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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폭포

2023.09.09 15:37

노영일*68 Views:131

 
폭 포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체감온도가 체온을 윗도는 날들이 여러날 있었다. 여름이 끝난다는 노동절을 지났는데도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시카고가 이정도 이면 다른 고장들은 얼마나 더울까 상상해 본다. 밖에 나가기가 끔직하여 집안에 앉아 지난날 인상에 남았던 시원한 폭포들을 그려 보며 더위를 잊어 본다.

세계 3대 폭포를 들라면, 미국의 나아가라 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 그리고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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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 폭포.

미국에 처음 와서 수련의 생활을 할 시절 어렵게 얻은 첫번째 휴가때 고물 왜곤에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간곳이 나이아가라 폭포였다. 근처에 가자 우선 엄청난 물소리가 우리를 압도 했다. 폭포 근처에 까지 배를 타고 접근하니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물과 물보라는 대자연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하잘것 없는가를 느끼게 했다.미국이 이렇게 큰 나라구나 하고 감탄했다. 카나다 쪽에서 보는 나이아가라는 더욱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몇년후 토론토에서 학회가 있어 가다가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니 그 웅장하던 나이아가라 폭포가 가는 실개천에 물여울 같이 보였다. 인간의 감각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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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폭포.

아프리카 여행중 켄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 보니 광활한 평야에 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산불이 난줄 알았다. 그러나 승무원 안내양이 저기가 바로 빅토리아 폭포라고 한다. 물보라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이었다.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을 가르는 쟘베지 강에 있다. 스코트랜드 선교사 이며, 의사, 탐험가였던 데이빗 리빙스톤에 의하여 발견되 1865년에 처음으로 유럽에 알려 졌다. 우리가 간 때는 마침 우기라서 비가 내리고 폭포의 물량이 엄청 늘었다고 했다. 우비와 판초를 둘러쓰고 갔는데도 위에서 내리는 비와 아래서 올라오는 물보라에 온몸이 위 아래 없이 몽땅 젖었다. 카메라도 졎어 그날밤 호텔에서 드라이어로 말렸는데 다행히 다음날 다시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잠베지 강가의 식당에서 사슴, 멧돼지, 악어, 타조 고기등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이국적 보메식 야생고기 바비큐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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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 폭포.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알헨티나, 파라과이 국경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데 그 규모로는 사실상 세계 제일의 폭포라 할수 있다. 특히 "악마의 목구멍" 이라 불리는 곳은 낙차가 무척 크고 깊다. 엄청난 물량과 굉음, 보이지 않는 바닥이 정말 악마의 목구명 같다. 가끔 이곳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어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인간은 높은 산, 깊은 바다, 큰 폭포,등 엄청난 자연을 대할때 원초적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압도 당하여 그 자신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몇년전 일본의 니꼬 (日光)라는 곳을 가본적이 있다. 도꾸가와 사당이 있고 세계 자연유산으로 정해질 만큼 경관이 좋은 온천관광지인데 이곳에는 게곤노다끼 라는 폭포가 있다. 세계 3대 폭포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일본내에서는 3대 폭포에 속하고 낙차가 100 미터를 넘는다. 이 폭포 옆에있는 물참나무에는 암두지감 (巖頭之感)이란 시 한편이 새겨져 있다.

"머나먼 하늘과 땅/ 머나먼 과거와 현재/ 나 오척의 작은 몸으로써 이 큰 신비를 풀려 하노니/ 호레이쇼의 철학경에서는 아무런 귀의도 찾을수 없구나./만유의 진상은 오직 한가지로 다하여/ 말하노니 불가해 (不可解)/ 이 한을 번민한 끝에 드디어 죽음을 결정하기에 이르렀으니/ 이미 바위위에 서 있음에도/ 가슴속에 아무런 불안이 없도다/ 처음으로 깨달은 바는/ 큰 비관은 큰 낙관과 일치하는 것임을".

1903년 젊은 철학도요 시인인 후지무라 미사오는 이 난해한 시 한편을 나무에 새겨놓고 폭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 경찰은 자살이유를 밝히기가 어려웠다. 젊은 철학도의 염세주의에 기인한 것인가. 동경대학 철학과를 지망하던 그가 입시 준비 스트레스로 자살한 것인가. 그 당시 그의 선생이었던 일본 현대 문학의 아버지 나츠메 소세끼로 부터 꾸중을 듣고 실망하여 죽은 것인가. 좌우간 그 사건 이후 4년간 무려 185명이 이 폭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해 자살 명소가 되었다.

그가 죽은지 80년후 한 동경대학 교수가 그의 어머니로 부터 물려 받은 유품중 다까야마 로기유의 시집 "폭포로 가는 길" 의 책장 여백에 빨간 글씨로 쓴 후지무라 미사오의 편지 한통을 공개 했다.

"정사 (情事)는 꽃이다. 그러기에 무정한 폭풍우에 흩날려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순애 (純愛)는 달이다. 그러기에 달빛 처럼 봄가을 없이 영원한 것이다"

마지마 치요는 후지무라 미사오와 동년배인 미인 명문 재원인 처녀였다. 그녀는 후지무라의 어머니에게 다도 (茶道)를 배우려 후지무라의 집을 드나 들었다. 후지무라는 자살직전 마지마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폭포로 향한 것이었다. 자기의 순수한 사랑을 영원한 빛에 비유하고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 자살 한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녀는 이 편지가 쓰여진 책을 90여세에 세상을 떠날때 까지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 무더운 한 여름날이 간다.

 
2023년 9월  시카고에서  노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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