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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휴일 아침 산책

2010.02.01 04:54

유석희*72 Views:6853

휴일 아침 산책 : 성모병원-누에다리-몽마르뜨르공원-서리풀공원

 


 휴일 아침 9시 새로 잘 지어진 서울성모병원에서 우리 트래킹동호인 후배의사 원 선생을 만나 둘이서 잘 정비된 등산로, 나무 계단, 안내판, 쉼터과 벤치 등, 를 따라 육교입구-누에다리-몽마르뜨르공원-다시 연결다리-서리풀공원까지 걷고 왔습니다.
날씨는 하늘은 흐렸으나 바람 불지 않고 온화한 날입니다.



먼저 병원 육교 옆의 계단을 오르면, 아파트와 병원사이의 야산, 군데군데 쉴 수 있도록 벤치도 마련해 두었고 읽어 볼만한 아름다운 詩句도 적어 놓았더군요.
첫 번 쉼터에서 원선생이 가지고 온 차와 곶감을 먹고 병원이 내려다보이는 길을 지나면 매일 출퇴근 시 아래를 지나는 누에다리입니다. 까치는 자기 영역을 들어 온 우리들을 보고 “깍 깍”대며 짖고 있네요. 부근에 철쭉을 식재해 놓아 꽃 피는 계절에는 볼 만한 풍경일 겁니다.


누에다리의 야경은 다리에서 오색 불빛의 조명으로 번쩍이나 그 위를 지나니 감흥은 덜 하더군요. 다리 위에서 제가 제일 부러워하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부인이 있어 저 개가 무슨 개일까? 하고 원선생에게 물었더니 양치기 개라고 하며 자기가 뉴질랜드 북섬에서 양몰이 쑈에서 보았다고 하는데 나도 생각해보니 남섬에서 한번, 북섬에서 한번을 구경했지요. 수줍음을 타며 주인 뒤로 숨는 이 개는 영국산 “보더 콜리” 라고 하네요. 차들이 “씽 씽” 달리는 다리 아래는 한쪽에 성모병원과 매리어트호텔, 다른 한쪽은 서울시 보호수인 향나무 쪽이지요.




다리를 건너자 누에다리의 유래를 적은 글과 상징물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바로 이곳이 몽마르뜨르 공원, 즉 프랑스인이 많이 살고 프랑스학교도 있고 빵집에는 프랑스인이 빵도 구워 Petit France 서래마을 뒤편입니다. 서초경찰서 뒤이기도 하고요.
역시 공원의 역사를 적은 안내판이 입구에 서있고, 별로 넓지는 않으나 잘 조경된 아담한 공원입니다. 외국인 여자 한명이 털이 북진한 개를 데리고 나왔군요. 뚱뚱한 개의 주인은 뚱뚱하다는 속설이 그대로 맞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혹 가족들과 온 팀을 빼고는 별로 보이질 않고 대부분이 나이 지긋이 든 사람들뿐이네요.



다시 몽마르뜨르 공원과 서리풀공원을 연결하는 다리를 지나며 다리 아래에 이름난 한정식집 “용수산”이 보입니다. 등산로를 올라가니 정보사령부 뒷길, 여기에는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담장에 초소가 위압적으로 서있습니다. 웃기는 것 하나. 할아버지 쉼터와 한참이나 떨어져 할머니 쉼터가 있습니다.
남녀가 유별하다고 그런지, 이곳까지 와서 따로 쉬어야 한다니. 잎을 잃어버린 나무 숲길을 걸어 뭐 바쁠 게 하나도 없으니까 길옆의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보니까 청설모와 박새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쉬엄쉬엄 걷다보니 마지막 넓은 쉼터, 서리풀공원의 높은 곳에는 다양한 운동기구들도 있고 아침 산책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네요. 그러나 그 아래에는 일부만 즐기게 흉물스럽게 바람막이 천으로 배드민턴 치는 곳을 만들어 놓았고, 이건 불법구조물이 아닌가요? 이곳에서 오늘의 산책을 끝내고 서울고등 옆길로 내려 왔습니다.
처음 계획은 내려오는 길을 청간사 쪽으로 잡았는데 길을 잘 못 들어 약간 단축되었습니다. 어때요, 다음번에는 그 쪽으로 내려가면 되니까. 이 코스의 좋은 점은 공원끼리 연결된 두개의 다리로 약 4KM 길에서 차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샘이 보이질 않고, 언덕이 낮아 흐르는 물이 없어 아쉽다는 것.




 여기에서 걸어서 한 15분, 두부로 유명한 예술의 전당 앞 “백년옥”에 도착하니까 11시가 조금 넘어 얼큰한 순두부 2인분에 옥수수동동주 한통, 오후에 오산에 있는 병원에 들러 전산처리할 것이 있다고 원선생이 술을 사양하여 결국 혼자 다 마시고 같이 363 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휴일 아침, 마음 맞는 친구와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한 산책은 땅은 비록 얼어 있어 길은 좀 미끄러웠으나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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