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04:00
1945년 8월 15일 낮에 나는 문밖에서 동무들과 놀다가 집에 들어왔다. 동무중에는 옆집 긴따로가 가장 가까웠다.
그때 방문으로 들어오려니까 나보다 일곱살 위인 순이누나가 내게 미소를 띄우며 조용히 “일본이 항복했단다.”하고 말하였다.
나는 의아해서 누나에게 “그럼 우리 모두 죽어?”하니까, 누나는 웃으면서, “우리나라는 독립한단다.” 독립이 무어지?
내가 다니던 강릉중앙소학교에서 반애들로부터 듣기는 미군이 들어오면 우리를 모두 죽인다고 하였다.
나는 혼자 의아해 있는데, 얼마 안되어서 우리가 살던 홍제정(현재는 홍제동) 에서 여러집이 살고 있었던 안마을에서 많은 사람들 한떼가 “만세 만세”를 우렁차게 부르며 뛰어나오고 있었는데, 거의 대다수가 흰옷을 입은 청년들이었고, 그들은 깃발 하나씩 들었고, 그 뒤로 아낙네 아즘마들이 따라서 함께 뛰어왔으며, 그뒤로 십여세 된 소년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떼들과, 이런 환호를 본적이 없었을 뿐아니라, 그 후 지금까지도 그런 경험이 다시는 없었다. 모두들 만세를 목이 터지라고 불렀다. 만세, 만세, 우리나라 만세를.
그리하여 그들은 우회전하여 강릉시내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의 감격, 그들의 환호, 그들이 흔들던 국기, 그들이 달리던 힘찼던 모습은 내 뇌리속에 영원히 살아있다.
Dr. 온의 글, “1945년 8월15일에 서울에 아무일도 없었다.” 를 나는 완전히 믿는다. 확실히 고증된 사실이기에.
하지만 나는 그때 만여덟살, 한국나이로 아홉살된 중앙소학교 2학년 생도였다.
그리고 나도 누구처럼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 즉 강릉 홍제정에서 일어난 “우리나라만세”를 불렀던 홍제정 주민들의 해방의 환희와 환호를 증언할 “역사의 증인”임을 주장한다.
그런데 어떻게 일본의 항복을 알았겠는가? 그날 정오에 일본천황 유인(裕仁: 히로히토)이 라디오방송을 통해서 일본의 항복을 세상에 알렸다.
우리집에는 라디오도 없었지만, 그 옆에 살았던 아버지 지인(Acquaintance) 화가 묵로의 부인이 바로 유인의 방송을
듣고 주책없이 “유인이 너무 불쌍해서 울었어요.”하고 어머니에게 말했더니, 그 말을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전했을
때 아버지는 참지 못히시고, 화까지 내셨던 걸 나는 옆에서 들었다.
나는 그날 그때 강릉홍제정의 환호군중을 항상 찬양하는 “역사적증인”이라고 또 다시 주장한다.
2024.03.19 06:56
2024.03.19 08:13
정병준 교수 강의의 첫 스라드는 "1945.8.15 일본패전의 날,
(서울에서는)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천황의 패전 방송
울음 바다였다. 서울에선 이우(의친왕의 아들) 장례식이 엄
수 되었다."입니다.
1945년-1948년 역사를 뒤져 보면 하루가 10년 처럼 변화하
던 때였습니다. 아주 복잡하지만 변화의 흐름는 명확했습
니다. 해방은 민족주의자들의 자주독립운동이 해방 직후
의 정국을 휩쓸게 했습니다. 조급지나서 남에는 미국, 북에는 소련
이 진주합니다. 정국은 무척 혼란해 집니다. 민족주의자들
은 자신들의 집단을 정통성 있는 정부라고 주장하며 미군정
의 인정을 받으려하거나 저항 합니다. 여운형의 건준-인공,
김구의 임정, 이승만의독촉 등등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미군
정은 이것들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미군정이 통
치자임을 여러번 확인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쉽사리 복종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무기는 반탁 운동이었습니다. 신탁
통치 문제는 민중의 분노를 샀고 민중을 동원하여자주독립을
선동하기에 아주 좋은 무기였습니다. 자주독립 주장은
반군정을 뜻했습니다.
그런데 냉전이라는 괴물이 등장합니다. 미국의 반 소련-반공
정책은북에는 공산주의, 남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의미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단독정부 수립이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민족주의자들은 통일정부를 고집했습니다. 그들의 단
독정부 반대-통일정부 주장은위험한 애국에서 위험한 장난으로
변화해 가고 있었습니다. 애국 충정에서 비롯한 순진한 그들의
소망은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방해하여 적화통일을 이룩하여는
남로당의 음모와 동조하는 꼴이 돼 버렸습니다.
이러한 국제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한 이승만은 단독정부 수립을
그 누구보다도 먼저 주장하여 미국을 등에 없고 정적인 민족주의
자들을 반공의 기치로 제거하여 대권을 장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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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만 더 추가하겠다.
그날 저녁 아버지가 몇 사람들을 불러 술상앞에 앉아서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셨다.
나는 항상 아버지옆에 앉아있었다.
아버지왈, "여보게들, 이제 우리는 좋은 나라를 보게 되었네.
우리 춘호도 대통령이 될 수있는 그러한 나라란 말일세."
한 분이 아버지 얘기를 끊고 한마디하였다.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나라면 '춘호야, 공부 잘해서 대통령이 되거라.' "
이 소리에 아버지는 그냥 웃고 계셨다. 자기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