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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수필집 '바람도 덜어내고' 받은 날

2005.06.10 03:55

물안개 Views:7080






수필집 '바람도 덜어내고' 받은 날.....김진수


연휴를 감안해서 오늘 정도면 오박사님께서 보내주신다는 책이 도착할 것 같은 예감도 있었지만 할 일도 많은 날이기에 세월리에서 아침부터 이일 저일에 오전을 바쁘게 보냈다. 대강 일을 끝낸 오후 느긋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쉬며 집배원이 올 때가 됐는데 시원한 물이라도 주어야겠다 생각하는데 현관 밖에서 집배원의 오토바이 소리에 이어 경적소리가 났다.

"안녕하세요? 덥지요?"
"예~ 그러네요. 오늘은 댁에 계셨네요.
책도 있는데요."
"녜~ 바로 그 책 기다리고 있었어요." 받아든 봉투엔
"바람도 덜어내고"란 글이 크게 인쇄되어 있었다. 안그래도 기다리던 참에 무척 반가웠다. 빨리 열어보고싶었지만
"잠깐만 기다리세요. 시원한 물 한잔 들고 가세요." 집배원의 고맙다는 인사와 물컵을 받아들며, 무엇을 받으면 의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부지런히 집안으로 들어와 봉투를 열어 조심스럽게 책을 꺼냈다.
두꺼운 표지부터 기분좋게 눈에 들어오는 표지 디자인을 훑어보며 첫장을 열었다.

오른쪽 페이지에 친필로 쓰신 글이 보이고 이어 왼쪽으로 눈이 가며 낯익은 글씨들이 눈에 띄었다.
"허~억 이게 왠일이야~~~???"
"아니~ 그럼 우리 고등학교 선배, 1959년 졸업이면 1965년 졸업인 나와 6년 선배시잖아!!"
놀라움은 반가움으로, 반가움은 친근감으로, 달리고있었다.

그동안 사이트에 올리시는 글에 많은 공감을 하며 부드럽게 이어지는 문장이 좋았었다. 그래서 책을 보내주시겠다는 글에 염치좋게 덥석 주소를 적어드렸던게 괜히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나 사려깊게 행동을 했어야하는데 오빠의 빽을 믿고 경망스럽게 굴지는 않았는지, 건방진 태도를 보이진 않았는지 무척이나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여러권의 책들을 작가들에게서 받아보았지만 이번만큼은 무척이나 남다르게 느껴진다. 오랜 시간의 친분으로 알던 작가들의 책이나 우연하게 인터넷에서 부딛치며 알게된 시인들의 시집을 그동안 많이 받아보았지만 이번은 오빠의 동창사이트에서 우연히 알게 된 분이 정성껏 보내주신 책인데다 알고보니 6년 선배님이 되시는 분을 그동안 모르고 지나다 책으로 인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 일인지.....

급한 김에 우선 첫번째의 '암자 오르는 길'을 읽고 제목 중에서 골라 '스승과 제자'를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아는 분들과 관련한 글이었다. 모두 익숙하게 아는 성함들의 선생님들, 그리고 친근한 2년 후배도 등장하고 있었다.
snumc1965.net 게시판에 내가 올린 몇군데 글에 고등학교가 언급이 되었었는데...
혹시 내가 후배인 사실을 아시고 계셨는지...

작년에 출판되어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책을 나에게까지 보내주시는 정성에 너무도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다. 전혀 모르던 사람과의 신기한 인연이 인터넷을 매개로 이어지는 일은 종종 경험했던 일이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고등학교 동문인 선배님으로 내게 나타난 일은 처음이며 이번 일 또한 참으로 소중하게 내 인생의 한부분에서 기억될 것이다.

넓은 세상에서 아마도 만나지 못했을 아름다운 인연을 경험할 수 있는 나는 참 운 좋은 행복한 사람인 것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박사님, 아니 선배님께서 행복한 의사와 시인의 길을 가시기 바라는 마음을 이글에 한가득 담아 전하고 싶다.

오늘의 기쁨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 2005. 06. 09.






♬ 포레스트 검프 OST ..... I'm Forrest

Image, Webpage : Jinsoo Kim * June 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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