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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천재 시인 에즈라 파운드

2011.07.09 22:40

정유석*64 Views:6925

미국 문단을 섭렵하다보면 그의 작품은 잘 몰라도 에즈라 파운드란 이름은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에즈라 웨스턴 루미스 파운드(Ezra Weston Loomis Pound, 1881-1972)는 미국 출신 시인이고 평론가며 특출한 음악가로도 알려져 있다. T. S. 엘리엇과 함께 20세기 영어권 문학에 끼친 지대한 공로로 인해 “시인중의 시인”(Poet's poet)으로도 불렸다. 이 시인은 시야말로 가장 높은 예술 형태라고 생각했다. 그는 현대시인들 중 가장 출중하고 박학다식했다. 그러나 한 때 조금 괴상한 성격과 비뚤어진 세계관을 지녔으며 그 결과로 12년 간이나 정신병원에 구금된 기록이 있다.

그는 1881년 아이다호주 헤일리란 개척지역 통나무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연방 조폐창의 분석담당자로 펜실베이니아주로 전근했기 때문에 그는 그 주에 있는 윌코트란 도시에서 자랐다. 15세 만에 동부에서 유명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입학하여 시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학문을 흡수했다. 그는 라틴, 중세기,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 연구에 뛰어났다. 이 때 급우로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를 사귀었는데 그는 한동안 파운드 가족과 함께 살았으며 후에 뉴욕에서 전위 시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또 파운드는 해밀턴 칼리지에서 로망스 언어(라틴어에서 파생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어)를 전공했다. 졸업한 후 인디애나주 와바시 칼리지에서 1년쯤 교직에 있었지만 자기 방에 성전환 여배우를 끌어들인 사건으로 인해 파면되었다. (지금은 몰라도 그의 행동은 그 시절 전위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결과 미국 문화의 후진성과 폐쇄성을 혐오하여 배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가 베니스를 거쳐 런던에 정착했다. 원래 그동안 쓴 시들은 중세기 로맨스 문학 그리고 19세기 시인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영국에 정착한 다음 포드 매덕스 포드 같은 작가들의 영향으로 인해 지나치게 장중하고 고색이 충만한 중세기적인 표현 양식을 걷어버리고 새로운 현대 시인으로 태어났다.

그는 당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를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여겨 존경했다. 결국은 이 아일랜드 출신 시인의 비서가 되었다. 일차대전 중에 그들은 영국의 서섹스에서 같이 살면서 일본어와 일본 '노' 연극을 공부했다. 일본 문학의 단가에서 영향을 받아 '이미지즘'(Imagism)이란 시 형태를 창시했다. 간단한 한 개의 이미지로 사물을 표현하는 시 형식이었다. 지금 람하는 일본의 '단가'(短歌)였으리라. 예로 '메트로 역에서'라는 시가 있다.

하루는 파리의 지하철에서 미인들을 자주 마주치자 그 날 저녁으로 시를 지었다. “군중 속에 떠오르는 그 얼굴들의 환영/ 젖어 검어진 가지 위의 꽃잎들”.
 '차이 치'란 시도 같은 형태다. "꽃잎들이 물 속에 떨어졌다./ 오렌지색의 장미/ 붉은 자취는 돌에 남기도."  이는 일본 시단에서 시로 인정받는 소위 '하이쿠'인 셈이다.

그는 수많은 시인이나 작가, 그리고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당시 런던이야말로 20세기의 새로운 문예부흥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은 지었다. 예이츠의 비서로 있는 동안 제임스 조이스와 교류하며 이 신인을 영미 문학에서 주목을 받아야 할 작가로 띄어주었다.
 예를 들어  미국 태생으로 영국에 건너온 무명 작가 T. S. 엘리엇의 시집 “황무지”를 발간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 결과 엘리엇은 서구 시단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시인으로 등장하는데 파운드의 도움을 크게 받은 셈이다. 그는 지금 말로 표현하자면 영국 문단의 거대한 ‘마당발'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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