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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하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선생님은 저의 의국 4년 선배이십니다. 따라서 저는 선생님에 대한 여러 비밀들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지요. 그러나 오늘은 국회의 인사 청문회도 아니니까 선생님은 긴장을 푸시고 덕담만 하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내과 실습나간 학생 때부터 알고 있었고, 제가 인턴 때 몇 분되지 않은 수석의 중 제일 생일이 늦은 분이라는 것도 압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4년 후 이맘 때 정년이 됩니다. 현재까지는 서울의대 내분비에서는 대학 내에서 선생님이 맏형 노릇을, 대학 밖에서는 제가 맏형노릇을 하였지만, 오늘부터 이 자리도 양보해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밑에서 인턴을 하지 않아서 병원생활에서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고, 그러다보니 한번도 의국생활은 같이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공의 때 육군 장교복장으로 오셔서 폼 잡은 적도 볼 수 있었고 또 의국행사에도 종종 참석하신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미국에 연수 가셔서 미국에 체류할 충분한 자격도 있었으나 귀국을 결심한 이유는 첫 번째 우리나라 국립의대 교수로 연수를 갔다 온다는 소명감으로, 둘째는 저의 개인 생각인데요. 국내에 있는 수많은 재산을 처분하기도 어렵고, 또 아마 여기서 놀기가 미국보다 더 좋아서 귀국하신 모양입니다. 오실 때는 이삿짐이 컨테이너로 몇 개이었지만. 재미없는 천국보다 재미있는 지옥이 났겠지요. 귀국 후 병원에서 내분비 동문들이 모여 한동안 공부할 때도 모시고 하였었고, 그 후 일이 있거나, 아니면 송년회 등 정기적으로 모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구기동 빌라에 사실 때 한번은 놀러가 서가에서 “장군죽비”란 두꺼운 책을 보았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학승으로 유명하신 휴암스님이 쓰신 책인데요. 저도 이 스님이 계신 18대 본사의 하나인 영천 은혜사의 기기암, “기신사바 기심정토” 의 머리글을 따서 이름 지은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 저를 서울의대출신으로 소개하니까 “이 홍규선생님 후배이네.”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고등학교 졸업 때 이과 수석은 선생님, 문과수석은 서울법대를 나오신 휴암스님이었어요.


 좋은 이야기는 벌써 다 나왔으니까 나온 김에 선생님의 흉을 보자면 첫째는 다방면에 박식하시어 아까도 김 성완선생님이 말씀하셨지만 한번 잡히면 끝나지 않는 무궁한 화제로 고생을 시키지요. 왜 지난 4월 이 기업선생 양평 전원주택 집들이 BBQ party에서도 맛있는 음식도 먹었고, 술도 잘 마셨고, 날씨는 어둡고, 집안으로 옮겨야 할 터인데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야외에서 지낼 뻔 했지요. 그래도 전공분야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고 거시적으로는 바이칼 연구, 미시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연구로 균형을 맞추고 계십니다. 둘째로 아쉬운 점은 선생님이 취하셔서 헛소리 하시는 걸 본 적이 없지요. 여기에 계시는 민 헌기교수님의 청운동, 연희동의 정초모임에서나 LG강촌 빌리지, 신신백화점 옆의 한일관, 을지로의 우래옥 등 여러 자리에서도 그랬습니다.


 이제 정년을 하시면 새로 이사하신 집에서 “내조의 여왕”이신 사모님이랑 즐겁고 재미있고 건강한 생활이 되시기를 바라며 후배들 불러 술도 드시면서 취하시는 모습도 한번 보여 주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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