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8 18:5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472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의 충격 이병훈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
‘
메이트60 프로’라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화제다. 위성통화와 5G 수준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모두 지원한다. 성능 구현을 위해 SMIC사의 7nm(나노미터)급 칩을 활용해 파장이 컸다. 2022년 9월 미네르바사의 비트코인 채굴 장치에 적용된 SMIC사의 칩이 7nm급 기술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반신반의 의견이 많았다. 이번 스마트폰 출시로 중국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됐다.
7nm급 반도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하지만 심자외선(DUV) 노광공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므로 높은 제조 비용이 문제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비싼 공정을 사용하더라도 자국 내 제품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들어 중국의 기술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지난 6월 미국과 네덜란드가 EUV 장비뿐만 아니라 7nm 제조에 사용되는 DUV 장비의 수출까지도 제한하기로 예고했다. 하지만 DUV 장비는 이미 엄청난 숫자가 판매되었기 때문에 유통을 막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만약 중국이 충분한 반도체 칩 양산시설을 이미 구축했고, 지속적인 장비관리 기술을 확보했다면 추가 제재는 무의미하다. 앞으로 메이트60 프로가 얼마나 시판되는지를 보면 중국이 7nm 양산 능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더 충격적인 부분은 중국이 7nm급 칩을 수직방향과 수평방향으로 집적하여 5nm급 시스템과 유사한 성능을 내는 ‘이종집적 기술’을 확보했다는 소식이다. 이종집적 기술을 최적화하면 약 두 세대 앞선 기술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런 회피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됐었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보여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군사기술 봉쇄에 사용되는 기술수출 규제로는 범용 반도체 기술 발전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규모 시장이 존재한다면 기술개발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상당한 고통을 감수하고 기술 발전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기술규제 전략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시작된 국가 간 기술혁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사례가 입증하듯이, 인류 역사에서 신기술 개발은 절박함의 산물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절박할까. 연구비를 대폭 삭감하고, 경쟁국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으로 기술개발을 요구한다. 연구자들이 그토록 중요하다고 외쳐온 이종집적 기술은 이제야 겨우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을 것 같다. 한편 젊은 연구자들은 ‘워라밸’을 외치고 있다. 우리는 충분히 절박한 것 같지 않다.
2023.09.18 19:04
2023.09.21 18:1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4547
중국 화웨이가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를 내놓자 미국의 반응이 날카롭다. 중국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가 생산해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 탑재한 기린9000s는 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된 칩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14나노 이상 칩 기술을 철저히 통제해 왔지만 중국이 독자적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의미다.
미국은 2018년부터 중국의 첨단 기술 도약을 막아 왔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군에 통신장비를 제공하는 화웨이의 숨통부터 조이고 나섰다. 2018년 12월 1일 화웨이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어겼다면서 때마침 캐나다에 머물고 있던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을 억류했다. 그는 억류 1028일 만에야 중국에 돌아갈 수 있었다.
‘7나노 칩 확보’ 평가절하 섣불러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가능성 봐야 ‘대륙의 실수’라며 얕보는 게 실수
지난 5년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메이트60 프로에서 7나노 칩을 찾아낸 테크인사이츠의 허치슨 부회장은 “중국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도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 도약을 얕잡아 보지 말라는 뉘앙스다.
미국 정부는 이런 평가를 외면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화웨이와 관련해 “7나노 양산 능력의 증거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진보는 이미 세상의 판을 뒤집고 있다. 당장 애플은 아이폰15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동결했고, 화웨이에 대량으로 칩셋을 공급하던 퀄컴은 매출 감소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이런 국면을 지켜보는 우리의 자세다. 강 건너 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메이트60 프로에 대해 ‘삼성전자는 2나노로 가고 있고 중국은 EUV가 없어서 멀리 못 간다’는 평가절하가 대세다. 이런 평가는 ‘대륙의 실수’를 떠올린다. 2012년 무렵 중국이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하자 중국이 어쩌다 그럴싸한 짝퉁을 만들어냈느냐면서 한국에선 대륙의 실수라고 했다. 그렇게 조롱할수록 한국의 스마트폰은 밀려났다. 중국에서 갤럭시 점유율은 1% 아래다. ‘듣보잡’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성장한 중국 스마트폰은 국경을 넘어 인도와 아프리카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2023.09.21 18:16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306121635328380074
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의 2023년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9%를 기록했다. 반면 시장점유율 2위 삼성전자는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애플과 36%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북미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매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21년 1분기 양사의 점유율은 애플이 45%, 삼성전자가 28%로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17%포인트(p)였으나 1년 뒤인 2022년 1분기 애플이 51%, 삼성전자가 27%로 24%포인트(p)로 벌어졌다. 이어 2023년 1분기 양사의 시장점유율이 36%포인트(p)까지 벌어지면서 3년만에 점유율 차이가 급격하게 커졌다.
업계는 북미 지역의 아이폰 선호현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어테인에 따르면 미국 내 1996년 이후 출생자 중 83%가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한국은 분명히 후진하고 있다. 심각하게 급 강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전혀 위기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2023.09.24 10:0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5120
미국의 과학 저널 네이처가 발표하는 ‘네이처 인덱스’는 국가별, 연구소(대학)별 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다. 세계 정상급 82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분석해 집계한다.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다.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네이처 인덱스 1위에 올랐던 것. 과학기술 분야 ‘월드 클래스’ 논문을 가장 많이 산출하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뜻이다.
Our Celestial Empire possesses all things in prolific abundance and lacks no product within its borders. There is therefore no need to import the manufactures of outside barbarians in exchange for our own produce.
— Qianlong Emperor, Second Edict to King George III of Great Britain, 1792[31]
McCartney Embassey
청나라는 없는 것이 없는 나라였다. 그때가 되돌아오는 느낌이다. 전기차를 가장 많이 만드
는 나라도 중국, 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도 중국. 가장 최신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도
중국산이다. 한국이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