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차범근-박지성-손흥민, 누가 최고인가


2019032100318_2.jpg
 
 
차범근(66) 박지성(38) 손흥민(27). 한국축구가 낳은 보물들이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을 누비며 '변방' 한국축구를 세계무대에 알렸다. 차범근은 선구자였다. 1978년 최초로 독일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은 한국축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거대한 벽이었다. 차범근은 독일에서 10년 넘게 뛰며 한국축구도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박지성은 개척자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후광 속 네덜란드로 이적한 박지성은 2005년 맨유에 입단했다. 마케팅이 아닌 실력으로, 세계 최고의 클럽에 들어가 슈퍼스타들 틈바구니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독일에서 데뷔한 손흥민은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둥지를 틀었다. 성실함, 근면함으로 인정받던 선배들과 달리, 손흥민은 자신의 능력으로 1억달러를 호가하는 월드클래스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 이쯤되면 빼놓을 수 없는 궁금증이 있다. 과연 셋 중 최고는 누구일까. 축구팬에게 세 축구 영웅들을 비교, 분석해 그 우열을 가리는 일만큼 재밌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다. 뛴 시기도, 포지션도 각각 다르다. 그래서 창간을 맞은 스포츠조선이 해봤다.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세 선수를 동일선상에 놓고, 다섯가지 항목으로 비교 분석해봤다.
 
커리어-차범근=박지성>손흥민
 
커리어 항목에서는 클럽과 대표팀을 총망라해 기록, 우승 경력, 유럽 내 위상 등을 평가했다. 차범근의 선구자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외국 여행 자체가 금지된, 해외 축구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던 시절,
 
차범근은 단순한 축구선수를 넘어 한국을 세계에 알린 전설적 존재였다"고 했다. 차범근은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10년 넘게 분데스리가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98골을 기록했고, 두번의 UEFA컵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UEFA컵은 지금 유로파리그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국가대표 시절에도 전설과 같은 에피소드를 여러차례 만들었다. A매치 최다골(58골)의 주인공은 여전히 차범근이다.
 
박지성도 이에 못지 않았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서 뛴 것만으로도 박지성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했다. 확실한 베스트11은 아니었지만 큰 경기마다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맨유에서 수많은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여기에 박지성은 국가대표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일월드컵 4강, 남아공 대회 16강 등 수많은 업적을 썼다.
 
손흥민의 커리어는 현재 진행 중이다. 차범근이 갖고 있는 모든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
 
체력-차범근=박지성>손흥민
 
체력 항목은 스피드, 순발력, 민첩성, 근지구력 등을 모두 총괄하는 개념이다. 단순히 스태미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단 스피드는 단연 차범근의 영역이다. 차범근의 스피드는 당대 최고였다.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박경훈 전주대 교수는 "차범근의 스피드는 놀라울 정도였다. 여기에 힘까지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위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 역시 스피드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지만, 차범근과는 차이가 있다. 차범근이 물리적으로 빠른 선수였다면, 손흥민은 속도의 변화에 능하다. 신문선 교수는 "아마 100m 달리기를 한다면 차범근이 가장 빨랐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달리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는 손흥민이 우위에 있다"고 했다.
 
반면 박지성은 민첩성과 전신지구력에서 앞선다. 현대축구는 빨리, 그리고 많이 뛰는 것을 요구한다. 압박과 전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전체적으로 뛰는 거리가 절대적으로 늘어났다. 박지성은 이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지성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들의 기동력을 극대화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사랑한 선수였다. '두개의 심장', '산소탱크'라는 별명이 박지성의 능력을 말해준다.
 
기술-손흥민>박지성>차범근
 
기술 항목은 드리블, 패스, 슈팅, 헤더 등을 모두 따졌다. 손흥민의 손을 들어주는 전문가가 많았다. 박 교수는 "손흥민은 여전히 성장하는 선수지만, 셋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양발 슈팅력을 꼽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박 교수와 신 교수는 나란히 "기술적으로 왼발, 오른발로 저 정도의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선수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특히 감아차기는 대단히 정교하고, 위력적"이라고 했다.
 
박지성은 특징적인 기술은 없지만, 고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특히 수비적인 능력이 좋았다. 많이 뛸 뿐만 아니라, 수비 기술도 상당했다. '수비형 윙어'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기도 했다. 박 교수는 "고른 능력치와 빼어난 수비력이 역설적이게도 박지성이 맨유라는 슈퍼클럽에서 살아남은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차범근은 상대적으로 기술은 떨어졌다.
 
차범근은 다소 투박한 스타일이었다. 치고 달리기가 장점이었다. 신 교수는 "누군가 차범근이 기술이 없다고 하는데 빠른게 기술이었다. 치고 달리면 아무도 못잡았다. 여기에 손흥민 박지성과 비교하면 헤더가 굉장히 좋았다. 차범근은 헤더골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술-박지성>손흥민>차범근
 
술 항목은 동료들과의 협응력, 시스템에서의 역할 수행 능력 등을 종합했다. 박지성이 압도적이었다. 일단 포지션상 미드필더인 박지성이 유리했다. 박지성은 대표적인 멀티플레이어였다. 올림픽대표 시절 윙백으로 이름을 알린 박지성은 월드컵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좌우 날개로 유럽에서 뛴 박지성은 퍼거슨 시절에는 중앙 미드필더, 풀백까지 소화했다. 신 교수는 "박지성은 탁월한 전술 소화 능력으로 맨유에서 살아남았다"고 평했다. 박지성은 큰 경기에서 상대의 키플레이어를 그림자 수비했고, 탁월한 공간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어느 조합 속에서도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차범근과 손흥민은 측면을 중심으로 최전방도 소화하는 공격자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차범근이 뛰던 시절, 윙어는 대단히 중요한 자리였다. 측면이 공격의 시작이자 마무리였다. 지금보다 다소 단조롭지만, 차범근은 이 자리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손흥민은 독일, 잉글랜드를 오가면서도 꾸준한 능력을 보여줬다. 박 교수는 "협력적인 능력이 좋다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심리-차범근=박지성>손흥민
 
심리 영역은 리더십, 적응력, 큰 경기 활약 등 멘탈적인 부분을 총망라 했다. 차범근과 박지성 모두 탁월한 멘탈의 소유자였다. 한 위원은 "두 선수 모두 경기에 나가 거의 죽을 각오로 뛰었다. 정신력, 집중력 등이 뛰어났다"고 했다. 차범근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게 장점이었다. 외국생활에 대한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절, 완벽히 적응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멘탈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부분.
 
박지성 역시 정신력의 화신이다. 특히 어려운 장소, 힘든 상대를 만날때 그의 능력이 더 빛이 났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정신력을 설명할 수 있다. 주장 역할도 잘 소화하며 리덥십도 갖췄다. 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손흥민의 심리적인 부분도 높이 살 수 있다.
 
장 위원은 "자기 관리도 이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면, 손흥민은 좋은 멘탈을 가졌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세련됐고, 이렇다할 문제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가운데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손흥민의 멘탈을 알 수 있다.
 
종합-차범근=박지성=손흥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세 선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했다. 저마다 장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차범근은 열악한 시절,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남긴 불세출의 공격수였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당대 최고였다. 말같은 허벅지에서 나오는 빠른 질주, 강인한 파워, 타점 높은 헤더는 현대축구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박지성은 21세기 세계로 무대를 넓히려는 한국축구의 돌격대장이었다.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지금도 맨유가 그리워할 정도다. 박지성은 놀라운 전술소화
력과 멀티능력으로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 틈바구니 속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한국축구가 나은 슈퍼스타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 양발을 활용한 슈팅과 뒷 공간을 파고드는 스프린트 능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이들은 서로 다른 색깔이 뚜렷해 객관적 비교로 누가 낫다고 하기가 힘들다.
 
한가지 결론은 내릴 수 있겠다.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모두 한국축구를 빛낸 우리들의 자랑이라는 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Photo and Text from Internet,Webpage by Kyu Hwang, March 21,2019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193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343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920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838
2662 참말같은 거짓말 2019.03.12 온기철*71 2019.03.13 52
2661 [LPGA] Park Leaves No Anxious Moments In Win In singapore [8] 2019.03.03 황규정*65 2019.03.13 156
2660 50 Charged for College Admission Bribery in U.S. [3] 2019.03.12 온기철*71 2019.03.14 154
2659 Painted Lady Butterfly Migration [2] 2019.03.15 이한중*65 2019.03.15 380
2658 Our Infinite Finite Universe [3] 2019.03.14 이한중*65 2019.03.16 170
2657 This Video Will Make Any Golfer Laugh [3] 2019.03.16 이한중*65 2019.03.17 77
2656 [Medical] Elderberry and URI [2] 2019.03.17 이한중*65 2019.03.17 129
2655 Nella Fantasia [2] 2017.06.12 운영자 2019.03.17 17828
2654 내맘의 강물 [4] 2019.03.16 운영자 2019.03.17 139
2653 이강인ㆍ백승호, 벤투호 합류 [1] 2019.03.18 황규정*65 2019.03.19 32
2652 The New Koreans; The Story of A Nation [2] 2019.03.18 온기철*71 2019.03.19 98
2651 대입비리; 한국과 닮아가는 미국 2019.03.20 온기철*71 2019.03.20 42
2650 Swallows Legend, San Juan Capistrano, CA [4] 2019.03.18 이한중*65 2019.03.20 102
2649 Why space is so dark? [1] 2019.03.20 이한중*65 2019.03.20 61
» 차범근-박지성-손흥민, 누가 최고인가 [1] 2019.03.20 황규정*65 2019.03.20 62
2647 여순사건; 제임스 하우스만, 김창룡, 박정희 2019.03.21 온기철*71 2019.03.21 193
2646 Finland, World's Happiest Country Again 2019.03.21 이한중*65 2019.03.21 42
2645 The Cause of Pohang Earthquake Revealed [1] 2019.03.22 이한중*65 2019.03.22 49
2644 '이청용 결승골' 한국, 볼리비아에 1:0 승리 [2] 2019.03.22 황규정*65 2019.03.22 46
2643 [Medical] Safety Comparison, Apixaban vs Rivaroxaban [1] 2019.03.24 이한중*65 2019.03.24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