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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요셉의 꿈

2011.06.19 11:27

정유석*64 Views:5145

요셉의 꿈


창세기 37장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스라엘(야곱)은 요셉을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라고 해서 어느 아들보다도 더 사랑했다. 그래서 장신구를 단 옷을 지어 입히곤 했다.  이렇게 아버지가 유별나게 그 만을 사랑하는 것을 보고 형들은 미워서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넬 생각이 없었다. 
 한 번은 요셉이 꿈을 꾸고 그 꿈 이야기를 형들에게 했는데 그 때문에 형들이 그를 더 미워하게 되었다.
 '내가 꾼 꿈 이야기를 들어봐요"하며 그는 이야기를 꺼냈다. '글세, 밭에서 우리가 곡식 단을 묶고 잇는데 내가 묶은 단이 우뚝 일어서고 형들이  묶은 단이 둘러서서 내가 묶은 단에게 절을 하지 않겠어요?'
  '네가 정말 우리에게 왕 노릇이라도 할 셈이냐? 네가 정말 우리에게 주인 노릇을 할 셈이냐?'  형들은 그 꿈 이야기를 듣자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그 후 그는  다른 꿈을 꾸었는데  그 이야기를 또 꺼냈다. ' 글세, 내가 꿈을 또 꾸었는데 해와 달과 별 열 하나가 내게 절을 하더군요'  그는 아비지와 형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가 아버지의 꾸지람을 들었다. '내가 꾼 꿈이 대체 무엇이냐? 그래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제들이 너에게 나아가 따에 엎드려 절을 할 것이란 말이냐? ' 형들은 그를 징투했지만 아버지는 그 일을 마음에 두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받아 버림을 받은 후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다. 그러던 중 그는 파로아 왕의 꿈을 정확히 해석할 기회를 얻었고 이로 인해 왕의 총애를 받아 왕국의 고위직에 올랐다. 통치자의 신분에 이른 그는 기근에 시달리던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모두 이집트로 초청해서 그 곳에서 가장 좋은 땅으로 이주시켰다.

 정신분석에서는 꿉을 분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꿈에 보이는 내용은 대체로 억압되어 있거나 숨겨진 생각이 상징을 통해 나타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은 꿈속에서 상징이란 무슨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전다.  또 분석적 이론을 관철하기 위해 억지로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사실 상징에는 개인 각자에게만 특별한 의마가 있는 상징이 있을 수 있다. 한 중년 여인이 건강을 지킨다거나 행복을 부른다는 팔찌를 끼고 잇을 때 이 팔찌가 그녀에게는 그런 의미를 주고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팔찌일 뿐이다. 마스코트나 부적 같으 것도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특정 그룹이나 한 나라에게만 의미를 주는 상징도 있다. 붉은 십자가는 재난을 받을 때 펼쳐오는 구호와 박애의 상징이고 어떤 마크는 흉칙한 재벌의 상징이 된다. 성조기는 미국인에게, 태극기는 한국인들에게 각기 자기가 속한 국가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러나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상징은 이보다 더 넓게 인류 모두가 공유하는 상징을 말한다. 
 요셉의 두 번째 꿈을 예로 들어보자. 요셉이 꿈을 이야기하자 아버지는 금새 그 뜻을 알아차린다. 해는 아버지, 달은 어머니, 11개의 별들은 형재들이라고.  이렇게 정신분석에서 상징물은 누가 가르쳐 주어서 배운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로나고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를 주는 상징인 것이다.


 요셉의  첫번 꿈에서도 우뚝 일어선 곡식단의 의미를 형제들은 금세 깨달았다. 그래서 형제들은 자기들이 묶은 단이 요셉의 단에게 둘러서서 절은 한다고 하니까 그들은 요셉을 다욱 미워하게 되었다.
 남자들 사이에 우뚝 일어나서 누구보다 더 크고 가장 힘이 세며 남들을 지배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남성의 거시기일 것이다. 하필이면 쌍스럽게 성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뚜렸하고 확실하며 과시적인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필자가 미국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마침 제 2회 슈퍼볼이 열렸다. 1970년으로 기억한다. 약체였던 뉴욕 제츠가 예상을 뒤엎고 당시 볼티모어 콜츠 팀을 이겼다. 이때 제츠의 쿼터백 조 네이머스는 즉시 미국인들의 우상이 되었고 미식 축구를 모르는 많은 여성들까지도 그에게 열광해 자기가 입던 팬티를 벗어 던질 정도였다.
 그 무렵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레지던트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한 젊은 친구가 선망이 어린 어조로 이런 농담을 했다. "조 네이머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딕'을 가졌어"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렀는데 나는 웃지를 못했다. 미국에 온지 불과 2년이 지난 그때까지 '딕'이란 슬랭의 의미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나 혼자 어색해 했던 그때의 장면이 그래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의 자신의 물건에 대해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로 어렸을 때 본 적이 있는 아버지의 큰 성기 때문이다. 그것에 비해 내 고추는 얼마나 초라하고 빈약했던가!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하찮은 고추로 아버지와 겨루다가는 어것마저 잘려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거세 불안'은 남자라면 소년기에 누구나 지니는 보편적인 불안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긴 열등감은 성인이 되어 자기 것도 충분히  발육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 성 행위때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것은 테크닉이지 그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귀가 아프게 여러번 반복해 들었어도 이 크기에 대한 고착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은 공중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다거나 골프를 치고 난 후에 샤워를 할 때 가끔씩 눈을 흘끔 돌려 옆 사람을 그것과 자신의 크기와 비교하는 것이다. 그 크기에 대한 선망은 여자에게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갚이면 다홍치마라고'   내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이 걸쭉한 중년 여성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던 농담을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어런 바람이 오히려 훨씬 더 솔찍하게 다루고 있다. 구약의 에스겔 서에 의하면 '물건이 크다고 해서 이웃나라 이집트 사람들에게도 몸을 팔았다'(16:23)  또 '물건이 나귀의 그것만큼 크고 정액을 말처럼 쏟는 이집트의 정부들과 열을 올리던 일을 잊지 못하였다"(23:20)라고 기록하고 있다.

 요셉이 자기의 꿈 내용을 아버지나 형제들에게 아야기했을 때 자신은 그 의미를 알고 있었을까? 자신은 파라오 왕의 꿈을 명쾌하게 해석하여 높은 지위까지 출세한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꿈 내용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던가 또는 알고 있으면서도 부모나 혀제들의 기를 꺾고 그들 위에 군림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행동,  그 둘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의 다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요셉은 동양적으로 말해 부모에게 효도를 잘 하고 형제간에 우의가 깊은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이런 사실로 보아 남들은 모두 쉽게 이해랄 수 있는 내용을 요셉 자신은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사실 꿈에는 내부에서 무의식으로 그 내용을 검열하여 당사자에게 그 뜻을 애매하게 만드는 기전이 있다고 정신분석에서는 보고 있기 때문에 꿈을 꾼 본인 자신이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리 드문 현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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