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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오월 마지막 날에

2008.06.03 08:46

조성구#65 Views: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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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마지막 날에


      하마 이제사,

      봄이 오는 길은 어이도 그리 더디였던가.
      동장군이 느적대며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봄을 시샘하는 봄비도
      차고 매정하더니만.

      기다림이 간곡해서였나,
      이봄엔 꽃들이 유난히 아름차고 풍만하다.
      목련, 라일락, 진달래에 이어 난초, 모란, 콜롬바인,
      우아한 모습들이 화사하고 어여쁘다.

      하마 이제사, 이제사,

      밝고 보드라운 햇살 쏟아지는 울 안에서
      호미든 내 손길은 바쁜데
      물줄기에 나린 무지개
      꽃들과 희롱하느라 현란하다.

      그새 신록을 불러 온 오월 마지막 날
      나의 첫 아이가 설흔 아홉 되는 오늘
      장미, 모란, 꽃망울 터트리는 소리 맟추어
      꽃향내 남실거리는 뜰에 새들의 노래 파문 그리는 낮,


      향연을 열자,
      봄의 향연을.

      하마 이제사,

      이제사,
      이제사…


Sungja Cho, May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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