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아내가 뒤뜰에 꽃밭을 만들자고 하였다. 어디에 만들고 싶으냐 했더니 뒷마당 포치 옆에 만들자고 했다. 그곳은 지나다니는 사람들 눈에도 뜨이지 않고 이웃들에게도 잘 보이지 않는 후진 곳이었다. 아이들도 다 출가하여 뒷 마당에서 놀 사람도 없고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누구를 보라고 만들자는 것인가.
뗏장을 걷어 내고 벽돌로 모냥을 내어 테두리를 쌓았다. 좋은 화단용 흙을 사다 붓고 비료 까지 뿌렸다. 이제는 아내 차례였다. 꽃 모종을 사다가 종종 심어놨다. 열심히 물도 주었다. 며칠 지나니 꽃망울이 뾰쭉이 솟아 났다. 이제 예쁜 꽃이 피어날거라고 가슴 설레었다. 머지않아 우리 노력의 결실을 볼것이다. 그러나 이 무슨 변괴인가. 어느날 아침 일어나 보니 꽃순이 모두 잘라지고 새 잎파리도 다 잘라져 버려 있었다. 누가 이런짓을 했을까. 분노가 치밀었다. 사람이 그럴리는 없고 무슨 짐승이 그랬을 것이다. 내가 마당에 나가면 놀란듯 후닥닥 도망가는 토끼들일까? 옆집 화단을 노략질하는 사슴을 본일도 있다. 지난해 도토리들을 땅속에 묻어 놓고 봄이 되면 새 도토리가 열릴때 까지 파먹는 고놈의 다람쥐들의 짓인가. BB 건을 사서 기다리다가 나타나면 쏘아 버릴가. 그러나 그것은 불법이라 한다. 철조망을 쳐 놓을가. 아름다우라고 화단을 만들어 놓고 철조망을 친다는 것도 볼성 사나울 것이다. 아내가 고추가루를 뿌려 보자고 했다. 그도 별 효과가 없었다. 가든 센터에 가서 물어보니 토끼와 사슴을 쫓는 약을 뿌리면 된다고 한다. 한통사다가 화단 주위에 뿌렸다. 누릿한 짐승 냄새 같으것이 손을 씻어도 자꾸 났다. 그래도 그후로는 싹이 잘리는 참변은 없었다. 꽃들이 피어 났다. 그러나 사이사이 빈대풀(쇠비름)이 자라났다. 뽑아 버려도 얼마 있으면 언제 자랐는지 도둑처럼 빨리 자란다. 까마중풀, 강아지풀, 클로버, 민들레, 등 잡초들이 꽃나무 보다 더 빨리 자란다. 잡초들은 생육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하여 자주 뽑아 줘야 된다. 흙 한줌에 잡초씨가 천개가 넘고 그 수명도 수십년 까지 간다고 한다. 꽃밭에 꽃만 자라게 하려면 김을 열심히 매 주어야 한다. 비오는 날만 빼고 물도 하루 한번 주어야 한다. 하루만 물을 않줘도 꽃잎이 시들해 진다. 언젠가 2주일간 여행을 갔다오니 거의 폐사지경에 빠진적도 있다. 그 후로는 여행갈때 이웃이나 친지들에게 물주는 것을 부탁하곤 한다. 아침 출근 하기 전에 물을 주고 가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비료도 가끔 주어야 한다. 어떤때는 왜 이런 화단을 만들어 속을 썩이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시 뗏장을 덮어 버리면 마음 편할것 같기도 했다 꽃은 9월 초가 되면 만개를 하여 화단을 꽉 채운다. 활짝피어 아름다운 얼굴로 우리를 반긴다. 수 많은 꽃잎들이 소리 높여 합창을 한다. 가슴속 가득히 기쁨이 밀려온다. 보람을 느낀다. 나는 이 작은 꽃밭을 가꿀것이다. 나의 이 작은 행복을 지킬것이다. |
2018.09.06 05:17
2018.09.06 12:10
By the way, Doc, congratulations on your 49th wedding anniversary !!
You are 3 years ahead of me.
2018.09.06 12:50
Congratulations!
1)You are 3 years ahead of me, as well.
It appears you got married as soon as the internship is over at SNUH.
Any hope for great-great children on horizon, 노 선생님??ㅎㅎ
2) We were never able to keep our flower garden intact, inspite of all 꼼수.
Too may deers, rabbits-- we gave up.
Luckily we have seasons of wild flowers from time to time from the woods,
beauty of those wild flowers I never realized before.
2018.09.06 20:16
꽃을 보고 있자니 매우 아름답게 느껴졌읍니다.
비록 조그맣고 보잘것 없는 꽃밭이지만 나에게는 소중하게 여겨졌읍니다.
결혼 기념일에 그간 49년간 아내와 함께 가꾸어온 "꽃밭"을 뒤돌아 생각해 보았읍니다.
손주가 일곱이고 제일 큰 애가 이번에 운전 면허 시험을 보았읍니다.
세월이 너무 빨리 갑니다.
2018.09.06 23:03
노영일박사님, 두분의 49년 결혼기념을 축하드립니다.
꽃밭을 가꾸듯이 두분의 삶을 함께 가꾸어 가시는 노선생님의
글과 사진, 진정 아름답습니다.
함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손주가 운전면허를 따게 된 것, 참 신기하고도 흐뭇하지요?
세월이 가져다 주는 아름다운 삶의 비단을 계속 역어 가시기 바랍니다.
2018.09.08 12:30
조선배님 감사 합니다.
바닷가의 수많은 조약돌중에 하나가 내것이라면 그것이 소중할것 같습니다.
조선배님 가정에도 많은 행복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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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 please don't feel too bad.
These things happen all the time. I had this video in our website a long time ago (October 2010).
Here is a repeat uploading.
In the middle of summer, it is the rabbit who steal the flowers.
As the summer gets well over, the deer come to the flower garden in broad daylight.
In our garden, it seems to happen every year.
Deer at our Flower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