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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반역 시인 에즈라 파운드

2011.07.09 22:05

정유석*64 Views:6910

1933년 이후, 에즈라 파운드는 점차 파시즘의 철학에 동조하게 되었다.

유럽의 위대한 문화적 유산을 지켜가면서 노동자와 농민에게 경제적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런 사회를 건설하는데 거침돌이 되는 ‘적’에 대한 증오가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그는 ‘방해 자’와 ‘불로 소득 자’로 유태인들을 지적했는데 1940년 경 그에게 고리대금업자는 유태인과 동의어였다.

파시즘은 이념적으로 공산주의와 공존할 수 없는 적대적 체제였다. 우선 공산주의를 처음으로 주창한 칼 마르크스가 유태인이었고 초기 공산주의 운동에는 많은 유태인들이 참여했다. 유태인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금융계는 물론 언론계까지 장악해서 여론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인다고 생각했다. 독재의 주체가 공산주의에서는 프롤레타리아인 반면 파시즘에서는 히틀러나 무솔리니같이 대중을 지도할 뛰어난 인도자였다. 따라서 에즈라 파운드는 무식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주도하는 공산주의에 대한 증오감을 직접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시즘을 지지하면서 민주주의(Democracy)란 결국 유태인 지배주의(Judeocracy)라고 단정하고 미국의 참전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방송을 반복했다. 그래도 그는 전쟁 내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에게는 작가로서는 최초로 미국에 대한 ‘반역자’란 낙인이 찍힌 것이다.

1945년 5월 이탈리아를 진격하던 미군은 북으로 제노아까지 도망간 에즈라 파운드를 사로잡았다. 반역자에 대한 미군의 조치는 아주 혹독했다. 그는 피사 근처 포로수용소에서 캠프에 수용될 때까지 25일 간이나 고문이나 다름없이 노천 울타리에 갇혀 있었다. 지금은 다르지만 이차대전까지 통상적으로 인정된 전쟁관습(민간인에 대한 원폭 투하, 동경이나 런던  대 공습 드레스뎐 초토화 등)으로 인해 민간인 보호라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란 개념은 아예 없엇다. 그때의 경험 때문에 이 시인이 미쳐버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수용소에서 그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상대방에게 마치 펜싱이나 테니스를 상대하는 시늉으로 낡은 빗자루를 손에 들고 휘둘렀다. 이런 기이한 행동은 감시병들에게 큰 구경거리가 되었고 60이 된 노인의 기행을 측은히 여겨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그에게 친절을 보이는 병사들도 늘어났다.

또 그런 중에서도 그는 위생병들에게 자기는 미국 정부 고위층들의 내막을 너무 소상하게 알고 있어서 미국 정부는 절대로 자기를 반역자로 기소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포로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피사 시편’(Pisan Cantos)을 구상하여 나중에 발표했는데 이 시집은 1948년 미국 국회도서관이 수여하는 볼링겐 상을 수상하게 된다.

1946년 2월 재판을 받기 위해 워싱턴으로 이송되었다. 수용소를 떠나면서 자신의 손을 턱 밑에 받쳐 올가미를 표시했고 교수형을 당하는 모습을 팬터마임으로 연기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그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탄 경험이었기 때문인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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