 빌려 모든 재산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희와 자신의 아들 병수를 결혼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서희는 충직한 하인 김길상 등과 함께 용정으로 탈출한다. 서희는 용정에서 윤씨부인이 남긴 금은괴를 자본으로 장사로 성공하여 거부(巨富)가 되고, 하인이었던 길상과 혼인한다. 여기까지가 토지 1 2부의 개괄적인 내용인데, 국권상실, 봉건 가부장 체제와 신분 질서의 붕괴, 농업 경제로부터 화폐 경제로의 변환 등 1900년대와 1910년 한국 사회의 변화가 소설의 밑그림으로 담겨 있다.

3, 4부는 1, 2부와 연속선상에 놓이면서도 시대 배경 인물의 변화와 변천에 따라 이야기의 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3, 4부의 시간적 배경은 2, 30년대인데, 이 시기의 한국 사회의 격변이 소설의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3 1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음이 확인되고, 일제의 총독 정치가 가혹해지기 시작한 1920년대 식민지 상황의 암울한 분위기가 무겁게 소설을 누르고 있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 백성들은 굳건히 발붙이고 살 정착지가 없기 때문에 자연히 여기저기 떠도는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소설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소설의 무대가 다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1부(1897~1908. 5)에서는 평사리, 2부에서는 용정으로 거의 국한되어 있다시피 한 소설의 무대가 3, 4부에 와서는 서울 부산 진주 평사리, 그리고 국외로는 간도 일대와 일본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독립 운동의 여러 노선이 제시되며, 지식인들의 사상적 경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시도된다.

이런 가운데 1 2부의 주역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용이와 그의 아내 임이네는 병으로 죽고 기생으로 전락한 끝에 이상현의 씨를 낳고 아편 중독자가 되고 만 기화(봉순)는 끝내 서희의 비호와 정석의 애끓는 연정을 뿌리치고 투신 자살한다.

동학 잔당의 세력을 규합하여 독립운동을 벌이려던 김환(구천이)은 고문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용정 공노인의 부인과 조준구의 악착같은 부인 홍씨도 세상을 뜬다. 이들의 죽음과 함께 [토지]에서는 이들의 후손들이 점차 주역을 차지한다. 서희의 두 아들 윤국과 환국, 용이의 아들 홍이, 조준구의 아들 꼽추 조병수 등이 소설의 전면으로 나온다.

이와 함께 3 4부에 오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인텔리 계층으로 작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 없는 식민지 상황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임역관의 딸 명빈과 명희를 비롯해 귀족층의 조용하, 급진적 사회주의 사상가 서의돈, 극작가 권오송, 성악가 홍성숙, 조선에 대해 동정적인 일본인 오가다 지로, 유인실, 강선혜, 황태수 등과 진주 쪽의 박효영, 허정윤 등이 그러하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광복의 감격까지를 다루고 있는 5부는 [토지]의 대단원의 장이다. 송관수의 죽음,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입 운동 단체의 해체, 길상의 관음 탱화 완성, 오가다와 유인실의 해후, 태평양 전쟁의 발발, 예비 검속에 의한 길상의 구속, 양현 영광 윤국의 어긋난 사랑 등이 이어지면서 대하소설 [토지]는 거대한 마침표를 향하여 달려간다. (출처 : 문학사전 p. 278~280)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대하소설

앙드레 모루아가 처음 이 명칭을 사용한 이후부터 일반화되었다. 모루아의 정의(定義)에 의하면, 대하소설이란, 내용의 줄거리 전개가 완만(緩慢)하고 등장인물이 잡다하며, 사건이 연속해서 중첩되어 마치 대하의 흐름과 같이 계속되는 장편소설이라는 것이다. 특히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며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는 인상을 독자에게 주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최초에는 이러한 경향이 강한 R.롤랑의 《장 크리스토프》(1904∼12), M.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la Recherche du Temps Perdu》(1913∼1928), 마르탱 뒤가르의 《티보가(家)의 사람들:Les Thibault》(1928), 뒤아멜의 《파스키에가의 이야기:Chronique des Pasquier》(1936) 등, 프랑스 현대작가들의 작품만을 대하소설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1866), T.만의 《부덴브루크가》(1901), 골즈워디의 《포사이트가의 이야기》(1922), C.P.스노의 《타인과 형제》(1940∼1970) 등의 작품도 대하소설에 포함시키고 있다.

1930년대와 1940년대 한국문학에서는 염상섭의 《삼대(三代)》, 박태원(朴泰遠)의 《천변풍경(川邊風景)》, 채만식의 《태평천하》, 김남천(金南天)의 《대하(大河)》, 이기영의 《봄》, 한설야(韓雪野)의 《탑》 등의 가족사소설 ·연대기소설, 역사적으로 실재하였던 시대와 인물에 문학적 상상력을 가한 역사소설 등이 대하소설에 속한다.

안수길의 《북간도》(1959~1967), 박영준의 《가족》, 황순원의 《움직이는 성》, 박경리의 《토지》 이래로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주현의 《조선총독부》, 홍성원의 《육이오(六 ·二五)》, 황석영의 《장길산(張吉山)》, 김성한의 《요하(遼河)》, 김주영의 《객주(客主)》,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 대하소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희망 '토지'와 근대사

 

(1) 1부(1897년 한가위~1908년 5월) :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 을사보호조약 체결,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함, 1897년 대한제국의 성립 - 최참판 가문의 몰락, 조준구의 재산 탈취

(2) 2부(1911년 5월 간도 용정촌의 대화재~1917년 여름) : 경술 국치 후 지리산 동학 잔당(殘黨)의 모임, 대한 광복군 정부 수립, 1912년 중국민국의 성립과 러시아의 정세가 중요 배경이 됨. 1914년 1차 세계대전(~1918년), 1917년 러시아혁명 - 서희의 복수, 최씨가의 귀환

(3) 3부(1919년 3 1운동 ~ 1929년 원산 총파업, 광주학생사건) : 1919년 임시정부 수립, 1920년 김좌진의 청산리 대첩, 1929년 사회주의 사회 단체인 계명회 사건 - 김환의 죽음으로 송관수 등의 민중적 삶과 서울의 임명희를 둘러싼 지식인과 신여성들의 삶이 그려짐

(4) 4부(1930년 ~ 1939년) : 1940년 광복군 결성, 1933년 미국의 뉴딜 정책, 독일의 나치정권, 1936년 손기정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1937년 중일전쟁 발발, 1938년 남경학살 등 - 김길상의 출옥, 군자금 강탈 사건, 유인실과 일본인 오가다의 사랑

(5) 5부(1940년 8월 ~ 1945년 광복) : 1939년 제 2차 대전 발발, 1943년 카이로 선언, 일본의 항복 -

광복을 향한 민족의 삶, 양현과 영광의 사랑과 갈등


희망 문학으로 만나는 역사

 

 동학농민전쟁이 실패로 돌아간 뒤 조선의 식민지화는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을 타게 되었다. 러시아와 일본은 각기 아관파천과 명성황후 살해를 통해 조선의 식민지배를 꾀했다. 일본 낭인들의 국모 시해라는 전대미문의 치욕을 맛본 유생들은 단발령을 계기로 수하들과 농민군 잔여세력을 규합하여 전국적인 의병투쟁을 전개하지만, 일본군의 우세한 화력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농민군의 분발에 당황하고 일본의 이른바 내정개혁 강요에 몰린 정부는 갑오개혁을 단행한다. 왕권 제한, 조세의 금납화, 도량형 통일, 문벌 타파, 과거제 폐지, 노비법 폐지, 과부의 재혼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갑오개혁은 농민전쟁에서 집약적으로 분출된 봉건체제의 내부모순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였음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것이 일본의 조선 내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었다.

박경리(70)씨의 대하소설 <토지>는 농민전쟁과 갑오개혁, 을미의병 등이 차례로 근대사의 연표를 채우고 지나간 1897년 한가위로부터 문을 연다. 이후 일제의 본격적인 식민지배와 민중의 검질긴 독립투쟁, 그리고 2차 대전에 이은 해방까지의 긴박한 역사를 큰 호흡으로 훑어 내려갈 소설의 첫 장면은 뜻밖에도 평화롭고 풍요롭다.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 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고개가 무거운 벼이삭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들판에서는, 마음놓은 새떼들이 모여들어 풍성한 향연을 벌인다."

그렇기로서니 수상한 세월 힘없는 나라에서 맞이하는 박복한 백성들의 명절이 어찌 평화와 풍요의 겉보기에만 그칠 것인가. 과연 작가는 곧 이어서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는지"라며 시의 경지를 방불케 하는 문장을 내밀고 있다. 더구나 그 비애의 속내인즉, 산문적 사실성과 치열성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고많은 이별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흉년에 초근목피를 감당 못하고 죽어간 늙은 부모를, 돌림병에 약 한 첩을 써보지 못하고 죽인 자식을 거적에 말아서 묻은 동산을, 민란 때 관가에 끌려가서 원통하게 맞아죽은 남편을, 지금은 흙 속에서 잠이 들어버린 그 숱한 이웃들을, 바람은 서러운 추억의 현을 가만가만 흔들어준다."

<토지>는 만석꾼 대지주 최참판댁의 마지막 당주인 최치수와 그의 고명딸 서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토지의 상실과 회복을 둘러싼 대하 드라마를 전개한다. 치수의 어머니 윤씨 부인이 동학 접주 김개주에게 겁탈 당해 낳은 자식 김환이 의붓 형수인 별당아씨와 밤도망을 치는 사건은 장강처럼 흘러갈 소설의 초입에 물살 급한 여울목을 마련해 놓는다. 상피붙은 남녀를 쫓는 긴박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한편에서는 치수의 고임을 받아 그의 만석지기 농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하녀 귀녀의 음모, 치수가 비명횡사한 뒤 최참판댁 재산과 토지를 노리는 그의 재종형 조준구의 행보, 마을 남정네 용이와 무당 딸 월선이의 비련 등 인간사의 오욕칠정이 쉬임없이 피었다 진다. 거기에 동학군 출신인 대목수 윤보, 의병에 가담하는 김훈장,

독립군으로 변신하는 길상과 그 아들, 조준구가 대표하는 상업영농과 서희의 곡물무역의 자리바꿈에서 볼 수 있는 경제의 단계적 발전 등 사회·역사적 변모가 포개진다.

<토지>의 무대는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전북 진안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3개 도 12개 군에 걸치는 남도 5백리를 내려와 하동포구에서 남해로 흘러들기 전에 강의 북동쪽으로 빚어놓은 악양들을 내다보며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다. 폭이 넓지도 수심이 깊지도 않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꼽히는 섬진강은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바닷물에 몸을 풀기까지 지리산 자락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을 좌우에 거느리고 구비쳐 내려오는데, 강을 바투 쫓아오던 경상도쪽 산자락이 문득 멀찍이 물러나 앉으면서 조물주의 선물처럼 이루어 놓은 너른 벌이 바로 악양들이다. 김제?만경의 광활함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그래도 근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규모다. `외지 거지가 악양에 들어와도 1년은 놀고 먹을 수 있다'는 말은 그런 규모가 가능케 하는 풍요와 여유를 가리키는 것일 터이다. 하동에서 멀지 않은 통영에서 출생해 진주에서 학교를 나온 박경리씨는 1960년대의 어느 날 화개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길에 악양들을 접하고는 이곳을 당시 구상하고 있던 <토지>의 무대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소설을 집필하는 도중 평사리를 직접 답사하지는 않았다. 소설 속 동네 구조와 실제의 평사리의 모습이 같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겨울 한복판의 악양들에는 <토지> 서두와 같은 벼이삭의 물결 대신 날선 바람의 갈기만이 휘날리고 있다. 어쩌다 한둘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는 이들이 눈에 뜨일 뿐 너른 들에 사람 그림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 소의 음메 소리가 서로 화답하는 마을에서도 사람을 마주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담쟁이 덩굴이 벋어 올라간 오래 묵은 돌담들, 담 옆 헐벗은 나무에 달랑 두 개 달려 있는 까치감, 마루 밑에 넣어 둔 단호박 덩이들과 처마 밑의 메주, 시레기 다발 따위가 대신 사람의 자취와 체온을 전해준다.

악양들의 옥답과는 달리 산쪽으로 다가 앉은 마을에는 유난히 돌이 흔하다. 거의 모든 집의 담이 돌로 되어 있음은 물론 마을 뒤편의 다랑논의 논둑 역시 돌을 쌓아 만들어 놓았으며, 돌을 고르다 못한 언덕빼기는 단감나무 밭으로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어 땅밖에 모르는 농부들이 박토를 일구며 흘린 땀을 짐작케 한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소설 속 임이네와 강천댁, 두만네, 막딸네 등 아낙들이 시름을 털어놓거나 신세를 한탄하는가 하면 작은 일로 아옹대기도 했음직한 공동우물과 빨래터가 남아 있다.

박경리씨는 평사리를 답사하지 않았지만, 이곳 주민들은 <토지>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볼 기 뭐 있다꼬 사램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와 쌓십니더"라는 가게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서 평사리가 이미 문학사적 지명으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평사리에는 여관이나 여인숙, 식당은 물론 민박집 하나도 변변한 것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것이 생겨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달랑 지도 한 장 들고 물어 물어 찾아오는 수많은 독자들을 위해 마을 입구에 이곳이 소설 <토지>의 무대라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줄거리>
 

[토지]는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문을 연다.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윤씨부인(최치수의 모친)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후에 동학 접주가 되어 처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김환(일명 구천이)을 잉태한다.

그후 김환은 최씨 가문으로 잠입하여 하인이 되지만, 최치수의 아내인 별당아씨와 사랑에 빠져 둘은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최씨 가문의 재산을 탐낸 귀녀와 몰락 양반 김평산의 음모로 최치수는 교살당하고 음모를 꾸민 두 사람은 윤씨 부인에게 발각되어 사형당한다. 최씨 집안의 외가 쪽 먼 친척인 조준구는 윤씨부인이 마을을 휩쓴 콜레라(호열자)로 죽자 최씨 집안의 재산을 강탈하려고 한다. 그는 한편으로 최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인 최치수의 외동딸 서희를 몰아내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면서 일본인들의 힘을 빌려 모든 재산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희와 자신의 아들 병수를 결혼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서희는 충직한 하인 김길상 등과 함께 용정으로 탈출한다. 서희는 용정에서 윤씨부인이 남긴 금은괴를 자본으로 장사로 성공하여 거부(巨富)가 되고, 하인이었던 길상과 혼인한다. 여기까지가 토지 1 2부의 개괄적인 내용인데, 국권상실, 봉건 가부장 체제와 신분 질서의 붕괴, 농업 경제로부터 화폐 경제로의 변환 등 1900년대와 1910년 한국 사회의 변화가 소설의 밑그림으로 담겨 있다.

3, 4부는 1, 2부와 연속선상에 놓이면서도 시대 배경 인물의 변화와 변천에 따라 이야기의 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3, 4부의 시간적 배경은 2, 30년대인데, 이 시기의 한국 사회의 격변이 소설의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3 1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음이 확인되고, 일제의 총독 정치가 가혹해지기 시작한 1920년대 식민지 상황의 암울한 분위기가 무겁게 소설을 누르고 있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 백성들은 굳건히 발붙이고 살 정착지가 없기 때문에 자연히 여기저기 떠도는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소설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소설의 무대가 다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1부(1897~1908. 5)에서는 평사리, 2부에서는 용정으로 거의 국한되어 있다시피 한 소설의 무대가 3, 4부에 와서는 서울 부산 진주 평사리, 그리고 국외로는 간도 일대와 일본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독립 운동의 여러 노선이 제시되며, 지식인들의 사상적 경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시도된다. 이런 가운데 1 2부의 주역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용이와 그의 아내 임이네는 병으로 죽고 기생으로 전락한 끝에 이상현의 씨를 낳고 아편 중독자가 되고 만 기화(봉순)는 끝내 서희의 비호와 정석의 애끓는 연정을 뿌리치고 투신 자살한다.

동학 잔당의 세력을 규합하여 독립운동을 벌이려던 김환(구천이)은 고문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용정 공노인의 부인과 조준구의 악착같은 부인 홍씨도 세상을 뜬다. 이들의 죽음과 함께 [토지]에서는 이들의 후손들이 점차 주역을 차지한다. 서희의 두 아들 윤국과 환국, 용이의 아들 홍이, 조준구의 아들 꼽추 조병수 등이 소설의 전면으로 나온다.

이와 함께 3 4부에 오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인텔리 계층으로 작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없는 식민지 상황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임역관의 딸 명빈과 명희를 비롯해 귀족층의 조용하, 급진적 사회주의 사상가 서의돈, 극작가 권오송, 성악가 홍성숙, 조선에 대해 동정적인 일본인 오가다 지로, 유인실, 강선혜, 황태수 등과 진주 쪽의 박효영, 허정윤 등이 그러하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광복의 감격까지를 다루고 있는 5부는 [토지]의 대단원의 장이다. 송관수의 죽음,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입 운동 단체의 해체, 길상의 관음 탱화 완성, 오가다와 유인실의 해후, 태평양 전쟁의 발발, 예비 검속에 의한 길상의 구속, 양현 영광 윤국의 어긋난 사랑 등이 이어지면서 대하소설 [토지]는 거대한 마침표를 향하여 달려간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박경리의 '토지'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비교

 

토지

분노의 포도

작자의 역사 인식

한국인의 삶의 터전이며 상징인 토지에 다양한 삶의 형태, 인생관을 종합한 작품임

주어진 역사적 조건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탐색을 하고 있음

인물의 성격

난관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생존을 추구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줌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인간의 존재 가치를 탐구함

배경

일제 강점기 경남 하동군 평사리와 간도벌

1930년대 대공황을 맞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주제

한국 근대사의 인물들이 겪는 식민지적 고통과 운명을 통한 민족의 한과 의지.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비극적 삶과 고난 극복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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