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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정현, "나는 약점이 정말 많습니다"

김현중 프리미엄뉴스부 견습기자 E-mail : kimhjc@chosun.com 


입력 : 2014.08.01 05:30

7·30 재·보선의 스타는 단연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다. 전남에서 최초로 선거로 지역벽을 뛰어넘은 그는 중고 자전거를 타고 우직하게 유세를 펼쳤다. 그의 진정성에 감동한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그와 함께 심리적 지역 장벽을 뛰어넘었다.

이정현 당선자는 2012년 3월부터 “들꽃처럼…”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해왔다. 이 블로그는 이번 재·보궐선거 유세 활동을 기록한 ‘이정현의 하루’와 이 당선자의 개인적인 내용을 담은 ‘진심이면 통합니다’, 표심을 호소하는 ‘정책공약’ 등의 메뉴로 구성돼있다. 그 중 이 당선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글을 발췌해 소개한다.



☞ 나의 약점

나는 내 스스로 짜증이 날 정도로 눈물을 잘 흘린다.
연속극 보다가도, 이미자 선생님 노래를 듣다가도,
남이 우는 것을 보기만 해도 눈물을 흘린다.

‘동행’이라는 TV프로를 보다가는 가끔씩 소리 내어 운다.
안 울려고 십자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화난 일을 생각하기도 하고, 살을 꼬집기도 한다.

사실 나는 엄청 부끄러움을 탄다.
내 발언 차례가 다가올 때면 지금도 입이 탄다.
안 믿겠지만 인사말 하라고 할 때가 가장 싫고 부담스럽다.
진짜 안 믿겠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고 망설여진다.
막상 하면 잘하면서도 차례가 다가오면 늘 떨린다.

난 나서길 싫어하는 성격이다.
의지가 성격보다 강해서 나서는 것이다.

나는 노래와 춤을 너무 못한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 몰래 학원을 좀 다닐까도 했다.
글씨가 악필이어서 지금도 방명록에 글을 안 남긴다.

엄청 잘 삐진다. 싫은 사람과는 말하기도 싫어한다.
특히 잘난 체 하는 사람 가만히 못 본다.
자연스러운 웃음을 잘 못 웃는다.

마음이 늘 여유롭지 못해서다. 열등의식도 강하다.
조금만 무시당하는 것 같으면 무안해 하고 기분이 나빠진다.
'사실 엄청 부끄러움을 탄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정현 당선자의 블로그 사진
'사실 엄청 부끄러움을 탄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정현 당선자의 블로그 사진
☞ 아버지

나는 우리 아버지를 최고로 존경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정방문 오신 담임선생님과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다.
“공부하는 애들이 돈을 알면 뜻을 크게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빚 얘기를 할 때는 애들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나는 한참동안 정말 우리집이 엄청난 부자인 줄 알고 자랐다.
아버지는 “남자는 또박또박 큰 소리로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일기쓰기를 직접 지도하셨고,
독선생님을 모셔다가 웅변을 가르치신 분이다.

두메산골에서 자란 어린 아들에게 ‘세상 보는 눈’을 가지게 하신다며
잡지를 두 권, 어린이 신문 한 부를 정기 구독시켜주신 분이다.
(어린이 자유, 어깨동무, 소년한국)

놀다가도 해질녘이면 저녁 먹기 전까지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큰 소리로 국어책을 읽으라고 하셨던 분도 우리 아버지셨다.
학생의 실수는 다 용서된다며 실패나 실수를 걱정하지 말고
과감하게 시도하고, 잘못되면 용서를 빌고, 다시 시도하라고 늘 말씀하셨다.

“은혜를 모르는 놈은 사람이 아니다” 라면서 아무리 작은 신세라도
꼭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忘恩 하지 말고 報恩 하라고 가르치셨다.
남자는 배포가 커야한다고 하셨고
길을 갈 때는 한 가운데로 걷고 고개를 들고 정면을 응시하며
팔을 활발하게 휘두르라고 하셨다.
늘 남자는 용기와 배짱,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아버지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하루도 안 빼고 25년 넘게 매일 시골집에 전화를 드린다.
우리 아버지는 나의 트레이너고 나의 영원한 짱이다.



☞ 선생님

국회의원에 당선된 다음날 9시에, 당선자로서 내가 제일 먼저 했던 일은 114로 전화해서 광주시 교육감실을 묻는 것이었다.
그리고 1968년도에 곡성군 목사동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던 양해진 선생님을 찾아달라고 했다.
금방 전화가 왔다. 광주 동아여고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다는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했고 약 40여년 만에 그토록 하고 싶었던 보고를 했다.

“선생님, 저 정현입니다. 곡성군 목사동 초등학교 기억하십니까?
제가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뭐여? 정현이야? 워메 니가 우리 정현이여. 내가 국민교육헌장이라고 써 붙여 농께 급장이던 니가 와가지고는 ‘선생님, 헌장이 아니고 새장 아닙니까?’ 허든 그 정현이여? 아따 우리 정현이가 국회의원이 되부렀어야. 워메 영 장허다잉”

양해진 선생님은 최초로 나를 알아준 분이다. 글짓기를 가르쳐주셨고 신문과 어린이 잡지를 보도록 권유하셨다.
수업 후 냇가로 함께 멱 감으러 가고 살구나 복숭아 사먹으러 갈 때도 데리고 다니셨다.
가정방문 가실 때는 내가 따라다니면서 학부형들이 계란, 구론산, 아리랑 담배를 주면 들고 왔다.

내가 잘되면 선생님을 꼭 찾아보겠다고 다짐해온지 40년이 흘렀다. 지금은 정년퇴임 하셨지만 아직도 청년 같다.
종종 전화도 드리고 찾아뵙고 술도 한 잔씩 하고 노래방도 같이 가곤 한다. 나는 어떤 경우도 ‘선생’ 이란 말을 안 쓴다.
반드시 ‘선생님’이라고 한다. 어느 학교를 방문하든 절대로 교장 선생님 자리에 앉는 일이 없다.
후배 교사에게도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의 이름을 부른 적이 없다.

꼭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장군이든, 혁명가든, 기업가든, 정치인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처음은 스승으로부터 사람 되는 교육이 시작된다.
선생님은 가장 위대한 분들이다.
선생님을 공경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존경하지 않는다. 사귈 사람이 못 된다.



☞ 가난

나는 가난을 안다. 뼈가 저리게 안다.
나는 초, 중, 고, 대학까지 수학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나는 노동의 고통을 안다.
종일토록 뼈 빠지게 일하고도 자신보다는
어린 자식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불도 안 켠 어두운 마루에 앉아
얻어온 밥을 떠먹이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나는 직접 보고 자랐다.

설날 아침 떡국을 못 끓이고 식구대로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고 있다가
세배 온 동네 애들을 애써 물리치는 그 할머니의 슬픈 눈빛도 봤다.
내 친구들이고 내 고모들이고 우리 동네 할머니들, 아저씨들 이야기다.

동생들 진학으로 납부금이 늘면서 우리집에도 그런 일들이 닥쳤다.
사춘기 때 이모님 댁에서 얻어온 헌 옷을 입는 것이 자존심 상했다.

결혼도 하기 전에 동거를 시작한 작은집 삼촌의 단칸방에서
고교시절을 시작한 나는 연탄가스 중독과 문간방살이의 애환을 다 겪었다.
서울에 올라온 뒤 겪은 기나긴 지하셋방과 옥탑방 생활은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래도 눈물이 난다.

난 지금 이런 나의 삶을 회고하는 것이 진짜 더없이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
어떤 소설을 읽어도, 어떤 드라마를 보아도,
그 누가 어떤 애환을 이야기해도 난 그 내용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기분까지,
그리고 창피함과 오기, 분노, 또 포기하고 체념하고 싶었던
그 심정까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속속들이 다 안다. 




<이정현 당선자의 투표 하루전 방송연설 발췌본>

위대한 순천시민 여러분, 저 이정현입니다.

내일은 이제 보궐선거 날입니다. 날씨도 많이 무덥고, 또 하시는 일 바쁘시지만 황금같이 소중한 한표 저 이정현에게 꼭 부탁드립니다. 저 이정현에게 기회한번 주십시오. 이렇게 미치도록 고향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저 이정현, 한번 도와주십시오. 저 이정현 손한번 잡아주십시오.

호남에서 세 번 울었고, 네번째 또 도전합니다. 저 이정현 호남외에는 갈 곳이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그저 한번 해먹자고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만큼은 꼭 일할 수 있도록 한번만 진짜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순 천 보 은 순 천 보 은. 저 이정현 가슴에 꼭 새기고 살아갈 단어입니다. 순천시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은혜를 갚겠습니다. 새누리당만 생각하면 표 주고 싶은 마음 없단 말씀 저 많이 듣고 있고 그 의미도 저 잘 압니다. 그래서 더 황송하고, 한표 한표가 저에겐 억만금 이상이라는 마음의 자세, 그 빛을 갚아가겠습니다.

저 이정현이 당선되면 아마 온나라가 뒤집힐 것입니다. 그것은 위대한 순천시민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순천은 더 이상 전라남도 순천이 아닙니다. 순천은 대한민국 순천이 되는 것입니다. 온 국민이 순천 시민을 달리 볼 것입니다. 순천은 정치 1번지가 될 것이고 동서화합의 성지가 될 것입니다. 지역구도 타파에 시발지가 될 것입니다. 순천 시민은 총성없이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정치혁명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순천 시민 전체가 정치드라마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제가 당선되면 전국적 인재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저 이정현은 호남인재를 키우겠습니다. 호남의 인재를 지키겠습니다. 사랑하는 순천 시민 여러분, 1년 10개월 임기의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 없다셈 치고 국회의원 없다셈 치고 저 이정현에게 기회한번 주십시오.

민주당을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면 이번에는 회초리를 한번 들어주십시오. 회초리는 죽어라고 패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게는 정신차리게 회초리를 드시고 저 이정현에게는 미운놈 떡하나 주듯 손잡아 한번 도와주십시오.

순천시민 여러분 저 이정현 일하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 일하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에게 이번에 꼭 기회 한번 주십시오. 저 이정현 이번에 일할 수 있도록 한번 도와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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