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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일본 문인들은 美日마찰로 인해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저들지도 모를 당시 상황을 일본 문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90년의 세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음미 해 보는것도 흥미로울듯 싶어 소개해 보겠습니다.

옛날 글이라 본인 任意로 번역한 점을 양해 하여 주시기를 바람.

 1920년대 문학 작가인 무샤노코지(武者小路 )가 1925년 文藝春秋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무샤노코지 가 우려했던 대로 일본은 1941년12월8일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는 엄청난 우를 범하고말았다.   -
id: 李一揆李一揆


日米戰爭은 설마 일어나지 않겠지만

                                  무샤노코지 사네아쓰(武者小路實篤)

  엄청난 무서운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 같으나 의외로 쉽게 일어날 수도 있다. 기세(氣勢)에 휩쓸리다보면 어떤 일이라도 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일미(日米)전쟁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소문은 있었지만, 이 기세로 간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또는 심각하게 생각해도 전쟁만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비상식적인 사람 내지는 무책임한 인간들이 많다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만다. 우리 국민들이 그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일본은 항상 외국을 침략하기는 했지만 내지(內地)에서 외국인과 전쟁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원구(元寇) 시기(1274년)에 규슈(九州)의 쓰시마(對馬)나 이키(壹岐) 등 일부가 침략을 당한 적은 있지만, 그것도 짧은 기간 동안의 사변인데다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인은 전쟁의 무서움을 진정 모르고 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볼 때 외국으로부터 침략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있다고 해도 쉽게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이 나라를 잃어버릴 리도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미국과 전쟁을 한다면 그 결과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전쟁에는 필요한 식량문제와 자금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구시대적 사고방식으로, 전쟁에 패배해서 멸시를 받는다면 자살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멸시를 당해도 살아있지 않다면 그 어떤 의미도 없다. 인간을 살상하거나 무력으로 승부를 정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는 폭력시대가 도래하여, 폭력 위에 세워진 정부 이외의 수명은 나약한 것인 반면에 폭력 위에 세워진 정부는 도리에 어긋나더라도 통하여 어느 누구도 반대하는 자가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러한 시대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미일전쟁이 발발한다면 결국 이 나라는 대혼란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앞으로 전쟁을 한다면 죽는 사람들의 생명을 본인 자신이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전쟁은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가난하게 하는 것이므로 지금 이상으로 가난해진다면 일본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욱이 외국으로부터 경멸당한다는 것은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큰 목적을 위해 수치를 견디는 것을 크게 찬미하며, 평화적인 전쟁으로 끈기 있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국민을 보다 행복하게 하는 것에 전력을 다하여, 미국보다 더욱 진리에 가까운 나라를 건설하기위해 힘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지금 느긋하게 있을 수는 없는 시기라는 것도 수긍은 가지만, 국민을 점점 더 불행하게 하기위해 노력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도리에 어긋난 전쟁을 걸어온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한 차분하게 원대한 마음을 갖고 싸움을 사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본다. 걱정이 너무 앞선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늦은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우리 문학가들은 냉정하게 결과를 예측하여, 전쟁에 쓸데없이 자금을 쓰거나 생명을 버리기보다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그리고 어려운 생활을 유지하기위해 생명을 잃는 사람들을 돕는 데 힘을 써야한다. 또한 요즘 이루어지고 있는 이민문제 등에도 자금을 돌려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펴도록 주장하고 싶다.

  설마 지금 일본에서 전쟁을 하리라고 생각하는 자는 없겠지만 유럽전쟁 등을 보더라도 설마 일어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전쟁이 결국은 일어나지 않았던가.

  일본의 운명은 지금 실로 중대한 시기이며, 광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멈추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힘은 청년의 힘뿐이다. 이제 청년들은 이번 기회에 일어나 우리의 생명과 사상을 존경받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때이다. 미국과의 제반 문제에 대하여 좀더 냉정히 생각하지  않고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 소중한 인명이 희생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모한 짓이며 자연을 무시하는 대가의 벌을 받을 것이다.

  상대국이 우리에게 나쁘다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치욕적인 일이 될 수는 없다. 그보다도 우리가 진리를 무시하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치욕이 될 것이다. 인민의 행복을 위해 힘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인민이 불행해져도 괜찮다는 것은 너무나도 우매한 생각이다.

  이러한 시기에 일본의 문인들이 힘을 합하여 미국의 문인들과 공동으로 양국의 악감정을 버리고 우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기쿠치(菊池)씨가 앞장서서 뜻있는 역할을 해주기 바랄뿐이다.

  어쨌든 일본 문인들의 힘으로 전쟁을 미연에 방지 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걱정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전원생활 속에 파묻혀 생각하고 있자니 매우 불안할 뿐이다.

  미국에도 지금의 상황을 모르는 문인이 없을 리가 없다. 문학가는 정치가에게는 힘이 없지만, 청년에게는 지식을 비추어 줄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위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문의 여론이 이러한 방향으로 쓰여 진다면 전쟁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는 여론의 심부름꾼이므로 여론에 등을 돌릴 수 없다. 일본이 전쟁에 응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올가미에 빠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무모한 짓을 하여 미국의 어리석은 자들을 기쁘게 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좀 더 확실하게 해 두고 싶다.

  무엇보다 증강되어 가는 일본의 군사력을 두려워 한 나머지, 지금 일본을 혼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미국도 전쟁을 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정해져 있다. 이득을 보는 것은 다른 나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가장 손해를 보게 되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올가미에 빠져 일본이 엄청난 바보로 보일 일은 없어야 한다. 희극의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사소한 일에 정색을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엄청나고 무서운 일을 아무 거리낌도 없이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나 이러한 인간이기에 입 다물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이 글을 쓰는 바이다.


『文藝春秋』大正13년 7월호,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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