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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나의 오디오 이야기

2015.03.13 16:00

이건일*68 Views:1075



나의 오디오 이야기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따분한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나의 스테레오 시스템 장만 역사,

특히 내 동기이자 친구인 Audio Guru 오 선생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역사를 돌이켜 본다.
오선생은 글재주에 사진 재주에 博學多識 하고 上通天文 下達地理 하는 사람 이다
옛날에는 클라리넷도 불었고, 그후 풀륱에 관심이 많아
하나  사서 벽에 걸어 놓고 보며 좋아 하다
드디어 배우러 다녔던 모양이었고 현재는 연주 실력이 제법 수준이상인 모양이다.

여행 갈때마다 들고와서 한곡조씩 뽑아 낸다.


내 스테레오 병은 이 양반 때문에 들게 되었다.
어렸을때 자기 아버님이 음악을 좋아 하셔서 그 당시로는 꽤 좋은
시스템을 장만 하시고 제일 먼저 아들에게 들려 주신 음악이
Carl Orff 의 'Carmina Burana" 였던 모양 이었다.
나는 그가 왜 이음악을 그리 좋아 하며 왜 수많은 다른 레코딩들을
가지고 있나 하고 궁금 해한 적이 많았다.
한참 지난후에 자기 싸이트에 올린 글을 읽고 의문이 풀렸다.

그 후 그가 안과 레지덴트 수련시 안과 과장님이시던 고 윤 원식 교수님이
새로 들어온 레지덴트들을 보고
'광석 라디오를 하나씩 만들어 보아라.'고 명령 하셨다는데
'안과는 기계를 많이 다루는 과이니
너희들도 기계 하나 정도는 만들어 보아야 된다.'는 취지 였다고 한다.
하여간 이 윤 교수님 역시 대단한 음악 애호가에 스테레오 애호가 이셨었다,
역대 서울 대학 병원 교수님들 중 내가 제일 존경 하는 분 이었다.
인품이 정말로 훌륭한 학자 이며  신사 이셨고
내가 미국 올 생각 않했으면 나도 안과 수련 받고 싶게 만드신 분이었다.
순전히 그분의 인품에 반해서 그리 생각 했던 것이었다.

그 후 우리 오 박사는스테레오에 미치게 되었는데
나보다  먼저 나가 개업을 하더니
돈 좀 벌자 그 당시로는 상당한 고가의 시스템인 Kenwood Amp 에
당대의 名器 로 알려진 AR 3a bookshelf speaker 를 물려
나를 데려다가 試聽을 시켰다.
군대 있을때 배급표 주고 구한  별표 전축 하나 간신히
장만 하여 억지로 듣고 있던 사람의 귀에는, 이 건 뭐 비교도 되지않았다.
하여 실로 苦難 長征 의 스테레오 장만 행군이 시작 되었다.

간신히 돈이 좀 모이자 그를 불렀다.
나 이제 일을 좀 저질러 보고 싶은데 무엇으로 시작을 하면 좋겠나?
예산이 얼마나 있는데?
얼마 않돼. 00000원 정도야.
그래, 그럼 세운 상가에 같이 가 보자.
그래서 그의 단골 가게로 가서 주인 에게 소개 시켜 주었다.
Amp는  중고 일제 Sansui 에 Sansui FM Tuner 로 하고 여기에
미제 중고 (중고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소위 Open 에 원래 자기 포장박스에 들어 있어야 제값을 더 받을 수 있다.
No Open 이면 신 품을 의미 한다.)
Venturi Speaker 로 하기로 결정 하였다.
별표 전축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황홀한 소리가 났다.
이 시스템을 좀 즐기다가 이 병이들면 으례이 일어 나는 후유증 즉
끝이 없는 Upgrade 를 시작 하게 된다.
결국 미국 오기 직전에는 최고급 Sansui Receiver + FM Tuner +
Technics Direct Drive Turntable + Shure Cartridge 에다가
오 선생의 권유로 수입한 영국제 Tannoy speaker unit 에

그가 잘아는 피아노 장인 에게 부탁 하여 스피커 박스

(이렇게 부르면 audiophile 들에게 혼난다. Enclosure 라고 해야 한다.) 를

피아노 만드는 나무로 짜서 만들었다.
여태 까지도 생각이 나고 또 미련이 남는 名器 였다.
Tannoy speaker는 Coaxial type 이라고 하여 고음 유닛 (tweeter unit)이 맨 가운데
그리고 중음 유닛, 저음 유닛이  맨 가장 자리를 차지 하는 하나의 스피커 모양을 하고 있다.
스피커는 일종의 악기라 오랜역사 와 장인 정신이 배어 있어야 좋은 소리를
낼수 있는 것을 만들수 있다.

그래서 인지 아직도 소위 명품 스피커는 미국,영국,이탤리,프랑스,오스트리아 제품들이다.

그 흉내 잘 내고 다른 전자 기기 다 잘 만드는 일본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스피커를 못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 한다.


그 후 미국 에서 레지덴트, 개업 초기를 거치며 처음 10여년 간은 싸구려
Fischer Receiver + JVC Tuerntable
+ JVC Speaker 로 버텼다.
그 후 몇번 Upgrade 거듭 하여 
 Luxman Amp+ AR Floor Standing Spkr. + JVC Turnable 로 참고 지냈다.
아들 둘이 다 대학을 졸업 하던 해, 그러니까  한 20여년년 전,

학비 걱정이 없어 졌으니까 드디어 좋은 스테레오 시스템을 갖추기로 결심 하였다.

우선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 검사를 했다.
나이가 들면 고음 청취력이 우선 떨어지니까 비싼 기계 사놓고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다행히 정상이라는 판단을 받고 드디어 일을 저지르기로 결심을 하였다.
동네 High End Stereo Shop (Audible Elegance 라는 이름) 에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거의 매일 출근 하다 싶이 하며 가서 보고 또 듣고
심사숙고, 삼고초려, 무한한 고민 끝에
거금을 주고 Mark Levinson 38S Preamp 를 사들였다.
이어 한 4-5년에 걸쳐 생명보험을 취소 하여 돈을 환불 받는 등등의 온갖 편법을 동원해가며
거대한 자본(!)을 투입한 결과
M-L 335 Dual Monoaural 200w/ch Poweramp +
M-L No.36 DAC + No.31 CD Transport
Linn Sondek LP-12 Turntable + Linn Lingo Power Supply + Graham 1.5 Ceramic Tone Arm
+Benz Ruby 2 Cartridge + Naim Step Up Preamp for cartridge
Proceed AVR Preamp + Arcam DV 88 DVD/CD Player for surround sound
Pioneer 50" Plasma HDTV
Main Speaker; Thiel CS 7.2 + Thiel SCC 3 Center Spkr.
Martin Logan Subwoofer + B & W CM 2 Spkrs. for Surround Sound
Rotel 100 w/ch monoblocks x 3 for surround sound
등을 갖추게 되었는데, 그중 CD Transport M-L No. 31 의 CD Tray 가 자주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많은 비용을 들여 두어번 수리 하여 쓰다가 더 이상 할수가 없어서
Naim CD 5X Manual CD Tray 로 바꾸었다.

이상은 Main Stereo System 이었고

Master Bedroom 에 역시 50" Pioneer HDTV 에
ARCAM AVR 300 amp + B & W  FPM 2 Spkr. System (5 Spkrs.)  
+ Martin Logan 'Dynamo' subwoofer 가있었고
지하실에 Sharp 65" DLP HDTV (rear projection) +
Rotel RSD X-62 amp + B & W DM 303 main spkr. + B & W LCR 3 center spkr. +
+ B & W ASW subwoofer + ceilling mounted B&W surround sound spkrs.가 있었다..
나의 스테레오 器機는 전시용으로는 적합치 못했다.
Mark Levinson 외양이 번쩍 번쩍 하지 않은 얌전 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이고,
Naim 이나 Arcam 은 영국제 특유의 얌전하고 조용하며,
티내지 않는 디자인 이었으니까.
외관 으로 따지자면, Bang & Olufsen 이나  Macintosh 같은 것들이 정말로
무시무시 하게 잘 생겼다.

 

나는 아직도 많은 양의 LP records를 소장 하고 있다.

어느 양반이 LP를 잔뜩 수집 하다가 죽자 이에 신물이 난 미망인이

한꺼번에 한 2000 장 팔려고 내놓은 것을 샀고

그후 틈 날때 마다 집 근처 헌 책방에 가서 $1-2 씩 주고 사모은 것이 1000여장 넘었다.

CD, DVD, mp3 등의 디지탈음은 오래 들으면 귀가 따갑게 느껴지고

너무 차게 또 금속성으로 들린다.

역시 vinyl LP로 들어야 제맛이 난다.

여기에 여유가 좀 더 있으면 진공관 으로된 앰프를 통하여 들으면 더 좋겠지.

고가의 turntable 로 소리를 들을때
Cartridge 바꾸는 것 만으로도 소리 재생에 차이가 많이 난다.
나는 처음에는 스위스제 Benz Glider 를 쓰다가 같은 제품의 한단계 위인 Silver를 거쳐 
Ruby 2 로 왔는데, Stylus Diamond Tip 바꿀때가 되어 가는데도
값이 비싸 미적미적 망서리다가 결국 못하고 말았다.

이것도 한계단 올라 갈때마다 값이 2-3배로 뛴다.

 

작년 여름 이곳 남가주로 이사 오기로 결정 하게 되자

이 오디오 기기들을 어떻게 처리 할까가 제일 큰 문제로 떠올랐다.

Pioneer big screen TV 둘은 여행갔다 돌아와 보니 집앞의 소나무에 벼락이 치는 바람에

고장이 나버려 작동을 하지 않아, 버려도 되지만 나머지 기기들은  어찌 처리 할것인가.

님가주에 새로 이사할집은 작은 콘도라 이 거대한(!) 오디오 시스템을 들여놓을

장소가 없을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팔아 버리기로 하였다.

오디오 기기도 살때는 많은 돈을 들여야 하지만 마치 새차를 사고 돌아서면 값이 반으로

줄어 드는  것 같이 팔려면 값이 없어지게 마련 이다.

더구나 내것 같이 근 15년 이상을 사용한 구식, 아니 ancient system은 값을 제대로 받을 리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 정리 하는 회사에 위탁 판매를 시켰더니 내가 쓴 돈의 1/10 도 건지지를 못하였다.

LP는 1/3 만 가지고 이사 왔다

이사후에 가지고 온 receiver 를 사용 하려 했더니 이 역시 벼락 맞고 고장이 난 모양이었고

같이 가지고 온 subwoofer도 마찬가지로 소리가 나지를 않는다.

다행히 B & W  FPM 2 Spkr. System (5 Spkrs.)는 소리가 나서 그냥 사용 하기로 했다.

할수 없이 Amazon 에서 싸구려 중에서는 제일 좋아 보이는 Cambridge receiver를 사고

싸구려 subwoofer 도 구하고 turntable 은 가격 성능 대비 제일 나아 보이는

Pro-Ject를 구했다. 비엔나 에 본사가 있고 제품은 구 동구권 국가에서 만드는 모양이라

소리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집 크기가 작으니 이정도 시스템으로도 소리는 그럭 저럭 들을만 하였다.

나이 들어 감에 따라 청각능력은 현저히 저하 되어 값비싼 시스템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어 졌다.

가진 것으로 만족 하고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한 법이다.

한때 이병에 걸려 많은 돈을 소비한 것은 그리 후회 되지 않는다.

한번 해보았으니 그것응 못해보았구나 하는 후회는 없게 만드니까 그만한  값어치는 있었다고 생각 한다.

인생 空手來 空手去 라.


Text and photo by KLee 3/1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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