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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합, '불법' 명시 없지만 사실상 '불법'

                                   연합뉴스 | 입력 2010.05.10 15:50 

      이태진 교수 "日지식인들 회피 여지 남기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10일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한국병합 100년에 즈음한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불법성 여부였다.


  성명서에 '불법'이라는 글자가 마지막에 추가되면서, 성명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가 철회한
일본 지식인도 많았다는 사실에서도 '한일병합조약'에 대한 한일 양국 지식인들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주장하는 한국 지식인들과 달리,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는
"'한일병합조약'은 (윤리적으로는) 불의부당(不義不當)하지만 (법적으로는) 합법"이라고 규정하는
인식이 많다.


  이에 따라 실제 이번 성명서에서도 "'한일병합조약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라고 명시하는 문장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이번 성명서에서는 한국의 해석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불법'
이라는 표현을 넣었고, '사실상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다른 내용도 넣었다."라며
"한일 학자들이 그만큼 노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부분은 "'과거 일본 침략주의의 소산'으로 불의부당한
조약은 당초부터 불법 무효"라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석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불법'이라는 두 글자를 마지막에 넣으면서 일본 학자 일부가 서명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은 "1910년 8월22일 및 그 이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은 이미 원천
무효"라고 선언하고 있는데, 그동안 한국정부는 '처음부터 무효'로 해석했지만 일본정부는 '1945년
이후 무효'라는 해석을 유지했다.


  성명서에는 또 "당초부터 null and void(원천 무효)"라는 표현도 들어가 있다.

  이어 미국 의회가 하와이 병합을 위해 하와이 왕국을 전복한 행위에 대해 '불법한(illegal) 행위'
였다고 인정하고 사죄하는 결의를 채택한 사례를 들며 일본에서도 "역사를 근본적으로 반성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도 성명서가 "다소 미욱한 느낌이 들 분이 있을 것이지만,
이 성명이 공동성명이라는 것을 유념해주길 바란다."라며 "(이 정도 표현이라면) 일본 지식인들이
회피의 여지를 남겼다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조약의 전문도 거짓이고 본문도 거짓이다. 조약 체결의 절차와 형식에도 중대한
결점과 결함이 보이고 있다"는 성명서 내용을 인용하며, "원래 '많은 결점과 결함'이었던 부분을
'중대한 결점과 결함'으로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의 표현에 대해 "국제법학자인 이장희 외국어대 교수가 제안해 바뀐 것으로,
'중대한'이라는 말이 들어갈 때는 국제 사례상 불법으로 판결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성명서 초입에 한일병합 당시의 역사를 나열한 데 대해서도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초안을 작성한 부분으로, 일본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역사적 진실에 대해 서술했다는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미야지마 히로시(宮島博史) 도쿄대 교수도 "많은 일본 학자가 아직
'한일병합'이 불법이라는 인식까지는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성명을 기초로 해서
올해가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이번에 서명한 (일본인 학자)
분들의 공통적인 인식일 것"이라고 전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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