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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중년기 치매 1

2011.07.03 19:10

정유석*64 Views:6942

중년기 치매 1

다음은 2006년 12월 11일자 USN&WR 잡지에 실린 찰리 스나이더란 남자의 근황이다. 그의 셔츠에는 부인 바브 여사의 직장 전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잇”(뒷면에 끈끈이가 있는 메모지)이 붙어있다. 주머니 속에는 며칠 후에 방문할 친구들을 기억하라는 사연과 함께 그들을 집으로 인도해 오라는 지침이 적힌 노트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탁 위에는 출근 전에 부인이 적어둔 “쓰레기를 내다 놓을 것” “약 챙겨먹기” 같은 지시사항이 놓여있다.

그가 매일의 일과를 마치려면 위에 적은 지침서가 필요하다. 그는 55세 밖에 되지 않은 알츠하이머 환자다. 부부는 2005년 말 세인트루이스에서 서쪽으로 45분 거리에 있는 침실 두 개 짜리 아파트에 산다. 그들은 생활을 가능한 한 단순화하기 위해 도시 근교의 큰 저택을 팔로 이곳으로 이사온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남들과 이야기하고 차를 몰고 간단한 일도 처리합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기억을 되살려주는 지침노트가 필요하지요.”

1912년에 '알츠하이머병'이 의학에 정식으로 등록되었을 때부터 '노년기 치매'(Senile Dementia)란 진단은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붙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4-50대인 중년기에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노인기 전 치매'(Pre-senile Dementia)란 병명이 병존해 왔다. 치매에 대한 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유전자 검사를 비롯해서 정밀 뇌 측정기술의 발달로 인해 근래에는 ‘중년기 치매’ 환자를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다. ‘노년기 치매’ 환자 숫자와는 비할 수 없지만 그래도 현재 미국에서만 약 64만 명이 ‘노년기 전 치매’란 진단으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찰리 스나니더씨의 경우 치매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건강을 유지했다. 그는 결혼해서 두 자녀를 가졌고 5명의 손주까지 보았다. 그는 1977년 경찰에 투신하여 세인트루이스 근교 도시에서 경찰생활을 10년이나 한 다음 소방관이 되었다. 그는 본직 외에도 가옥 개조업과 사설탐정으로 부수입을 얻었다.
그런데 2001년 50세가 되었을 때 심신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아파서 자주 결근을 했는데 나중에 그것이 밀에 대한 앨러지라고 알려졌다. 다음 해에는 당뇨병이 걸렸으며 약을 먹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인슐린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우선 근육조종과 평형감각이 둔화되었다. 어둠 속에서 불을 키려고 스위치에 다가가다가 다른 물건에 부딪쳤다.

다음 2년 간 기억력 장애가 뚜렷해졌다. 소방서에서 열쇠의 숫자조합을 잊어서 사물함을 닫지 않고 퇴근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소방 장비 하나라도 찾으려면 트럭의 칸마다 열고 찾아야했다.

운전은 별 문제가 없었다. 항상 다니던 길만 운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는 동료들의 이름조차 잊는 일이 흔하게 발생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35년 간 같이 살아온 부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을 때였다.

처음 의사는 다발성 경화증, 고혈압, 우울증, 불안 등을 의심했다 결국 2003년에 이르러 종합 신경검사를 받은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결론이 나왔다.
몇 달 후 그는 소방서에서 은퇴했고 신체장애에 의한 사회보장을 신청했다.

전에는 마땅한 검사 방법이 없었고 의사들조차 ‘중년기 치매’를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이 질환의 빈도가 생각보다 많다고 본다.
하기는 알츠하이머 박사가 전 세계체서  처음으로 보고한 치매환자조차도  51세에 사망했으니 지금 기준으로는 알츠하이마 뱡으로 구분되겠지만 사힉 그녀의 치매는 40대에 이미 시작되었음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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