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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ssay] '바보들의 배'

2011.06.07 18:00

정유석*64 Views:5021

'바보들의 배'

단편작가였던 캐더린 앤 포터가 72세가 된 1962년에 발표한 유일한 장편인 ‘바보들의 배’ (The Ship of Fools)는 상당히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고 돈도 꽤 많이 벌었다. 이 책은 나중에 영화화되어서 1966년에는 오스카 촬영상도 수상했다. 이 책의 제목은 15세기 독일 작가 제바스치안 브란트의 Das Narrenschiff(1494)란 작품에서 인용했다.

포터는 1931년 낡은 독일 선박을 타고 멕시코의 항구 배라크루즈에서 독일의 브레머하벤까지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같은 배에 탔던 승객들의 모습과 행동을 한 명씩 자세히 관찰하여 친구들에게 편지에 적어 보냈다. 후에 미국에 돌아왔을 때 그녀는 보냈던 편지들을 모두 회수하여 1942년부터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단편으로 다룰 예정이었지만 45명이나 되는 많은 승객들을 등장시키다 보니 장편소설이 되고 말았음이 틀림없다. 그녀는 원래 단편만이 전문이었기 때문이다. 소설 ‘바보들의 배’는 1931년 여름 독일 선박 베라 호를 타고 멕시코에서 독일로 돌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이다. 당시 독일에서는 나치스가 태동하고 있었다.

“베라는 화물선과 여객선의 혼합이었다. 모양새가 매우 튼튼하고 바닥 부분이 넓어 안정감을 주었다. 한 항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다른 항구까지 몇 년씩 정직하고 믿을 수 있게 쉬지 않고 그리고 겸손히 항해를 계속했다. 마치 전통적인 튼튼한 독일 가정부인처럼.”

이 배에는 독일인, 미국인 스페인인, 집시, 멕시칸들이 타고 있어서 소우주를 형성했다. 그 안에서 질투, 잔인, 미움, 사랑 그리고 속임수 같은 일이 항상 벌어진다.

책의 첫 장에서 독자들은 여러 특징이 있는 주인공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나 여자를 따르고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퍼 마시는 미국 남자가 있다. 또 파리로 돌아가는 45세의 이혼녀 트레드웰 부인이 등장한다. 그녀의 지나친 음주벽을 보아 작가 포터가 자신을 모델로 해서 그린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해석하고 있다.

다음 장에는 가난한 승객의 선실인 선박 밑창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는 설탕 산업을 위해 몰려왔다가 설탕 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사업에 실패해서 쿠바에서 추방당해 유럽으로 돌아가는 876명이 어울려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서로 싸우고 다투며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노출되어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 장면은 위층에 탄 일등선객들이 내려다보며 즐기는 좋은 구경거리가 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승객들이 취해 벌이는 술의 제전에서 사람들마다 그동안 숨겨왔던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가식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인간 악의 원천을 소설의 주인공들의 행태를 통해 우화적으로 기술했다. 탈레 선장은 튜톤 족들이 지닌 권위의 화신이다. 한편 예수 모습과 비슷한 스페인 북부 바스크 출신 승객 한 명은 늙은 개를 구출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지만 익사하고 만다.
그녀는 메릴랜드 실버 스프링에서 90대를 일기로 사망했다. 알코올 중독자로서는 꽤 오래 살았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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