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Essay 세이버전투기 이야기

2019.02.17 17:41

정관호*63 Views:271

세이버 전투기 이야기
 

이 일은 1950년 7월 하순에 일어났다.
어머니, 막내누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식구가 경기도 용문으로 향하여 외따른 대로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곳에는 셋째 누나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서 당분간 피란하려고 가는 중이었다. 집을 떠나서 그곳으로 향한지 이틀째였다. 이 큰 길은 텅 비어있었고, 논에서 일할 농부나 마을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북한인민군과 남한국군간에 일어난 전투때문에 더 먼곳으로 피란을 갔던지 집에서 나오지 않는듯하였다.
바로 그때 남쪽 하늘로 부터 날아오는 두 대의 색색이 미전투기가 있었는데 우리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군비행기는 전적으로 북한군과 그 전투장비만 격파시켰지, 민간인을 공격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 앞 전투기가 우리 주위를 한바퀴 돌더니 우리를 향하여 급강하를 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너무 급해서 길에서 논으로 뛰어가서 논둑에 움추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음 순간에 그 전투기가 방향을 돌려 북으로 가고 그 뒤전투기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가버렸다.
아마 앞 전투기 조종사가 우리가 북한군이 아닌 민간인이었슴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다음 순간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우리는 계속 걸어서 저녁때 누나네 집에 도착하였다.
나는 그때 일을 항상 기억하며 그 이름도 모를 전투기 조종사에게 감사한다. 그가 잘못 판단을 하였다면 우리는 어찌 되었을런지 상상할 수없다. 나는 또 그를 위하여 내 식대로 기도하기도 한다.
여기에 그 전투기 모형을 잦아서 싣고 또 우리가 갔던 행로의 지도와 나의 시도 올린다.

 
용문길에서

그때는 7월 오후 청명하고 화창한 날이었으며,
어머니, 누나, 나 셋이서 용문길로 가고 있었다.

우리는 동쪽으로 비포장 흙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대의 세이버 전투기가 남쪽 하늘로부터 나타났다.

우리는 아무 염려도 안 했으니,
그들의 목표는 북한군이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앞 전투기는 유성같이 빠르게 우리에게로 하강하는게 아닌가?
우리는 황급히 벼논으로 달려가서 논둑으로 엎드렸다.

바로 다음 순간 그 전투기는 속도를 줄이면서
우리로부터 떠나갔으며 두번째 전투기 또한 그를 따라가버렸다.

아마 그 조종사는 우리 셋을 곧 알아보았고,
우리가 그들의 목표였던 북한군이 아니었음을 알았겠지..

이 경험은 70년전 일이었지만,
인 그 급강하했던 전투기의 기억은 어제처럼 생생하다.

그 조종사의 자비로운 영혼에게 축북이 있으리!
아마 지금쯤 이 세상을 떠났겠지만.


세이버 전투기
A F-86 Sabre jet in flight over Glendale, Arizona.

P 25-1.MOV
  Kwan Ho Chung – November 14, 2018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193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343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920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838
385 전염병 과 두 영국인 [4] 2020.04.19 최광택*70 2020.04.20 106
384 함께 50년 [7] 2020.04.11 노영일*68 2020.04.22 112
383 The Epilogue of Mignon's Story [3] 2020.04.06 정관호*63 2023.09.24 520
382 안개 속으로 - 고 마천일 형을 추모하며 [1] 2020.03.01 노영일*68 2020.03.03 117
381 “경알이”--서울 말(京語)향수 와 잡(雜)생각 [8] 2020.02.10 조중행*69 2020.02.12 176
380 2020년 세계는(2)--Space Oddity 2020 from a room with a view [4] 2020.01.08 조중행*69 2020.01.12 191
379 소록도 그리고 "당신들의 천국" 2019.12.18 조중행*69 2019.12.18 87
378 BB LEE's GIFTS from CHINA: 畏友 李秉鵬 寄贈 [16] file 2019.10.20 정관호*63 2021.04.10 318
377 秋聲賦(추성부): 가을소리 [3] 2019.10.15 정관호*63 2022.08.25 384
376 가시리평설 양주동 [3] 2019.10.05 정관호*63 2023.08.03 728
375 弔古戰場文(조고전장문): 옛 전쟁터에서 [2] 2019.09.30 정관호*63 2024.03.09 277
374 滕王閣序 王勃(등왕각서 왕발): 등왕각 서문 [3] 2019.09.23 정관호*63 2023.01.15 838
373 前赤壁賦 (전적벽부): 蘇東坡(소동파) [3] 2019.09.16 정관호*63 2022.08.21 1828
372 [6۰25 회상] 1950년 7월 어느 날 [8] file 2019.07.28 정관호*63 2023.04.26 320
371 마지막 선물 [3] file 2019.06.19 민공기#56 2019.06.23 187
370 세모꼴 짱구머리 [6] 2019.04.30 운영자 2019.05.02 200
369 이수일과 심순애 [4] 2019.04.03 최광택*70 2022.12.25 1421
368 연못과 다쿠앙 2019.03.30 최광택*70 2019.04.09 126
» 세이버전투기 이야기 file 2019.02.17 정관호*63 2023.08.02 271
366 일요일 오전의 인사동(1) [2] 2019.01.08 조중행*69 2019.01.10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