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체감온도가 체온을 윗도는 날들이 여러날 있었다. 여름이 끝난다는 노동절을 지났는데도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시카고가 이정도 이면 다른 고장들은 얼마나 더울까 상상해 본다. 밖에 나가기가 끔직하여 집안에 앉아 지난날 인상에 남았던 시원한 폭포들을 그려 보며 더위를 잊어 본다.
세계 3대 폭포를 들라면, 미국의 나아가라 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 그리고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를 꼽는다. 나이아가라 폭포. 미국에 처음 와서 수련의 생활을 할 시절 어렵게 얻은 첫번째 휴가때 고물 왜곤에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간곳이 나이아가라 폭포였다. 근처에 가자 우선 엄청난 물소리가 우리를 압도 했다. 폭포 근처에 까지 배를 타고 접근하니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물과 물보라는 대자연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하잘것 없는가를 느끼게 했다.미국이 이렇게 큰 나라구나 하고 감탄했다. 카나다 쪽에서 보는 나이아가라는 더욱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몇년후 토론토에서 학회가 있어 가다가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니 그 웅장하던 나이아가라 폭포가 가는 실개천에 물여울 같이 보였다. 인간의 감각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인가? 빅토리아 폭포. 아프리카 여행중 켄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 보니 광활한 평야에 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산불이 난줄 알았다. 그러나 승무원 안내양이 저기가 바로 빅토리아 폭포라고 한다. 물보라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이었다.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을 가르는 쟘베지 강에 있다. 스코트랜드 선교사 이며, 의사, 탐험가였던 데이빗 리빙스톤에 의하여 발견되 1865년에 처음으로 유럽에 알려 졌다. 우리가 간 때는 마침 우기라서 비가 내리고 폭포의 물량이 엄청 늘었다고 했다. 우비와 판초를 둘러쓰고 갔는데도 위에서 내리는 비와 아래서 올라오는 물보라에 온몸이 위 아래 없이 몽땅 젖었다. 카메라도 졎어 그날밤 호텔에서 드라이어로 말렸는데 다행히 다음날 다시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잠베지 강가의 식당에서 사슴, 멧돼지, 악어, 타조 고기등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이국적 보메식 야생고기 바비큐를 맛보았다. 이구아수 폭포.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알헨티나, 파라과이 국경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데 그 규모로는 사실상 세계 제일의 폭포라 할수 있다. 특히 "악마의 목구멍" 이라 불리는 곳은 낙차가 무척 크고 깊다. 엄청난 물량과 굉음, 보이지 않는 바닥이 정말 악마의 목구명 같다. 가끔 이곳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어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인간은 높은 산, 깊은 바다, 큰 폭포,등 엄청난 자연을 대할때 원초적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압도 당하여 그 자신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몇년전 일본의 니꼬 (日光)라는 곳을 가본적이 있다. 도꾸가와 사당이 있고 세계 자연유산으로 정해질 만큼 경관이 좋은 온천관광지인데 이곳에는 게곤노다끼 라는 폭포가 있다. 세계 3대 폭포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일본내에서는 3대 폭포에 속하고 낙차가 100 미터를 넘는다. 이 폭포 옆에있는 물참나무에는 암두지감 (巖頭之感)이란 시 한편이 새겨져 있다. "머나먼 하늘과 땅/ 머나먼 과거와 현재/ 나 오척의 작은 몸으로써 이 큰 신비를 풀려 하노니/ 호레이쇼의 철학경에서는 아무런 귀의도 찾을수 없구나./만유의 진상은 오직 한가지로 다하여/ 말하노니 불가해 (不可解)/ 이 한을 번민한 끝에 드디어 죽음을 결정하기에 이르렀으니/ 이미 바위위에 서 있음에도/ 가슴속에 아무런 불안이 없도다/ 처음으로 깨달은 바는/ 큰 비관은 큰 낙관과 일치하는 것임을". 1903년 젊은 철학도요 시인인 후지무라 미사오는 이 난해한 시 한편을 나무에 새겨놓고 폭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경찰은 자살이유를 밝히기가 어려웠다. 젊은 철학도의 염세주의에 기인한 것인가. 동경대학 철학과를 지망하던 그가 입시 준비 스트레스로 자살한 것인가. 그 당시 그의 선생이었던 일본 현대 문학의 아버지 나츠메 소세끼로 부터 꾸중을 듣고 실망하여 죽은 것인가. 좌우간 그 사건 이후 4년간 무려 185명이 이 폭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해 자살 명소가 되었다. 그가 죽은지 80년후 한 동경대학 교수가 그의 어머니로 부터 물려 받은 유품중 다까야마 로기유의 시집 "폭포로 가는 길" 의 책장 여백에 빨간 글씨로 쓴 후지무라 미사오의 편지 한통을 공개 했다. "정사 (情事)는 꽃이다. 그러기에 무정한 폭풍우에 흩날려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순애 (純愛)는 달이다. 그러기에 달빛 처럼 봄가을 없이 영원한 것이다" 마지마 치요는 후지무라 미사오와 동년배인 미인 명문 재원인 처녀였다. 그녀는 후지무라의 어머니에게 다도 (茶道)를 배우려 후지무라의 집을 드나 들었다. 후지무라는 자살직전 마지마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폭포로 향한 것이었다. 자기의 순수한 사랑을 영원한 빛에 비유하고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 자살 한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녀는 이 편지가 쓰여진 책을 90여세에 세상을 떠날때 까지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 무더운 한 여름날이 간다. |
2023.09.10 02:57
2023.09.10 07:02
純情 이란 구세대의 유물이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해도 못할것 같습니다.
오페라의 주제도 목숨을 건 순정이 많은데,
오페라를 보는 관중도 대부분 머리가 하얀 노인들 이고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지요.
Thank you for your comment.
2023.09.10 13:35
Thanks for a few nice pictures of the Niagara Falls.
Dr. 노의 paintings를 많아 보아왔지만 이번 그림들에서는 Vincent Van Gogh의
향기를 더 많이 느낌니다. 아마 흐르는 물이 주제기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군요.
문득 "That is a nice touch" 했읍니다. 계속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본인의 도미 조금전에 Marilyn Monroe의 Niagara라는 영화가 한국사람들의 흥미를
흥분 시켰기에 우연히 Buffalo에 갈 기회가 생겨서 그동네 한국후배들 몇명하고
같다 온적이 생각납니다. 그때 Canada까지 건너가서 잘 보고왔지요.
2023.09.10 16:56
사실 저는 Vincent Van Gogh의 그림을 좋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알게 모르게 흉내를 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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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gara Falls는 우리가 살았던 Rochester, New York에서 서북쪽으로 한 90 miles정도 되지요.
가자면 New York thruway로 가다가 Buffalo에서 Niagara Falls로 길을 바꾸었다가 다리를 건너면 Canadian Niagara가 나와서 거기에 Parking하고 관광이 시작되지요.
그 후 자주 거기서 Toronto, Canada에서 가서 하룻밤 숙박하고 온적도 있지요.
이제 모두 옛 이야기입니다. 만 50년 거주했던 Rochester를 떠나서 아들 사는 NYC가까이 왔지만, 그 옆까지는 못가고 그만 Fort Lee, NJ에 머물렀어요.이 나이에 집관리가 힘들었고, Apt로 들어와서 하는 일없이 지냅니다.
참, 좋은 내용을 쓰셨군요. 그 옛날 많은 청춘남녀가 비관론에 빠져 몸을 던졌는데, 우리나라 청춘중에 사의 찬미를 불렀던 윤심덕도 전라도에서 유학온(?) 부자집아들과 현해탄에서 몸을 던졌지요. 또 일제시절 공산당원의 노래에
"서백리아 바람찬 벌판, 현해탄에 푸른 파도여!"를 듣고 나도 한번 똑딱선 타고 현해탄을 건너 동경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못가봤군요.
읽다보니 후지무라 마사오란 순정의 청년이름이 나오네요. 내가 어렸을적 1943년부터 1945년까지 강릉의 중앙소학교에서 1학년 2학년을 다니면서 대 이름은 지금까지 기억하기를, 가부가와 마사오 (正夫)였고, 노부모님은 일본말을 전혀 못하여서 나도 학교에서 일본말로 소통한적이 없는 듯합니다. 이건 창씨개명도 아니고 그렇게라고 일본이름을 지어야 학교에 갈수 있었기 때문인데 어떻게 누가 지어주었는지도 몰라요.
잡담하였습니다. Have a good summer day in Chicago, 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