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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이 샘인교?'가 뭔뜻인지 모른다면 펼쳐보세요

김윤덕 기자

지역별 사투리 사전들 꾸준히 출간
부산·남해·예산 방언으로 세분화도

"행이 샘인교?" "씨엉쿠 잘 되았제 머시가 아까와?"

무슨 뜻인지 도통 모르겠거든 사투리 사전을 들춰보라. 사전 하면 표준어사전부터 떠올리지만 지역별 방언사전이 의외로 많다. "행이 샘인교?"는 '경상도 우리 탯말'이라는 책에 나오는 예문이다. '형이 선생님입니까?'라는 뜻이다. "씨엉쿠 잘 되았제 머시가 아까와?"는 국립국어원이 펴낸 '문학 속의 전라방언'에 나오는 예문으로 조정래 소설 '아리랑'의 한 구절이다. '시원하게 잘 해결됐지, 무엇이 아까워?'라는 뜻이다.

사투리 껴안기 작업이 활발하다. 서울 정독도서관 지역 방언 코너에 가면 서가 두 칸이 각종 사투리 책으로 가득하다. 단순히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경기도 등 광역별 사투리가 아니라 부산 사투리, 남해 사투리, 예산 사투리, 강릉 사투리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1995년에 초판을 낸 제주어사전은 2009년 개정증보판이 나왔고, 최근엔 제주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현재 국립국어원이 편찬 중인 '한국어 지식대사전'에는 방언이 8만개 이상 수록될 예정이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www.korean.go.kr)에는 남·북한, 해외동포 언어까지 20만개의 방언을 검색할 수 있는 '한국 방언 찾기'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

종수가 가장 많은 지역어는 역시 경상도 사투리다. 영화, 개그 프로그램, 각종 유머 코너에서의 인기를 방증하듯 '경북방언사전', '부산사투리사전', '경상도 우리 탯말', '문학 속의 경상 방언' 등 여럿이다. 사전을 집필한 저자도 국어학자부터 시인, 동호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문학 속의 방언 총서' 시리즈는 내로라하는 국어학자들과 국립국어원 연구진이 집필했지만 '경상도 우리 탯말', '전라도 우리 탯말'은 탯말두레라는 동호회에서 펴냈다. 시인, 수필가 저자도 많다. '강릉 사투리 맛보기'는 시인 김인기가, 부산 사투리 연구인 '니 어데 갔더노?'는 양희주 시인이 썼다. '전라도 방언사전'은 1급 항해사 출신의 벌교 수필가 주갑동이 펴냈다.

지난달 시중에 선보인 '예산말 사전'은 예산 토박이 이명재 시인이 5년간의 작업 끝에 결실을 맺었다. 3700개 어휘를 담은 350쪽 분량의 사전으로 '충청말의 본류'라고도 불리는 예산·홍성 방언을 소개한다. 이명재 시인은 "지역어에는 그 지역 특유의 문화와 정신이 들어 있다"면서 "비유적 표현이 유달리 많은 충청말의 재미를 사전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역 방언을 다룬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는 것은 사투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 '문학 속의 방언 총서' 시리즈는 "표준어 절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이 주도했다. 전북대 이태영 교수는 "지자체 문화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어를 보존하려는 작업이 활발하고, 이것이 대중문화와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이 교수는 "팔도 방언 자체가 한국어이므로 방언을 복수표준어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과거로 길을 내는 열쇠'라고 불릴 만큼 신비로운 언어인 방언의 용례가 문인들에 의해 집필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명재 시인은 "지역말을 살리는 것은 한국 문화의 줏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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