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그러니까 42년 전인 1971년 12월 24일 밤 자정이 지나서 서울 명동성당의 성탄절 자정미사가 시작되었다.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이 시작되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편하게 허트러진 자세로 Tv를 보다가 정신이 바짝 들어 자세를 바로잡았다. 추기경의 강론의 내용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각하, 대통령께서 생각하고 있는 애국의 방법이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애국과 같다는 독선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하시는 방법이 국민들의 눈에는 비 애국이라고 보인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단어와 문구는 다르지만 대개 이런 내용의 강론이 이어지고 있었다. 강론이 끝날 때쯤 “방송국 사정으로 방송을 중단합니다”란 자막이 나오고 중계방송은 끝났다. 나는 다음날 일이 궁금해졌다. 신문에는 성탄절 아침에 서울 시내의 주요 교회의 성탄예배를 중계한다고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중계를 할 것인지? 안 하면 무슨 핑계를 대고 안 할 것인지? 따위가 궁금했다. 그런데 그런 중계방송 중단여부에 대한 걱정을 깨끗이 날려버린 사건이 생겼다. 12월 25일 새벽, 그 때는 제일 크다는 호텔, 서울의 한다 하는 한량들이 그날 다 모일 것이라고 하던 퇴계로 입구의 대연각 호텔에 불이 나서 방송들은 그 불 중계로 하루를 다 보냈으니까! 그런 큰 사건이 나면 의례 따라다니는 헛소문도 대단했다. 대개 그렇듯이 헛소리의 대상은 연예인, 고위 권력자들의 2세들, 알려진 부잣집 자녀들이다. 물론 얼마 뒤 그런 헛소문들은 늘 그러하듯이 숙으러 들었다. 다만 기록을 세운 것은 그런 큰 사고가 나면 그 사고의 피해자들은 병원에서 퇴원을 안하고 배상금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그날 새벽에 그 호텔에서 다친 사람들은 해가 밝기가 무섭게 병원으로부터 사라져 버렸다. 기네스 기록에 올려도 될 일이었다. 각설하고 내가 이 글을 쓰는 뜻은 다음에 있다. 김수환추기경이 살아계셨다면 지금 이 나라의 정치판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을 것 같다. “당신들이 그렇게 고집스럽게 우기고 있는 그 원칙이란 것이 당신들만의 원칙일 뿐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터무니 없는 공론일 뿐일 수도 있음을 생각하시오 |
진정하고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