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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훈 컬럼


안철수 벗기고, 박근혜 때리기


임 춘 훈
언론인, 전 한국방송공사 미주지사 사장

퀴즈문제 하나…

건드릴수록 커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시사퀴즈가 될 수도 있고 일종의 넌센스 퀴즈일 수도 있습니다. 힌트를 드린다면 ‘외설적’ 상상력으로 정답을 찾지는 마시기를…. 정답은 남자의 거시기가 아니라 바로 안철수랍니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 안철수는, 누가 건드리면 더 커지고 인기와 지지율은 쑥쑥 더 올라가는 불가사의한 정치적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가령 이런 경우입니다.
열흘전 쯤 안철수는 박근혜와의 대선 양자대결에서 5%의 격차로 간만에 박근혜를 누른 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그는 몇 차례를 빼고는 줄곳 4~5% 차이로 박근혜에 밀려 왔는데 단숨에 이를 역전시킨겁니다.

정치권과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근혜 안철수 양자대결에서 이렇게 8~10%대의 지지율 이동이 단숨에 일어난 것을, 바로 “건드리면 커지는” 안철수만의 ‘거시기 효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열흘 전 괜시리 안철수를 건드린 쪽은 국가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선관위가 건드린게 바로 ‘안철수 재단’이었지요. 선관위는 안철수를 잠재적 대선주자로 판단해 안철수 재단 명의의 기부행위를 일체 못하도록 금지시켰습니다. 선관위로서는 현행 선거법에 따른 당연한 조치를 내린건데 뜻밖에도 역풍이 불었습니다.

선관위의 결정을 ‘안철수 대통령’을 막으려는 집권세력의 음모쯤으로 치부한 안철수의 열성지지자들…이른바 안빠부대와 안빨부대의 욕설과 항의 글이 인터넷과 SNS에 넘쳐났습니다. 안철수는 선관위가 건드리는 바람에 커졌고, 그래서 지지자들은 뭉쳤고, 안철수가 커진 만큼 라이벌 박근혜는 작아졌습니다.

안철수의 요즘 행보를 보면 그의 대선출마 가능성은 99%인것 같습니다. 지금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은 자체 경선과정을 거치며 혹독한 검증의례를 치르고 있습니다. 헌데 출마 가능성 99%에다 대선 결선진출이 예상되는 2강(强)중 하나인 안철수만 홀로 독야청청….

“나를 건드리면 너희가 먼저 죽는다”는 식으로 정치권과 경쟁 상대들을 겁박하고 조롱하며 ‘검증의 무풍지대’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불가해(不可解)한 안철수 현상의 또다른 단면입니다.
 

무릎팍 도사의 7대 거짓말

‘무릎팍 도사의 7대 거짓말’이라는 글이 인터넷에 떠다니고 있습니다. 강호동이 진행하던 MBC의 토크쇼 ‘무릎팍 도사’는 3년 전 안철수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민낯을 드러내 보인 예능프로입니다. 대통령을 꿈꾸던 예비정치인 안철수는 바로 이 프로그램에서 떴지요.

인터넷 검색창에 안철수의 거짓말을 입력하면 믿거나 말거나 식 ‘안철수 거짓말’이 짱짱하게 떠오릅니다.

상당부분은 과장이거니 왜곡이거나 혹은 허위겠지요. 그는 대한민국의 유력한 대선후보입니다. 비록 인터넷 상이지만, 인품과 도덕성이 남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는 안철수한테 따라붙는 그 많은 주홍글씨들은, 진위여부를 떠나 보는 이들을 불편하고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이런 사람을 “건드리면 더 커질까봐” 혹은 “언젠가는 손을 잡아야하는데 차마 건드릴 수가 없어서…”와 같은 이유로, 여야 양대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검증의 ‘검’자도 꺼내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정치의 상식이 아닙니다.

안철수의 성인(聖人)컴플렉스

안철수의 7대 거짓말 중 첫째는 고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올라있다는 21년 전 군 입대하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무릎팍 도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지요.
“입대 후 내무반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가족들한테 군대간다는 말을 안하고 나왔어요…”

그날 밤새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연구를 하다 혼자 역으로 나가 기차를 타고 입대하게 됐고, 아내에게는 내무반에서 뒤늦게 전화로 입대사실을 알렸다는게 안철수의 주장입니다.

아내 김미경 씨는 훗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함께 역으로 나가 기차 타는 것을 보고 왔다”는 취지로 증언해, 이 애기는 안철수의 ‘황당 거짓말’ 제1호로 인구에 회자됐습니다. 궂이 할 필요도 없고 스토리의 개연성도 떨어지는 이런 종류의 거짓증언을 그가 해야만 했던 내면의 멘털리티가 문제입니다. 그에게는 스스로를 성인화(聖人化)하려는 강한 잠재적 요구가 있고, 크고 작은 거짓말들은 바로 이런 ‘성인컴플렉스’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무릎팍 도사에서 안철수는 “나는 술을 전혀 못 마신다.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MC들이 “단란히 먹는 술집 가보셨어요”라고 되묻자 그는 “뭐가 단란한거죠”라며 단란주점의 존재자체를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뗐지요.

요며칠 인터넷엔 ‘안철수와 룸살롱’ 얘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술을 마셨다고 증언하는 전직 고위 공직자, 기업체 임원 등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보안업체 임원은 자기회사 대표가 안철수와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비지니스를 하다보면 룸살롱에 갈수도 있는데 안원장이 각종 언론매체에 나와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고 도덕적으로 신성한 것처럼 애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의 위선을 밝히기 위해 내가 진실을 털어 놓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지난 주 ‘안 교수, 사소한 검증에도 성실히 답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사설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설립한 안철수 연구소에 안교수의 장인과 부인, 친동생이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교수의 장인은 95년 3월부터 3년 동안 이사로 재직했고, 부인이 그 뒤를 이었다. 친동생은 97년부터 4년간 감사직을 맡았다. 안 교수는 가족이 임원으로 있을 때인 99년 10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1년 뒤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최소한 300억 원의 주식평가 이익을 얻었다…”

이 내용은 안철수가 2004년에 쓴 책 ‘CEO안철수, 지금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의 내용과는 딴판입니다. 책에서 그는 “안연구소엔 나의 친척이 한명도 없다. 친인척을 채용하면 다른 직원들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썼습니다.
무릎팍 도사의 7대 거짓말 중 이 애기는 몇번째에 랭크될까요.

안철수 검증이 승패 가른다

8월20일 박근혜 의원은 84%의 지지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됐습니다. 역대 어느 경선에서도 유례가 없던 압도적 승리이고, 여성이, 그것도 전직 대통령의 딸이 주요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도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경선 전에 돌입해 한달 후 어쩌면 결선투표까지 치러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하게 됩니다. 예상대로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가 단일 티켓을 만들면 박근혜는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실패해 박근혜-민주당 후보-안철수의 3자 대결이 되면 박근혜는 낙승할 수 있겠지요.

양강구도가 이뤄져도 야권 단일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판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빅근혜 진영은 문재인이나 손학규가 안철수의 지지를 업고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경우를 최악의 상황으로 꼽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고정지지표에 안철수 표가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봅니다.

차라리 안철수로 단일화 돼 박근혜-안철수의 빅매치가 이뤄지면 현재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대혼전이 벌어지며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박근혜 진영은 계산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대선 역시 정책이나 인물보다는 후보의 이미지, 감성, 소통 능력 따위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큽니다. 각 후보에 대한 상대방의 죽기살기식 검증이 새삼 주목받는 까닭입니다. 박근혜는 5.16이나 유신, 장준하 씨 사망의혹 등 과거사 보다는 동생 지만씨와 올케 서향희 변호사의 저축은행 관련 비리 등 현재진행형 의혹들이 아킬레스건입니다. 공천뇌물 사건같은 대형 측근 비리가 한두건만 더 터져도 대권 꿈은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검증’이 더 두려운 쪽은 안철수입니다. 박근혜의 약점은 지난 5~6년 사이 대부분 검증을 받았지만 안철수는 이제 시작입니다. 박근혜 진영은 안철수한테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깜짝 검증자료들을 다수 비축해 놓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나는 건드릴수록 더 커진다”는 안철수의 ‘거시기 효과’가, 과연 대선 결전의 날까지 통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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