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지리산 등반, Summer of 1963

1963 의대 본과 3학년때였던걸로 기억한다.
완도에서 무의촌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오래 생각했던 지리산 등반을 하기로했다.
우선 완도에서 내린곳이 여수항구, 거기에서부터, 화엄사를 거쳐, 지리산등반, 다음에 해인사를 들려오기로한 계획이였다. 한 여름의 남해, 전라남도 지방이라 비를 무척 많이 맞은걸로 지금 기억된다.
그때만해도 먹을것도 잘 못먹고 잘데도 쉽지 않었을때였지만, 그런대로 Sense of humor와
동심의 행복으로 세상 어려움을 마다하고 여행하던 때였다.

묵은 사진 알범을 들치니 그때의 사진들이 나오는데, 자세한 기억이 좀 희미하다.



여수항구에서 순천으로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장터를 지나는데 갑자기 퍼내리는 비에 갈데없는 우리들이 시장터 빈 길가 상점 포장밑에 들어가서 비 끝이기를 기다리는 모습. 우리뒤에 이미 먼저 들어와 앉어있는 원주민들도 보인다. 그때만해도 거의 빈주머니로 다니던때라 여관은 꿈에도 못 꾸었었다.
이 처량하고 불쌍한 한 사진을 볼때마다 "그랬을때가 있었나?" 한다. 물론 있었지 !! 사진을 속일수는 없지.
이 사진은 아마 영구 보존되어야 할것이로다.



하여간 겨우 화엄사에 도착, 절간에서인가 아니면 부근 여인숙에서인가  하루밤을 얻어잤다.
그 다음날 노고단을 올라 한참 간후에 땅바닥 거친 바위위에 텐트를 치고 잔다.
그후 약 3-4일만에 정상에 도달한다. 무거운 배낭과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길이여서 100리 길을 사흘에 간다.
그때는 길 표시도 없었고 길자체도 분명치 않어 여러번 길을 잘못들었었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의 등반이 가장 힘든 부분이였고 이 사진이 아마 노고단 지난후,
그날 아니면 다음날, 오름길의 지리산 능선이 아득하게 우리앞에 펼쳐저있다.



덥고 흐린 날씨, 능선위에서 한숨 쉬며... 땀에 젖은 런닝셔츠들.
그때는 모두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 쉴때마다 한대씩 빼어 물었었지. ㅎ, ㅎ.



갈데 올데없이 꼼작 못하고 비를 만나서 Ponch를 뒤집어 쓰고 주저앉어있는 모습들...



비가 끝나자 지나가는 바람에 젖은 Ponch를 말리는 모습.



백리나 되는 능선을 걸으며, 가벼운 배낭을 멘 이유가 아마 그날 저녁 능선부근에 텐트를 치고,
골짜기로 물 찾으려 내려가는 여행인것 같이 보인다. 배낭속에 "항고"가 들어있는듯...



지리산에 많이 보이는 Wild Lily, 특히 정상 부근에 많이 보였다. 다른것들은 거의 다 잊혀졌지만,
이 나리꽃과 겹겹이 쌓인 먼 산능선들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리산 특유의 경치이다.



어디인지 모르지만 정상부근인것 같다. 운무에 가려진 산을 내려다보면서.
모두가 무엇인가 깊은 생각에 잠긴듯...



기념 사진 찍고... 아마 이게 그때의 스타일 이였던것 같다.
그때만해도 날씬한 몸매들이였는데 지금은 ??
오른쪽 끝이 故조광호 동문, 왼쪽 끝이 박승철, 왼쪽 아래가 임현재 동문이다.
그때야 등반복이라는게 따로 없었고, 군용바지와 웃도리를 까맣게 물들여입고,
군대용 발목이 긴 Walker 구두가 등반구두였다. 



아마 여기가 천왕봉 정상, 아니면 그 부근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한 여름이였지만 사람이 참 드믈었다.
우리중의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에게 lighter로 담배불을 부쳐준다. 정상에의 도달을 축하 하는듯...
이 사진도 잊지못할 사진의 하나이다.
정상에 오른후 뒤로 다시 돌아 내려와 남쪽 사면으로 지리산을 내려온후에 진주 (?)를 들려,
가야산 해인사에 들린후에 서울로 돌아왔다.
그후로 지리산 부근을 몇번 지나쳤지만 다시 돌아가지못했다. 끝나기전에 한번 돌아가리라.
정확한 기억이 많이 사라져서 틀린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Photo and story by SNUMA WM - January 16, 2010



유랑자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182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332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908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824
8282 캐나다 처칠의 오로라 (옮김) [1] 2010.01.14 계기식*72 2010.01.14 9426
8281 [re] 완당세한도(阮堂歲寒圖) [2] 2010.01.15 황규정*65 2010.01.15 8450
8280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 [8] 2010.01.15 황규정*65 2010.01.15 7132
» 의대학생때 지리산 등반을 기억하며 [8] 2010.01.16 운영자 2010.01.16 6274
8278 지리산 제1경 노고단의 雲海,雪景,그리고 日出 [4] 2010.01.16 황규정*65 2010.01.16 8337
8277 뱀사골 산행(지리산이야기가 나왔으니) [1] 2010.01.16 유석희*72 2010.01.16 8398
8276 시계탑 News, 2010 First Quarter (January 15, 2010) [2] 2010.01.16 운영자 2010.01.16 7878
8275 Our Hero, Dr. Martin Luther King, Jr. [2] 2010.01.17 조동준*64 2010.01.17 3689
8274 André Rieu's World Stadium Tour [2] 2010.01.18 Rover 2010.01.18 9135
8273 ♥ 동맥 맥파속도(Pulse Wave Velocity)와 경직성(Stiffness)의 중요성 2010.01.18 이종구*57 2010.01.18 10867
8272 베네수엘라 여행기( I ) [6] 2010.01.19 유석희*72 2010.01.19 9094
8271 Live in Maastricht III 2009 [4] 2010.01.19 계기식*72 2010.01.19 9485
8270 베네수엘라 여행기( II ) [5] 2010.01.20 유석희*72 2010.01.20 8135
8269 후배의 정년퇴임사 [1] 2010.01.20 유석희*72 2010.01.20 7660
8268 ♥ 협심증은 어떤병인가 2010.01.20 이종구*57 2010.01.20 7285
8267 Two Poems By Edgar Guest [3] 2010.01.20 이한중*65 2010.01.20 3878
8266 Hans Klok & The Divas of Magic - 10 Illusions in 5 Minutes [2] 2010.01.20 계기식*72 2010.01.20 9406
8265 Dog show [2] 2010.01.20 계기식*72 2010.01.20 10079
8264 "백경" (Moby Dick)을 읽고 (내 동기 김영준*72 의 글) [7] 2010.01.22 유석희*72 2010.01.22 7674
8263 베네수엘라 여행기( III ) [3] 2010.01.22 유석희*72 2010.01.22 8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