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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각지에서 우버(uber) 택시가 뜨고 있다. 그 택시회사는 'over'에 해당하는 독일어 'uber'와 다른 말을 합쳐서 'uber taxi','uber cab' 같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대개는 그냥 'uber'라고 부른다.

'uber'의 'u'는 꼭대기에 점이 두 개 찍힌 독일어의 '움라우트'로서 발음을 '위버'라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신속하고 저렴한 서비스로 기존 택시회사들의 비즈니스를 휘청거리게 한 우버 회사는 쿨하게 독일어를 회사 이름에 넣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적이 다르지만 'over'와 'uber'는 같은 말이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초인(超人)을 니체는 'Ubermensch'라고 불렀다. 아직도 이 단어를 영어로 'superman'이라 하지 않고 'overman'이라고 번역해야 된다고 우기는 언어학자들이 있다. 그렇게 'uber'는 수평적이라기보다 수직적인 개념이다. 자동차는 서로를 추월하는 수평적 동작에 급급하지만 선각자는 세속을 초월하는 수직적 사유에 전념한다.

우리 민요에서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부분도 모두들 영문 번역을 'crossing over Arirang Pass'로 한다. 아리랑 고개는 평지보다 높은 곳이다. 팝송 'Over the rainbow'도 높은 창공을 향한 노래다. 무지개는 결코 길 맞은편에 있지 않다.

정신분석에 나오는 전이(transference)라는 용어를 당신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것도 전이(metastasis)라 하기 때문에 혼동을 막기 위하여 '감정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근래에는 좀 생소하지만 '이정(移情)'이라는 신선하고 시적인 명칭도 생겼다.

전이는 한 사람에게 옛날에 겪은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전달하는 심리다. 상대는 유아기에 체험한 사람들인 부모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다. 환자들은 현재의 인물, 즉 정신과 의사나 정신 상담사에게 어린 시절 지지고 볶았던 감정을 이전(移轉)시킨다. 마음은 번번히 과거에서 현재로 이사 온다.

프로이트는 감정전이 현상을 독일어로 'Ubertragung'이라 했다. 우버 택시의 우버로 시작되는 말이다. 'tragung'은 운반(carry)이라는 뜻이니까 이 말을 직역하면 'carry-over'(잔재, 금융용어로는 이월금이라 함)에 해당된다. 결국 인간의 감성과 체험이란 잔재 혹은 잔상의 끊임없는 연속인지도 모른다.

'over'는 아예 우리말이 돼버렸다. 외래어 표기법에 '오바'는 '오버'의 잘못이라 나와있지만 외투를 오바라 하고 워키토키 대화를 끝낼 때는 '알았다, 오바!' 해야 제 맛이 나는 법이다. 그 이유는 삶의 체험이 먼저 있고 말이 있지 외래어 표기법을 배운 후에 삶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바 한다는 일상어는 언행이 지나치다는 뜻으로 공자의 과유불급(過猶不及) 사상을 준수하는 우리들이 조석으로 명심하는 주의사항이다.

영어에 'over'가 들어가는 관용어를 살펴본다. 흔한 예로, 범죄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기둥 뒤에 숨어 있는 악한에게 주인공 탐정이 'It's over. Come on out! (끝났다. 나와라!)' 할 때처럼 상황의 끝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over the hill'은 한물갔다는 뜻이고 'over the hump'는 고비를 넘겼다는 말이다.

전화통화를 할 때 한쪽에서 'I will be right over' 하면 금방 가겠다는 사연이다. 아리랑 고개를 넘고 무지개를 건너 날아갈 듯 눈썹을 휘날리며 급히 상대에게 간다는 뜻이다. 부르면 그렇게 빨리 'over' 하겠다며 우버 택시 운영진은 자신들을 'uber'라 부른다.


©
서 량 2015.04.19.
-- 뉴욕중앙일보 2015422일 서 량 컬럼 <잠망경>으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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