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18세에 서울로 올라와 의과 대학 6년, 인턴숙소 1년, 레지던트 1년차 때 다시 하숙 1년, 그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하숙집 식단은 콩나물국, 배추국, 된장국 등을 비롯한 국 한가지와 왠지 하숙밥은 먹고 돌아서면 다시 배가 고파지는 법, 그러나 하숙집에서도 학생들의 식사에 대한 불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까탈스러운 나의 입이 아무 것이나 잘 먹는 메기입으로 바꾸어 졌고, 대학 6년 동안에 하숙 13번 옮겨 다녔고, 처음에는 책걸상과 캐비넷도 있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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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희님 고맙게 잘 읽었오. 흠, 그것도...
군대생활 아주 오래한 사람도 콩나물국 맛은 물리지 않는다지요.
이왕 시작한 김에 콩나물국 얘기하나...
제목은 "하루저녁 군대 콩나물 국"
1960년대 초반경에, 의대 산악반 (會가 생기기 전)에서 겨울 설악산 등반을 했죠.
그당시 겨울 설악등반은 상당히 위험했지요. 우리 전에도, 또 후에도 많이 죽었었지요.
그때만해도 속초에서 신흥사까지가는 차편이 (40리 정도?) 겨울에는 전혀 없었지요.
어떻게 간신히 국방부의 빽을 써서, 속초 무슨 육군부대 (헌병대 였던가?)의 지원을 받게
교섭이 되었지요. 속초에 내려서 연락을했더니, 곧 오겠다는 자들이 해가 거의 저서야 오더군요.
그때는 서울서 속초까지 터덜거리는 뻐스로, 얼어붙은 몸으로 8-9 시간 걸릴때입니다.
Three-quarter추럭으로 올줄알었더니, 찝차하나 가져 왔길래,
그걸로는 우리 여섯명과 짐이 갈수없다하니, 나만 자기네 부대로 가자하더군요.
Three quarter로 바꾸는데 웬 수속이 그리 복잡한지, 시간이 되게 걸리는데,
마침 선임하사라는자가, 내가 쫄쫄 굶고 앉어있는게 (사실 하루종일 굶었었죠) 딱했던지,
(아니면 본인의 국방부 빽에 겁이 났었던지)
콩나물국 한사발에 밥 한공기 가져다 줍디다.
(요새는 고기국 준다던데, 그때는 사시 사철 콩나물국이였다 합니다)
아 !! 하나님 !...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밥과 콩나물국이 어디에 또 있을가?
그전에도, 그 후에도 내 일생 그렇게 맛있는 콩나물 국밥을 먹어 본일이 없다오.
그때 콩나물국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설악산 등반은 때 아닌 폭설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도, 정상전에 식량이 떨어지고,
굶으며 정상넘어 봉정암에서 저녁 얻어먹고 내설악으로 무사히 내려왔죠.)
기구한 운명의 장난이였는지, 뭐였는지, 군대 콩나물국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오.
본인은 졸업후 군번없는 팔로군에 입대(?)해서 미국행 했으니,
군대 콩나물국은 영영 다시 못 봤죠. 군대 들어가 더 먹게되기를 기대했었는데...
하숙생활이 못 잊혀지듯이, 본인도 그때를 잊지 못하오.
"어렵고 배 고플때"가 어쩌면 더 아름다웠고 행복했던 때가 아닐가 하오.
(단 그것이 지나간 옛일인 경우에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