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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짜법에 대한 바른말 한마디.

방송인들이 된소리로 발음해야 할 것을 예사소리 즉 글자대로 발음하고 있다. 80년대에는 ‘불뻡[불법], 효꽈[효과], 사껀[사건], 공꿘녁[공권력]’을 예사소리로 발음하더니 이제는 ‘오늘빰[오늘밤], 어제쩌녁[어제저녁], 산짜락[산자락], 한강따리[한강다리], 올뽐[올봄], 손쑤건[손수건], 암떵어리[암덩어리], 쌀까루[쌀가루], 이럴쩡도[이럴정도], 이럴꼉우[이럴 경우], 뱅미리까량[백미리가량], 암살딴[암살단], 법률쩍[법률적], 현실쩍[현실적], 이번쭈[이번주], 출발쩜[출발점], 수술때[수술대], 코꾸멍[코구멍], 쓰레기떠미[쓰레기더미], 물찌개[물지개], 부칸쩨[북한제], 설싸[설사], 문쏘리[문소리], 판똔[판돈(노름의)], 보름딸[보름달], 강까[강가]’는 물론이고 문짜[문자(文字), 문꾸[문구(文句), 글뀌[글귀]'까지도 국어순화 운운하면서 예사소리로 발음하고 있다. 특히 ‘ㄴ,ㄹ’ 덧나기로 발음해야 하는 ’금늉‘을 ’그뮹‘, ’환뉼‘을 ’화뉼‘, ‘맹장념’을 ‘맹장염’, ‘솜니불‘을 ’소미불‘, ’정류장‘을 ’정유장‘, ’생년필‘을 ’새견필‘, ’항녀울‘을 ’하겨울‘, ’시공뉴‘를 ’시공유‘ 등으로 발음하고 있다. 마치 예사소리로 발음해야 국어순화인줄 알고...

그럼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은 1988년에 개정된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제6장 제27항과 제7장 ‘다만’규정 때문이다.

1. <표준어 규정〉, 제2부 표준 발음법, 제6장 제27항

관형사형 '-(으)ㄹ'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할 바를[할빠를], 할 수는[할쑤는],

할 적에[할쩌게], 갈 곳[갈꼳], 할 도리[할또리], 만날 사람[만날싸람].

다만, 끊어서 말할 적에는 예사소리로 발음한다.

* ‘다만’ 규정을 만들어 선행 규정인 된소리로 발음해야 할 것을 거의 모든 방송인들은 예사소리로 발음하고 있고, 특히 합성어는 물론이고 사자성어까지도 각 단어대로 끊어서 발음하고 있다.

2. 제7장 음의 첨가

제 29항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음절(13)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 음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

솜-이불[솜ː니불] 홑-이불[혼니불] 막-일[망닐]

삯-일[상닐] 맨-입[맨닙] 꽃-잎[꼰닙]

내복-약[내ː봉냑] 한-여름[한녀름] 남존-여비[남존녀비]

신-여성[신녀성] 색-연필[생년필] 직행-열차[지캥녈차]

늑막-염[능망념] 콩-엿[콩녇] 담-요[담ː뇨]

눈-요기[눈뇨기] 영업-용[영엄뇽] 식용-유[시굥뉴]

국민-윤리[궁민뉼리] 밤-윷[밤ː뉻]

다만, 다음과 같은 말들은 'ㄴ' 음을 첨가하여 발음하되, 표기대로 발음할 수 있다.

이죽-이죽[이중니죽/이주기죽] 야금-야금[야금냐금/야그먀금]

검열[검ː녈/거ː멸] 욜랑-욜랑[욜랑뇰랑/욜랑욜랑]

금융[금늉/그뮹]

* 이 또한 ‘다만’ 규정을 만들어 우선적으로 발음해야 할 ‘ㄴ,ㄹ’ 덧나기를 무시하고 있으며, 특히 사람 이름에는 ‘ㄴ’덧나기가 안 일어 난다고 하면서 ‘정동녕[정동영]’을 ‘정동영’, ‘이을뇽[이을용]’을 ‘이으룡’, ‘김녕삼[김영삼]’을 ‘기명삼’, ‘이청뇽[이청용]’을 ‘이청용’, ‘김년아[김연아]’를 ‘기며나’, ‘기성뇽[기성용]’을 ‘기성용’으로 발음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대적 배경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박정희 정권까지 표준어는 하나로 정해져 있던 것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립국어원이 방언까지도 표준어로 삼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즉 전두환이 ‘불뻡’을 ‘불법’, ‘금늉’을 ‘그뮹’으로 발음하는 것을 보고 ‘불법, 그뮹’으로 발음하라고 하였는바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다만’ 조항을 만든 것이 아닐까 의심 된다.

말이란 쭉 이어서 발음해야 한다.

고서(古書)에는 띄어쓰기가 없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단어의 뜻을 분별하기 위해 성조(聲調)로 읽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 당시 뜻을 쉽게 분별하기 위해서 각 단어대로 띄어 쓰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문장을 읽을 때는 각 단어대로 띄어서 읽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행규정을 무시하고 다만 규정대로 발음하라고 하여 우리말을 엉망으로 만드는 ‘다만’규정을 없애야 한다.

이종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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