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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학교폭력 책임교사 워크숍' 현장 방문에서 한 교사가 독도 방문에 대해 묻자 "내가 모든 나라에 국빈 방문을 했지만, 일본은 (국빈 방문을) 안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왕이) '통석의 염'이니 이런 단어 하나 찾아서 올 것이라면 올 필요 없다"고 했다. 통석(痛惜)의 염(念)은 1990년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과거사와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애석하고 안타깝다'는 뜻이지만 진정성이 있느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치권도 반발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전 총리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국의 리더 발언으로는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4일 한국교원대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일왕이) 통석의 념이니 이런 단어 하나 찾아서 올 것이라면 올 필요 없다.”

이런 말에 대한 일본의 반발이 심하다. 그런 가운데 일본의 전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晉三)는 말하기를 “일국의 리더 발언으로는 예의가 아니다.”고 하였다.(이상은 조선일보 8월15일자 신문에서 확인)

이 두 말에 들어 있는 뜻을 잘 생각해 보자.

이 대통령의 말부터 생각하자.

이 대통령의 말에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것도 일본의 국가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나라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대표해서 그 나라 사람에게 그런 국가정책을 세우고 그대로 해서 해를 끼친 나라의 대표로서, 일본 천황은 당연히 그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더구나 과거 일본 천황이 노태우대통령에게 했다는 통석의 념(痛惜의 念)이란 말에는 우리가 늘 쓰는 말로서는 “그런 죽음이 있었다니 애석하게 느낀다”는 뜻은 있어도 사과한다는 뜻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그럼에도 당시 일본인들은 어거지로 그 말에 사과의 뜻이 있는 것처럼 우겼다. 통석이란 말은 그러니까 이웃집 학생이 대학입시에 떨어져도, 이웃집에 누가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애석하다”라고 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과 그 애석한 일 사이에 아무 인과관계가 없을 때도 쓰는 말이다. 그러니까 그 때의 “통석의 념을 금할 수 없다.”는 말은 “아아 그 때 조선인이 일본인하고 싸우다가 죽었단 말이지! 참 애석한 일이군!”라는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마치 일본 깡패와 한국 깡패가 싸우다가 다친 일에 말하는 것처럼 말한 것이다.즉 사죄할 마음은 없는데 하도 한국이 우기니까 인사 치례로 한마디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조사를 안 해서 모르겠지만 그 때 영문으로 apologize란 말은 절대 안 들어가고 묘한 말로 얼버무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흐름으로 보면 해를 입은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해를 입힌 나라의 대표(천황)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에 어긋나지도 않고 국제적인 통상적 행위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일본인들이 과거 우리 나라가 위안부 문제, 징용문제, 군대 강제 징집문제, 따위에 대해서 여러 번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래도 그 때마다 요리 조리 피해나가는 얄미운 짓은 했어도 이번 같이 “예의가 없다”는 식의 반응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식적인 외교통로로 말한 것도 아니고 학생들과 자유스럽게 나라의 여러 문제를 토론하다가 나온 말에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일본 천황에 대한 한국인의 생각과 일본인의 생각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일본 천황을 영국여왕, 덴마크 왕, 미국대통령, 중국 주석 등과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대통령과 다른 점은 통치권의 대부분을 총리에게 위임한 것이 다른 점인데 이는 바로 영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비록 통치권을 위임했더라도 그 나라가 한 국제관계의 행위에서 최후,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은 최고 통치권자이다. 미국이 어떤 나라에 나라를 대표해서 사과할 일이 생기면 아마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할 것이다. 영국여왕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통령이 월남전의 책임을 국방장관에게 미루지 않았다.

이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일본은 별의 별 수단을 다 써서 천황은 전쟁에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막후교섭으로 천황을 전쟁범죄자의 범주에서 빼는 데 성공했다. 핵심은 “천황은 상징일 뿐 통치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누가 들어도 어린애 같은 소리가 그 때 통했다. 천황을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 만일 이차대전 때 영국이 독일에게 졌다면 독일 히틀러는 영국왕에게 사죄하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일본이 외면하는 이유는 그들이 자기들끼리 천황을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만들어 놓고 남의 나라 국민이나 지도자들에게 “그러니 너희들도 일본 천황을 대할 때는 국가대표로서 동등한 입장을 취하지 말고 한 칫수 위의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보여 진다.

그 증거가 아베 신조가 말한 “예의가 아니다”란 말에 들어 있다.

예의란 쉽게 말해 수직관계에 쓰는 말이다. 아랫 사람과 윗 사람의 관계에서 예의가 없다는 말이 쓰여진다. 물론 친구 사이, 직장 동료 사이에서도 예의가 없다는 말이 쓰여지지만 오히려 드문 편이다. 만일 같은 또래의 동료가 무엇인가 자기에게 실수를 했을 때 “당신 왜 그렇게 예의가 없어!”라고 해 보라. “당신이 뭔데 예의니 뭐니 하느냐?”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수평적 관계에서 예의가 없다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이번의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발끈한 이유가 설명이 된다. “감히 신성불가침 존재인 우리 천황에게 사과를 하라니, 이런 고얀‥‥!”이란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은 아끼히도의 아랫 사람으로 보는 모양이다.

우리는 일본 천황도 영국 왕이나 미국 대통령처럼 한 나라의 맨 꼭대기 사람의 하나임을 확실히 규정하고 신성불가침적 존재가 아님을 알고 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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