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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6311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샤머니즘과 트럼피즘(=샤피즘?) 유령이. 윤석열 부인인 김건희씨는 마치 신내림을 받은 샤먼처럼 자신 부부의 영적 재능을 강조한다. 이준석 대표는 마치 트럼프의 버릇없는 청년 뉴요커 시절처럼 이대남의 분노를 제물로 차기 대선후보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근대 샤머니즘과 탈근대 트럼피즘이 공존할 수 있을까? 그렇다. 의식연구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켄 윌버는 인간이 갖는 초월성을 인정하는 이들이 동시에 여성차별주의와 권위주의 신봉자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영성 트럼피즘’이라고나 할까.

 

애초에 내가 윤석열과 이준석 현상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때 진보 진영 일각에서 비웃은 바 있다. 그들은 왜 과거 낭만적인 ‘겨울연가’를 수출했던 나라가 이제 섬뜩한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을 수출하는지 모른다. 아니 사실은 나야말로 그 무지의 선구자이다. 2015년 경희대에서는 학생들에게 향후 원하는 스승의 상을 물었다. 훌륭한 학술 지식이나 강의 역량 보유자라는 답을 예상한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가장 많은 학생들은 정신적 스승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아뿔싸, 나 같은 미국 유학파들이 공부한 적이 없는 분야 아닌가.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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