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English
                 

Life 모내기 밥(못밥)

2008.06.20 19:25

유석희*72 Views:7955

 



모내기 밥

                                                                                    
                                                                  유석희*72


    비록 모내기 철은 지났지만
    미국 우리 동문들의옛 기억을 되살리기 위하여 글을 올립니다.

    우리나라 쌀농사에서 모내기보다 더 큰 일은 없다.
    모내기철이 되면 크게 농사를 짓는 집에서는
    많은 일꾼을 동원하여야 한다.

    이 날의 점심은 특별하게 준비되며,
    갖가지 반찬은 함지박에 넣어 머리에 이고,
    밥은 양동이에 퍼 담고, 커다란 막걸리 주전자는 애들이 들고 와서,
    때맞추어 논두렁에 식사가 펼쳐진다.

    경상도에서는 밥은 보리밥이나 이날은 보리를 적게 넣어 짓고,
    갖가지 맛있는 반찬도 많이 나오는데 생선반찬 한 두가지는 꼭 들어간다.
    오징어 채 무침, 갈치 반으로 나누어 설말린 조림, 고등어자반 등.
    별로 비싸지 않은 파래가 많이 들어간 퍼런 김.
    시래기와 무말랭이무침 등 여러 가지 묵은 나물,
    강된장과 호박잎 쌈, 젓갈과 장아찌, 그리고 국 한 가지.

    한마디로 푸짐하고 짭짤하고 맛있는 밥이다.
    여기에 시원한 막걸리한잔도 빠질 수 없지요.

    어릴 적 내가 살던 대구 침산의 아버지친구 집에서는
    해마다 모내기철에 모내기 밥을 보내온다.
    그러니 50년 전 이야기지요.

    그 후.
    74년 무의촌 파견 시에,
    왜 그 때는 전문의 응시하려면 6개월간 무의촌에 파견 근무가 필수였지요.
    전남 광산군 본양면 1인 근무 보건진료소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큰 왕동저수지가 있고, 시골답지 않게 규모 있는 기와집이 있는 데,
    이 집의 손자가 그 해에 새로 생긴 본양중학교 학생이다.

    나는 교의로,
    처는 미술과 가정선생님으로 1주에 7시간씩 무보수로 봉사한 턱에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서 모내기 밥을 대접 받은 적이 있었다.
    이 건 35년 전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 후배부부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모내기 밥타령을 하였더니
    요즈음은 정나미 떨어지게 3천원짜리 부페로 해결한 답니다.

    이런 글을 medical portal site에 올렸더니

    “새까만 후배가 글을 올립니다.
    그 큰 기와집은 지금도 있구요.
    사모님이 가르쳤었던 본량중학교는 학생이 없어 폐교되었고,
    왕동 저수지는 지금은 도시민의 휴식처로 바뀌었어요.
    전 본량면(현재는 광주로 편입) 바로 옆에 문 열고 있읍니다.
    교수님이 예전에 우리 동네에 계셨네요.“
    라고 개업하는 후배의사가 답 글을 부쳤다.



No. Subject Date Author Last Update Views
Notice How to write your comments onto a webpage [2] 2016.07.06 운영자 2016.11.20 18193
Notice How to Upload Pictures in webpages 2016.07.06 운영자 2018.10.19 32343
Notice How to use Rich Text Editor [3] 2016.06.28 운영자 2018.10.19 5919
Notice How to Write a Webpage 2016.06.28 운영자 2020.12.23 43838
8842 훈민정음의 비밀 [3] 2024.04.25 운영자 2024.04.26 33
8841 부산정치파동과 미국의 이승만 제거계획 2024.04.25 온기철*71 2024.04.25 14
8840 코너킥으로 웃었다... 황선홍호, 일본 제압하고 8강으로 [5] 2024.04.22 황규정*65 2024.04.25 29
8839 [시조]懷古歌: 회고가 [1] 2024.04.21 정관호*63 2024.04.21 10
8838 부산형무소 살해사건 2024.04.20 온기철*71 2024.04.20 17
8837 육군 방첩대. 미군 CIC, 그리고 김창룡 2024.04.17 온기철*71 2024.04.25 19
8836 김구의 일생과 암살의 원인 2024.04.14 온기철*71 2024.04.25 18
8835 OPERA MIGNON: Connais tu le pays [1] 2024.04.12 정관호*63 2024.04.12 25
8834 “쏘니,너와 함께 뛴건 행운!”, 400경기 감동 축하영상 [5] 2024.04.06 황규정*65 2024.04.22 33
8833 길에서 만난 한식 [1] 2024.04.03 정관호*63 2024.04.09 33
8832 돌아오는 기러기 [1] file 2024.03.27 정관호*63 2024.04.18 46
8831 이강인-손흥민 ‘골 합작’ 한국, 태국 3-0 완승…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 성큼 [2] 2024.03.26 황규정*65 2024.03.27 43
8830 1945년 8월 15일 오후 강릉 홍제정 안마을에서 [2] 2024.03.19 정관호*63 2024.03.24 76
8829 이승만은 왜 김구를 제거 했을까? [1] 2024.03.17 온기철*71 2024.03.18 52
8828 My Grandson [1] 2024.03.15 노영일*68 2024.03.18 107
8827 蜀相(촉상): 촉한 승상 제갈량 [1] 2024.03.15 정관호*63 2024.04.12 59
8826 1945년 8월15일에는 서울에 아무일도 없었다. [1] 2024.03.13 온기철*71 2024.03.14 53
8825 왕소군 고향에서 [1] 2024.03.08 정관호*63 2024.03.20 57
8824 정약용; 늙어가면 친구가 점점 없어진다. [5] 2024.03.06 온기철*71 2024.03.08 86
8823 Trump is OK to be a candidate. 2024.03.04 온기철*71 2024.03.17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