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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편하게 입는 헐거운 옷, 남자의 느슨한 잠옷이나 여자의 긴 원피스를 뜻하는 'robe'라는 단어를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1275년경에 고대 불어와 독일어에서 '전리품'이라는 뜻이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robe'는 워낙 전쟁에서 이긴 병사들이 빼앗아 입은 적국 사람들의 옷을 의미했다. 전리품의 다른 말로는 'loot; booty; spoil' 등등이 있다. 이중에서 'booty'는 1920년경부터 흑인 속어로 여자의 성기를 뜻했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면 병졸들이 그곳 여자들을 겁탈하는 인간의 비열한 습속이 언어에 반영된 것으로 보아 마땅하다.

 'robe'와 'rob(강탈하다); robber(강도); robbery(강도질)'이 상대를 약탈한다는 의미로서 그 어원이 같다는 사실을 수긍하기가 어려우리라. 게다가 당신이 깜짝 놀랄만한 언어의 변천사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성직자나 법관이 몸에 걸치는 헐렁한 옷을 17세기 중엽부터 양키들이 'robe'라고 불렀다는 것. 성스럽고 공명정대한 사람들이 입는 예복이 '강도질'과 어원이 같다는 점이다.

 영어 속담에 'To the victor go the spoils(전리품은 승자에게 간다)'라는 말이 있다. 전쟁이건 법정투쟁이건 싸움에 이기는 쪽에게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진다는 뜻. 'victor'는 14세기 때 라틴어의 'vincere'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정복자라는 의미였다. 같은 어원으로 1세기경에 영국의 북동지역을 끊임 없이 침략하던 북유럽 바이킹족 언어로 'vigr'는 전쟁을 잘한다는 뜻이었는데 현대 영어 'vigor(활기; 원기; 정력)'에 그 의미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평화를 사랑하기보다 싸움에 이기고 싶어서 'Vincent; Victor; Victoria'처럼 노골적인 속셈이 엿보이는 양키 이름들이 많다. 일본인들이 침략의 야욕으로 눈알이 뒤집히던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불독처럼 생긴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한 유명한 연설을 당신은 기억할지 모른다. -- "Victory at all costs, victory in spite of all terror, victory however long and hard the road may be."

 우리나라 역사는 일본의 부단한 침략행위로 점철돼 있다. '침략'이라는 뜻의 영어로 13세기부터 쓰이는 'invasion'이 있는데 'in(안쪽으로)'과 'vadere(걸어가다; walk)'가 합쳐진 단어다. 이것은 현대어의 '무단가택침입'에 해당되는 말이요, 사람 몸을 집에 비유하자면 '강간'에 해당되는 개념이다.
 
 인터넷 네이버 사전에 '곤조(根性)'는 일본말로서 '저 놈은 곤조가 더럽다'에서처럼 부정적인 의미의 사람 심보나 성질을 일컫는다. 네이버 사전에는 우리말 속어 '곤조통'도 수록돼 있는데 ‘말썽꾸러기; 독기를 부리는 사람; 끈질기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라 해석한다. 이때 '통'은 '밥통'이나 '먹통'의 '통' 같은 인칭대명사다.

 엊그제 우리의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중학교 교과서에 넣기로 결정을 내린 일본 정부의 국제적 선언 때문에 지금 한국이 부글거리고 있다. 일본은 잊을 만하다 할 때쯤 또다시 도둑근성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족속이다.

 '도둑 도(盜)'자는 한자사전에서 '침 흘리다, 연(沇)'과 '접시, 명(皿)'을 합친 문자로서 사람이 접시에 놓인 음식을 먹고 싶어 군침을 흘리는 모습으로 풀이한다. 독도를 바라보면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일본인들이 눈에 선연하다. 초밥에 와사비를 처덕처덕 발라먹는 그들은 옛날부터 원기 왕성한 대한민국을 한갓 접시 위의 음식으로 착각하면서 지내 온 곤조통들이다.

© 서 량 2008.07.20
-- 2008년 7월 23일자 뉴욕중앙일보 오피니언란에 서 량의 고정컬럼 「잠망경」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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